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10년 성적표 톺아보기]'임기연장' 뜸해진 건근공, 내부출신 CIO로 반전 맞을까10년간 네 명 CIO 거쳐, 대부분 2년 임기
윤준영 기자공개 2024-07-31 08:07:32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6일 15: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근로자공제회(건근공)는 지난 10년간 총 4명의 CIO(자산운용본부장)가 거쳐갔다. 대부분 외부 기관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하던 전문가들이 선임됐다. 올해 초 이상민 본부장이 CIO로 선임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내부 출신 인사가 등용됐다.대체투자 비중을 늘리며 체질을 바꿔 온 건근공은 해당 분야 전문성이 있는 이 본부장을 낙점했다. 대체투자 뿐만 아니라 주식이나 리스크 관리 등 여러 방면을 두루 경험한 만큼 건근공 CIO로서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근 4년간 임기 연장 없어, 첫 내부 출신 선임
이상민 CIO는 1973년생으로 두산중공업, 한국인프라금융자문 민자투자사업팀장을 거쳐 건근공에 자리를 잡았다. 약 12년 동안 건근공에서 근무하며 증권운용팀장(주식&채권), 리스크관리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런 만큼 외부 출신보다는 건근공 내부의 사정이나 그간의 자산운용 현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더욱이 지난 2020년 이후 건근공 CIO 임기는 2년에 그친 사례가 많았다. 이위환 전 CIO는 2020년 2월 취임 후 2년의 임기를 마치고 IBK투자증권 CS(고객솔루션) 사업부 부문장으로 옮겼고 이성영 전 CIO 역시 2년의 임기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통상 공제회 및 연기금 CIO 임기는 기본 2년에 성과에 따라 1년씩 연장을 하는 구조다. 자산운용 성과를 발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감안할 때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건근공은 현재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공제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식 비중이 큰 대부분의 공제회와 달리 2023년 기준 건근공의 주식 비중은 6.2%로 대체투자(29.8%)와 비교해 크지 않다. 전반적으로 채권(55.2%)과 대체투자가 자산운용의 큰 축의 역할을 한다. 이상민 본부장은 홍익대 건축공학과, 뉴사우스웨일즈 건축환경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두산중공업 담수발전BG MED팀, 한국인프라금융자문 등에 몸 담으며 부동산 부문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대체투자 방면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VC·PE 등 대체투자 다변화, '고른 수익률'은 과제
건근공은 지난 5월 국내 벤처펀드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출자금액은 200억원으로 총 두 곳의 위탁운용사를 뽑았다. 지난 2021년 스톤브릿지와 에이티넘을 선정한 뒤로 약 3년 만에 VC 출자를 재개했다. 작년부터는 PE(사모펀드) 출자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부동산 외에 다양한 분야의 대체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2017년 이후 건근공의 대체투자 수익률을 살펴보면 대체로 5%를 웃돈다. 2021년 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2023년 3.33%로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했다. 다만 주식 부문 수익률과 비교하면 변동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건근공의 주식 부문 수익률은 각각 -16.1%, -21.5%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할 때 대체투자 부문에서 고른 수익률을 내 주식 부문의 변동성을 보완하는 역할이 강조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 역시 이런 배경과 맥락을 함께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상민 본부장 역시 대체투자의 안정성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선순위 부동산 대출펀드와 인수금융 펀드에 약 2600억원 규모로 출자를 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안정성을 염두에 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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