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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 수도권 상경기]BNK금융, 야심찼던 '인천상륙작전'…확장성은 제한적①성세환 전 회장 주도 수도권 확장 재개…CEO 리스크로 동력 상실

최필우 기자공개 2024-07-17 12:39:12

[편집자주]

대구은행이 iM뱅크로 간판을 바꾸고 수도권 진출을 선언하면서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지방은행은 지방 소멸로 고객층이 얇아지는 와중에 시중은행에게 본진을 위협받고 있어 어느 때보다 수도권 진출이 절실하다. DGB금융과 달리 JB금융과 BNK금융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지 못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수도권 진출을 도모해왔다. 지방금융지주의 수도권 진출 시도와 차별화된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금융 산하 부산은행은 올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보다 앞서 수도권 진출 의지를 드러낸 곳이다. 외환위기 여파로 수도권 지점을 대부분 폐쇄한 이후 다시 인천 남동공단에 지점을 개설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후에도 서울, 경기 지역에 점포를 추가하며 수도권 안착을 도모했다.

부산은행의 수도권 확장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수도권 진출 구심점 역할을 하던 CEO가 사법 리스크로 퇴임하면서다. 수년 전 확장한 수도권 거점 점포를 유지하고 있으나 추가 신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인터넷은행에 비교 우위를 점할 만한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있다.

◇외환위기로 철수 후 16년만에 재진출

부산은행의 수도권 진출 재개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3월 인천남동공단지점을 개업하면서 수도권 영업력 강화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당시 부산은행은 서울에 3개 점포를 두고 있었다. 외환위기 여파로 수도권 점포를 대부분 철수시킨 지 16년 만에 새로운 지점을 오픈한 것이다.

2013년 3월 21일 열린 부산은행 인천남동공단지점 개업식에서 성세환 부산은행장과 내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 좌측으로부터 현태금속㈜ 이해욱 사장, ㈜ 세고스 박윤식 사장, 백창무 남동공단지점장, ㈜서진그룹 권승회장,남동공단 경영자 협의회 장경동 회장, 금강공업㈜ 이범호 대표이사, 흥아해운㈜ 이윤재회장, 성세환 부산은행장, 인천상공회의소 김진영 상근부회장, 인천지방 중소기업청 최광문 청장, 한국산업단지공단인천지역본부 이경범 본부장, ㈜서진그룹 최강현 전무, BRC㈜ 정주섭 대표이사,흥아해운㈜ 박석묵 부사장,㈜ 우디스 이인태 대표이사, 위지트㈜ 김현철 대표이사

신규 진출 지역으로 인천 남동공단을 선정한 데서 부산은행의 수도권 확장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남동공단은 수도권 중소기업이 대거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시중은행간 영업 경쟁이 치열하다. 특수은행인 IBK기업은행도 남동공단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수도권 중에서도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지역을 첫번째 재진출 지역으로 고른 것이다.

부산은행의 수도권 진출을 추진한 인물은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다. 성 전 회장은 부산은행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방은행으로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부산·경남지역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사세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개인과 고객 법인이 몰리는 수도권 지역 진출이 답이라고 봤다.

인천남동공단지점을 개설한 2013년 성 전 회장이 부산은행장과 BNK금융 회장을 겸하게 되면서 수도권 진출은 탄력이 붙었다. 2015년에는 지방은행의 경기도 영업 규제가 해소돼 신규 진출 권역이 넓어졌다. 부산은행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점포수는 2014년 5개, 2015년 6개, 2016년 10개, 2017년 11개로 꾸준히 늘었다.

수도권 진출에 제동이 걸린 건 성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퇴임하면서다. BNK금융이 유상증자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구속된 성 전 회장은 임기를 이어갈 수 없게 됐다. CEO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부산은행은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수도권보다는 본진인 부산 지역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지역보다 비은행 확장 기조 전환…은행 수도권 전략 부재

부산은행이 재정비 후에도 수도권에서 제자리 걸음을 한 건 소매금융 중심 확장 전략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수도권 점포 수를 늘리고 RSM(리테일영업팀장)을 배치해 리테일 영업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막강한 영업 인프라와 자본력으로 무장한 시중은행의 적수가 되긴 어려웠다.

성 전 회장의 후임인 김지완 전 BNK금융 회장은 은행 영업 지역 확대보다 비은행 강화에 주력했다. 김 전 회장은 증권업계에서 30여년을 근무한 증권맨 출신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BNK금융이 나아갈 길이라고 판단했다. BNK투자증권 등 자본시장 계열사에 자본을 대거 투입하면서 부산은행 수도권 점포는 현상 유지에 그쳤다.

이후 부산은행의 수도권 전략이 부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중저신용자 고객 유치와 인터넷은행 공동대출을 추진하고 있는 전북은행, 광주은행이나 모바일뱅킹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늘리고 있는 iM뱅크와 비교해 특색있는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부산은행은 점포 효율성을 강화해 재정비에 나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영업센터 방식으로 수도권에 진출해 성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영업센터는 일반 영업점과 달리 대형화된 점포로 넓은 영업 권역을 관리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점포 정비를 마친 뒤 새로운 전략 수립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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