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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유증·메자닌 승부수]큐리옥스, 코스닥 입성 1년만에 상장 공모 이상의 조달200억 CB 발행, 매출 역성장 등 재원 필요…김남용 대표 지분 방어 '콜옵션' 설정

임정요 기자공개 2024-07-25 08:22:41

[편집자주]

투자 유치는 곧 기업의 능력이다. 특히 뚜렷한 매출원 없이 막대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는 바이오 기업에 있어 자금 확보는 '생명줄'과도 같다. 다만 투자금 규모에 따라 기업의 지배구조는 물론 기존 주주의 주식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자금 조달 목적 및 투자 조건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펀딩난 속 자금을 조달한 기업과 이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4: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한지 1년도 안 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메자닌 발행에 나섰다. 상장 첫 해 매출이 역성장하는 실망감을 안겼지만 투자자들은 향후 성장성에 기대를 걸고 메자닌에 베팅했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을 모두 0%로 설정해 상환보다는 전환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메자닌 조달 규모는 작년 상장 당시 공모한 규모 이상이다. 기존 제품보다 대중화할 수 있도록 개발한 신제품 '플루토' 마케팅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 '제로', 비상장 시절 투자자들 '지원사격'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이하 큐리옥스)는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고 23일 공시했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 모두 0%다. 투자자들은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실현이 유일한 출구전략이 된다.

전환권은 1년 후인 2025년 7월 27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전환가는 4만2700원이다. 투자자로는 IMM인베스트먼트, 쿼드자산운용, 루하PE 그리고 키움증권이 참여했다. 비상장 시절 시리즈 B, C에 투자했던 FI와 상장주관사가 참여했다는 데 주목된다.

큐리옥스 투자자들이 제로 이자율에도 불구하고 베팅했다는데 주목된다. 2026년부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지만 상환보다는 보통주 전환을 통한 시세차익에 기대를 건 셈이다. 큐리옥스는 상장 첫해 역성장 매출을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은 회사의 성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큐리옥스는 상장 당시 2024년 흑자전환을 예상했지만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라미나 워시' 판매가 예상만큼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라미나 워시는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시 세포 전처리 과정을 자동화시킨 프리미엄 연구장비다. 시중 가격은 25만달러로 한화 약 3억~4억원대다. 큐리옥스는 최근 미국 등 전세계 바이오 회사들의 자금조달이 경색되며 고가의 연구장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점을 적자지속 원인으로 분석했다.

타개책으로 신제품 '플루토'를 내놨다. 올 6월 말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연구실에 첫 제품 납품이 이뤄졌다. 플루토는 보편적으로 사용가능한 제품이며 라미나 워시의 4분의 1에서 5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스탠포드 대학교를 시작으로 8월부터는 대규모 납품이 시작될 것으로 점쳤다.


큐리옥스의 이번 조달 규모가 상장 당시 180억원을 조달한 것보다 더 많다는 데 주목된다. 상장한 지 1년밖에 안된 시점에서 공모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으는 셈이다.

3월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은 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C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을 더하면 약 2년간의 운영자금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큐리옥스 관계자는 "이번 CB 조달금으로 플루토의 판매 촉진과 마케팅에 힘쓸 것"이라며 "더 이상의 외부조달이 불필요하도록 빠른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용 대표 지분 단 14%, 지분 희석 대안 '메자닌'

큐리옥스가 이번 자금조달에 CB를 택한 이유는 최대주주 지분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유상증자는 장부에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최대주주 지분을 희석시킨다. 반면 CB는 보통주 전환 전까지 부채로 분류되는 대신 지분율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특히 CB 발행에 40억원 규모의 콜옵션을 설정해 최대주주인 김남용 대표 지분율을 키울 여지까지 남겼다. 현재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지분율은 14.76%다. 2대주주인 싱가포르 지그벤처스의 12.21%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2025년 7월 이후 김 대표가 콜옵션을 전량 행사하게 되면 1.1%가량의 지분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리픽싱이 가능하고 이 경우 최대 1.54%까지도 지분을 키울 수 있다.

앞선 큐리옥스 관계자는 "최대주주 지분율 방어를 위해 유상증자보다 CB 발행을 결정했다"며 "0% 이율을 투자자들이 수락해준 만큼 최선을 다해 사업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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