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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스타트업 견문록] '방사선 민감제' VS팜텍, 지역 바이오텍 성공 신화 쓴다①'K메디허브'서 성장, 미국 임상 2상 진입 임박…"내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대구=이기정 기자공개 2024-07-18 09:27:46

[편집자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 가운데 67%가량이 수도권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불균형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않다. 과거 섬유 등 제조 산업이 크게 발달했던 대구·경북(TK) 지역은 전통 산업이 힘을 잃으면서 위기 의식이 커지고 있다. 지자체는 수년 전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최근 인공지능,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 받는 기업이 등장했다. 더벨이 지역 벤처 생태계 발전에 힘쓰고 있는 투자사와 함께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가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사선 민감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브이에스팜텍'은 대구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K메디허브)'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스타트업이다. K메디허브는 의료산업을 국가 차세대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대구시는 K메디허브를 국내 의료산업의 중심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브이에스팜텍은 K메디허브의 도움을 받은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촉망받는 유망주 중 한 곳이다. 2018년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항암치료시 효과를 증폭시키는 기술을 이전 받아 회사를 설립하고 실제 방사선 민감제 의약품 'VS-101'의 연구개발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바이오텍들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본격적인 성장 궤도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간 성장 과정에서는 지자체와 지역 투자사들의 지원을 많이 받았다. 특히 지역투자 전문 벤처캐피탈(VC) 인라이트벤처스와 포스코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포스코기술투자는 회사의 가능성을 믿고 모든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브이에스팜텍은 올 하반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유치를 마무리하고 미국 임상 2상에 성공해 2026년 상장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지자체서 '제제연구부터 네트워크'까지 다방면 지원

지난달 박신영 브이에스팜텍 대표(사진)와 함께 찾은 K메디허브는 도시와 숲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명당에 자리하고 있었다. 앞으로는 대구혁신도시가 위치하고 뒤로는 팔공산 초례봉의 뷰가 펼쳐져 있다. 박 대표는 "이렇게 좋은 시설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브 신약개발 지원센터

브이에스팜텍은 2020년 방사선 민감제 제제(의약품을 만드는 행위) 연구를 하면서 K메디허브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 국내 임상 투여 및 미국임상 2상 시험용 제품 생산을 지원받으며 의약품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추가적으로 공식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연구시설·장비 공동 활용 △연구 인력·기술·정보 교류 등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약 15만평의 K메디허브에는 △신약개발 지원센터 △첨단의료 기기개발 지원센터 △전임상센터 △의약생산 센터 등 다양한 연구 시설이 있었다. 이 가운데 브이에스팜텍가 지원을 받았던 공간은 신약개발 지원센터다.

다만 아쉽게도 내부로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브이에스팜텍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같이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브이에스팜텍 역시 항상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나 실험 등 필요시에만 지원을 받았다. 이제는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부설연구소에서 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다보니 실제 시설을 이용한지는 시간이 상당히 흘렀다.

K메디허브 의약생산센터

박 대표는 "회사를 창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제제 연구를 위한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었다"며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시설이 필요한데 기초적인 연구 및 생산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는 K메디허브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K메디허브의 도움으로 연구개발와 임상 준비 등을 모두 끝마칠 수 있었다"며 "K메디허브는 국내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든든한 지원 기관으로 지금도 다른 신약개발 스타트업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입주를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이에스팜텍 노원 연구소. 사진=브이에스팜텍

이외에도 브이에스팜텍은 서울 영등포 사무소와 대전 사무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본점 소재지는 항상 대구에 두고 지역 기반 스타트업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6년 기술특례상장 도전,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목표

브이에스팜텍은 지자체와 지역 투자사들의 도움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사업에 선정됐고 이듬해 방사선 민감제 두경부암 국내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2022년부터 본격 임상을 진행했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면서 지난해 7월 미국 식약처(FDA)로부터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받았다.

올해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의 액셀러레이터 플랫폼 제이랩스(JLABS)에 선정됐다. 존슨앤드존슨이 큰 관점에서 브이에스팜텍의 경쟁사임을 고려하면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제이랩스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글로벌 제약사들과 네트워크를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년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방사선 민감제 기술이전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같은 실적으로 2026년 기술특례방식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의약품 대상 암종을 늘리고 새로운 민감제 신물질을 발굴해 우리나라를 방사선 민감제 종주국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브이에스팜텍은 총 3번의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투자액은 155억원으로 최근 90억원 규모의 시리즈B를 클로징했다. 눈에 띄는 투자사는 인라이트벤처스와 포스코기술투자다. 두 하우스는 브이에스팜텍이 진행한 모든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투자사들은 브이에스팜텍의 구성원과 사업 아이템에 주목했다. 투자를 담당한 박문수 인라이트벤처스 대표는 "박신영 대표는 기술사업화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 창업 이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며 "경영진의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를 결심했고 회사 설립과 동시에 전문가들을 대다수 영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0년대 후반은 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많음 자금을 태우던 시기였는데 브이에스팜텍은 적은 금액으로도 묵묵히 성장을 지속해왔다"며 "무엇보다 지역에서도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대구시가 신약과 관련한 인프라가 충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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