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 수도권 상경기]BNK금융, 경남은행 인수 기점 '수도권·부경' 리밸런싱②부산·경남은행 중첩 점포 조정 불가피…여력 수도권 점포 확장 투입
최필우 기자공개 2024-07-18 12:46:29
[편집자주]
대구은행이 iM뱅크로 간판을 바꾸고 수도권 진출을 선언하면서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방 소멸로 고객층이 얇아지는 와중에 시중은행에게 본진을 위협받고 있어 어느 때보다 수도권 진출이 절실하다. DGB금융과 달리 JB금융과 BNK금융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지 못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수도권 진출을 도모해왔다. 지방금융지주의 수도권 진출 시도와 차별화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의 수도권 진출은 경남은행 인수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당초 부산·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금융으로 입지를 공고히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이었으나 영업점이 광범위하게 중첩되면서 채널 리밸런싱이 불가피했다. 부산은행의 경남 지역 점포와 경남은행의 부산 소재 지점을 정리하며 확보한 여력을 수도권에 투입했다.투 뱅크 체제로 수도권에 화력을 쏟았지만 BNK금융의 채널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은행, 경남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보다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수도권 소매금융 영업 강화를 지속하지 않는 한 점포 대형화 또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시점이다.
◇집안 싸움 아닌 시중은행과 경쟁 선택
BNK금융은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하며 부산은행과 양대 은행 계열사 체제를 구축했다. 부산은행은 부산 뿐만 아니라 경남 지역에도 다수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가 없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당시 BNK금융은 부울경 대표 금융회사로 기반을 탄탄히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BNK금융은 경남은행을 인수할 때만 해도 부산은행과의 통합을 염두에 뒀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합병하고 중첩되는 점포를 통폐합하면 PMI(인수 후 합병)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부산은행은 경남은행과 통합하지 못했다. 경남은행 구성원이 양행 통합에 거세게 반대하며 독립 경영을 요구하면서다. 금융 당국 차원의 특단 조치가 있지 않는 한 투 뱅크 체제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합병은 불발됐으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점포 재조정은 불가피했다. 양행 영업점 네트워크가 겹치는 탓에 실속 없는 집안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부산은행은 경남 지역에서, 경남은행은 부산 지역에서 점포 수를 줄이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2014년 28곳이었던 부산은행 경남 소재 지점은 지난 1분기 16개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 부산 소재 지점은 15곳에서 8곳이 됐다. 통합 없는 점포 재조정은 BNK금융의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다.
양행은 집안 싸움 대신 수도권에서 시중은행과 경쟁을 택했다. 경남은행 인수 이듬해인 2015년 지방은행의 경기도 영업 규제가 풀리면서 수도권 점포를 추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한계 봉착한 오프라인 맞불 전략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수도권 진출을 강화한 이래 점포 재조정 없이 확장 기조를 이어왔다. 10년새 부산은행 수도권 지점은 5곳에서 12곳으로, 경남은행 수도권 지점은 3곳에서 9곳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수도권 지점 수가 줄어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
BNK금융이 지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수도권 금융시장에 접근한 건 오프라인 점포를 통한 소매금융 강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진출한 향토 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것도 방법이었지만 고객풀에 한계가 있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지역 밀착 영업으로 리테일 고객을 늘리는 전략을 수도권에도 적용한 것이다.
다만 기존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시중은행 수도권 지역 과당 경쟁 기조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시중은행이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은행 거점으로 역진출하는 형국이다. 전통적인 영업 방식으로는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의 영업 인프라와 자본력을 뛰어넘기 어렵다.
거점 점포 구축과 모바일뱅킹 기반 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iM뱅크, 광주은행 등은 수도권 점포 통폐합으로 대형 점포를 둬 비용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또 자체 플랫폼 강화, 인터넷은행 공동대출 출시 등으로 전략을 다변화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맞불 전략보다 니치 마켓 공략이 지방은행의 수도권 진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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