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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전성시대, 에벤투스파트너스의 혜안 [thebell note]

김예린 기자공개 2024-07-31 08:07:59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06: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급하고 절박한 딜은 위험하다.”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임원의 말이다. 딜에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쏟은 탓에 무조건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적절한 투자인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때 머릿속에 떠오른 건 천보에 투자하고자 혈안인 증권사들이다. 천보는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 위해 복수 재무적투자자(FI)들을 접촉해왔다. JKL파트너스와 IMM크레딧앤솔루션이 일찍이 딜을 소싱했지만 증권사들이 천보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고 창업주는 KB증권의 손을 들었다.

조건은 표면 이자율·만기 이자율 각각 0%에 콜옵션 30% 부여, 콜옵션 행사 시 보장수익률(YTC) 0%를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결과는 오리무중이다. 셀다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건지, 총액인수한다던 KB증권의 움직임은 답보 상태다.

천보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콜옵션 100%에 할증까지 붙어 메자닌을 발행하는 딜이 늘었다. GP 경쟁 심화로 어떻게든 딜소싱하고자 발행사 입맛에 맞춘 탓이다. 투자할 만한 게 없다는 출자자(LP)들의 불만도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에벤투스파트너스(이하 에벤투스)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창업자와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딜소싱해왔다. 대주전자재료가 600억원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딜에서 430억원을 투자한 것이 일례다.

상장사는 주가 변동성에 취약해 원하는 시기 빠른 자금 수혈을 원한다. 프로젝트 펀드 위주 PE보단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PE를 FI로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대주전자재료는 에벤투스파트너스가 펀드를 결성할 때까지 기다려줬다.

비결은 신뢰다. 대주전자재료가 펀딩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조건을 짜는 과정에서 재무 자문을 제공하며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지난해 에벤투스가 코스닥 상장사 티이엠씨에 투자할 기회를 얻은 비결도 긴밀한 네트워크였다. 티이엠씨가 티이엠씨씨엔에스(전 오션브릿지) 인수대금이 필요했는데 인수 과정 초기부터 자문했고 신사업 관련해 여러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LP들이 원하는 딜은 좋은 회사에 악조건으로 투자하는 형태가 아니다. 발행사도 투자자도 ‘윈윈’하는 딜이다. 발행사에만 달콤한 사탕을 내밀며 딜소싱하는 GP들의 경쟁은 수익성을 갉아먹는다. 경기 불확실성 강화와 금융지주 계열사들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강화에 에쿼티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메자닌 투자를 선호하는 LP들의 경향이 짙어졌다. 에벤투스처럼 기업 오너의 니즈를 꿰뚫는 혜안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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