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협업과 교류의 미래전략]KB금융, 글로벌 MOU 통해 해외사업 보강해외실적,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동남아 업무협약으로 돌파구
김보겸 기자공개 2024-07-22 12:36:27
[편집자주]
양적 성장 한계에 다다른 금융그룹이 찾은 돌파구는 협력이다. 다양한 주체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줄어드는 금융인구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가 하면 디지털을 통해 효율화를 꾀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파트넙십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의 MOU 체결 등 협력 사례를 통해 미래경영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의 업무협약(MOU)과 합작사(지분투자) 전략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는 글로벌이다.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만큼 현지 파트너십을 활용해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KB금융이 MOU와 지분투자를 적극 활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속도감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순이익 규모로 1~2위를 다투는 리딩금융이지만 해외 성적표는 부진하다. 빠르게 외형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주 무대는 동남아 지역이다. KB금융은 동남아에서 MOU와 지분투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트워크와 인프라 등이 구축돼 있는 현지 업체를 찾아 파트너십을 맺거나 경영권을 인수하는 형태로 빠르게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캄보디아서 자신감 붙은 KB금융, MOU로 입지 굳히기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평균인 1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KB금융은 현재 6%에 불과한 해외사업 수익 비중을 장기적으로 40% 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부진한 해외부문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KB금융은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거점으로 삼는 곳은 캄보디아다. 현재 캄보디아 법인은 KB금융의 해외사업 기여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올 1분기 KB금융의 지역별 외부고객으로부터의 영업수익은 4조41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 4조651억원을 제외하면 캄보디아가 1413억원으로 가장 많다. 인도네시아가 884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선진시장인 미국과 영국에서의 영업이익은 각각 226억원, 148억원에 그쳤다.
캄보디아 시장의 성장은 KB금융의 해외투자 결실이다. 그간 KB금융은 지분투자를 통해 캄보디아에 성장 거점을 확보해 왔다. 2020년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회사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인수했다.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완전 자회사로 거듭난 프라삭은 지난해 1156억원 순이익을 내면서 해외 자회사 1위 실적을 기록했다.
프라삭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붙은 KB금융은 지분투자 외에도 MOU를 통해 캄보디아 시장에서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올해 5월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중앙은행과 MOU를 맺었다. QR코드에 기반한 국가 간 지급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업무협약이다.
QR코드는 카드 단말기보다 구축 비용이 저렴한데다 별도 환전 없이 결제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갖췄다. KB금융은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의 캄보디아 사업 현지화를 빠르게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부코핀 1.6조 지분투자 마무리...인니서도 성공식은 지분투자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KB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펴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가 3억명에 육박하는데다 1981~2012년 출생한 MZ세대가 53%에 달하는 만큼 중국 다음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미 KB금융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KB금융은 2018년 7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을 22% 취득했다. 이후 KB부코핀은행(현 KB뱅크 인도네시아) 정상화를 위해 네 차례 유상증자를 펼쳤다. 그동안 투입된 자본만 총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KB금융은 KB국민은행을 통해 KB부코핀은행 지분 66.88%을 확보했다.
KB금융은 지난해 5월을 끝으로 추가 지분확보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현지에서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영업반경을 넓히고 있다. 대규모 지분투자가 마무리된 뒤 MOU를 통해 협력사를 발굴해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KB뱅크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4월 현지 에너지기업인 인디카에너지그룹과 전기차 인프라 공급 및 전기차 구매자에게 금융지원을 하는 MOU를 맺었다. 같은 해 6월에도 KB캐피탈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SKBF는 인도네시아 현지 EV바이크 제조사와 EV바이크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분투자와 MOU를 바탕으로 KB뱅크 인도네시아는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뱅크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2612억원 순손실을 냈다. 국민은행이 인수한 2018년부터 6년째 적자가 지속 중이다. 올 1분기에도 2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과거 대비 손실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올 들어 KB뱅크 인도네시아는 5개월 동안 이자수익 규모가 1690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넘게 이자수익이 증가하면서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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