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대해부]평사원도 CEO를 꿈꾸는 조직⑧[CEO]인재경영 기조 굳건, 외부 영입보단 내부 육성 '방점'
황선중 기자공개 2024-07-23 09:39:24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계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시대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양상이다. 세 회사는 10년 가까이 '삼국지'처럼 국내 게임시장을 삼분하며 각축전을 벌여 왔지만 최근에는 넥슨 홀로 질주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 넥슨만의 성장스토리와 지배구조, 성장전략, 키맨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업계 최고의 인재사관학교를 꼽는다면 넥슨을 빼놓을 수 없다. 넥슨은 창립 이래 30년 동안 꾸준히 내부의 우수 인재를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히고 있다.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대표이사까지 오른 사례도 적잖은 편이다. 게임업계 곳곳에서는 넥슨에서 배출한 전문경영인들이 저마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넥슨은 창업 초기부터 인재의 산실이었다. 핵심 경영진부터 그랬다. 고 김정주 창업주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니던 중에 넥슨을 차렸다. 공동 창업주였던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도 같은 길을 걷던 동기다. 김 창업주의 배우자인 유정현 엔엑스씨 의장은 회사의 안살림을 책임졌다.
핵심 경영진뿐 아니라 개발자 대다수도 고급 두뇌들이었다. 김 창업주를 따르던 학교 후배들이 속속 넥슨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게임 시장이 개화조차 하지 않았던 때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한 경쟁력이었다. 1996년 첫 작품 <바람의나라> 출시 이후에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게임을 만든 게임사라는 명성이 인재들을 유혹했다.
김 창업주는 창업 초기부터 우수 인재에게 경영을 도맡겼다. 자신은 경영일선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수합병(M&A) 같은 대규모 투자를 주도했다. 그만큼 넥슨은 비교적 일찌감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편이다. 전문경영인은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 내부에서 양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넥슨 핵심 계열사인 넥슨코리아 역대 최고경영자(CEO)를 살펴보면 김교창(1994)-이민교(1999)-정상원(2001)-서원일(2004)-서원일·데이비드리(2004)-김정주·데이비드리(2005)-권준모·강신철(2006)-서민·강신철(2009)-서민(2010)-박지원(2014)-이정헌(2018)-강대현·김정욱(2024) 등으로 대부분 내부에서 키워낸 전문경영인들이다.
◇평사원에서 CEO 승진 사례도 흔해
가장 파격적인 인사는 뭐니뭐니해도 2004년 이뤄진 서원일 대표 선임이다. 당시 서 대표의 나이는 불과 27세에 불과했다. 그는 1977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비개발자다. 김 창업주는 창립 10주년을 맞이한 넥슨에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경영 전권을 과감하게 입사 4년차 직원에게 맡겼다.
평사원에서 출발해 대표이사까지 승진한 입지전적 사례도 다른 게임사에 비해서는 비교적 흔한 편이다. 서원일 대표뿐 아니라 서민, 박지원, 이정헌 대표도 그랬다. 서민 대표는 넥슨 아르바이트생 출신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올랐다. 이재교 엔엑스씨 대표는 넥슨 홍보팀 직원에서 시작해 지주사 대표까지 승진했다.
넥슨코리아 모회사인 넥슨재팬의 경우에는 주로 재무통들이 대표를 맡고 있다. 넥슨코리아가 게임개발 사업을 책임진다면 넥슨재팬은 전반적인 경영전략을 담당하는 성격이 짙어서다.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기도 한다. 일본 소프트뱅크 출신 데이비드리 대표와 미국 아웃스파크 출신 오웬마호니 대표가 상징적이다.
넥슨의 인사 기조는 김 창업주 별세 이후에도 변함없이 유지되는 모양새다. 올해부터 넥슨코리아 경영을 책임지는 강대현 공동대표는 2004년부터 20년 넘게 근무한 끝에 최고경영자로 올라섰다. 김정욱 공동대표는 중앙일보 출신으로 2013년부터 줄곧 대외업무를 담당하던 인물이다.
넥슨이 배출한 인재들은 업계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업체 하이브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 정상원 대표는 바이오업체 진큐어를 이끈다. 권준모 대표는 네시삼십삼분 이사회 의장이 됐다. 이밖에 나성균 네오위즈홀딩스 의장, 김병관 웹젠 전 의장, 민용재 액션스퀘어 의장도 넥슨 출신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자사주 '줍줍' 나선 김승철 네오위즈 대표, 주가 저점일까
- 엔씨소프트, 올해 마지막 '터닝포인트' 기회 눈앞
- [2024 이사회 평가]넥슨게임즈, 사외이사 1인...견제기능 '약점'
- [2024 이사회 평가]위메이드 이사회, '오너' 견제 가능할까
- 펄어비스, 1500억 현금 유출에도 재무체력 '거뜬'
- [2024 이사회 평가]전열 정비하는 카카오게임즈, 경영성과 '아쉽다'
- [지스타 2024]방준혁 넷마블 의장 "적어도 5년간 '트랜스미디어' 기조"
- [Earning & Consensus]펄어비스 3Q 관전포인트 '비용'
- [컨콜 Q&A 리뷰]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번엔 출시할까
- 위메이드, '히트메이커' 손면석과 연결고리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