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10년 성적표 톺아보기]해외투자 늘리던 교직원공제회, 리스크 관리 과제로총 자산 56% 해외 집중, '손실 위험 분류' 해외 자산만 8346억
남준우 기자공개 2024-08-01 07:11:01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9일 14: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직원공제회의 10년간 투자자산 운용은 '해외투자 적극 발굴'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해외투자가 활발하지 않던 2004년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작년말 기준으로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에 집중돼 있다.그동안은 해외투자 관련 수익률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고 분류한 해외 자산 규모만 8346억원에 달한다. 일부 해외 부동산의 투자 원금 회수 비율은 0~30%대에 불과하다.
◇2004년부터 해외투자 적극 발굴
교직원공제회는 대부분의 다른 국내 공제회들처럼 최근 3개년치 실적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2021년 이전 자료들의 경우 더벨에서 기록들을 직접 조회하며 재구성했다. 수익률의 경우 2018년부터 세부 투자자산별 수익률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교직원공제회의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 10년간 약 두 배 이상 성장했다. 2014년 약 20조원 초반대 수준이었던 자산 규모는 2019년 처음으로 30조원을 넘기더니 작년말 기준으로는 약 50조원을 기록했다.
더벨에서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교직원공제회 역시 여느 공제회들과 마찬가지로 대체투자 비중을 높게 유지해왔다. 꾸준히 50%대를 유지하던 대체투자 비중은 2021년 60%를 넘기기 시작했다. 작년말 기준으로는 약 68%에 달한다.
특히 대체투자 가운데서도 해외 비중을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높이기 시작했다. 이미 2004년부터 해외자산 투자를 시작하면서 2008년 개발사업부 해외사업팀, 2011년 금융투자부 해외금융사업팀 등을 신설하며 조직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작년말 기준으로 교직원공제회의 해외투자 비중은 56%에 달한다.
해외투자 중에서도 부동산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피스빌딩 333 마켓 스트리트(970억원 투자 321억원 수익), 2011년 미국 시카고 오피스빌딩 Three First National Plaza(908억원 투자 277억원 수익) 등 굵직한 투자들을 진행했다.
투자 규모도 해가 지날수록 커졌다. 2019년에는 한국투자증권과 타이거대체투자운용이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학교 인근 민자기숙사 다섯 곳을 약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에서 에쿼티로 85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투자자산 수익률, 대체투자 수익률에 거의 비례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교직원공제회의 수익률은 매년 대체투자 수익률과 비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용자산별 수익률을 공개해왔다. 대체투자 수익률은 △2019년 6.9%, △2020년 10.1%, △2021년 14.3%, 2022년 11.1%, 2023년 5.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투자자산 수익률은 △2019년 7%, △2020녀 9.1%, △2021년 11.3%, △2022년 2.4%, △2023년 8.1%이었다. 대체적으로 투자자산 수익률이 대체투자 수익률과 비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7대 공제회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고 분류한 자산 규모는 총 1조8096억원에 달한다. 공제회별로 편차는 있지만 이들 자산의 절반 이상이 해외 부동산 투자 건이다.
개별 공제회 기준 위험자산을 보면 교직원공제회가 가장 크다. 교직원공제회는 작년말 기준으로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고 분류한 자산 규모가 총 8346억원(11건)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6117억원(6건)이 해외 부동산 투자건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손실을 확정 지은 자산 3192억원(6건) 중 299억원(5건)도 모두 부동산 관련 투자다.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부동산 부실은 이미 현실화한 데다, 재택근무, 온라인쇼핑 활성화 등으로 단기간 공실률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최근 북미나 유럽 등의 오피스 부실이 부각되면서 국내 공제회들의 해외 부동산 관련 투자 리스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교직원공제회의 경우 일부 해외 부동산의 투자 원금 회수 비율이 0~30%대에 불과한 만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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