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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M&A 전략' 첫 신호탄 스웨덴 게임사에 48억 투자, 글로벌 개척 기대감…아직 시드라운드 단계

황선중 기자공개 2024-08-01 08:13:30

이 기사는 2024년 07월 30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로버게임즈(Moon Rover Games) 투자는 앞으로 엔씨소프트 보여줄 변화의 시작이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가 '인수합병(M&A) 전략' 첫 단추를 끼웠다. 스웨덴 신생 게임사에 투자하며 미래 성장 씨앗을 심었다. 1년 넘게 신중한 태도로 M&A 매물을 찾은 끝에 고른 첫 선택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임 장르 다양화와 글로벌 영향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엔씨소프트, 스웨덴 신생 게임사에 48억 투자

엔씨소프트는 30일 스웨덴 소재 게임사 '문로버게임즈'에 350만달러(약 48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문로버게임즈는 지난해 1월 설립돼 초기 투자 유치 단계인 시드라운드(seed round)를 진행하는 신생 게임사다. 시드라운드에는 엔씨소프트가 단독 참여했다. 문로버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투자금으로 첫 작품을 개발한다.

신생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은 인력의 질이다. 문로버게임즈 창업 구성원 5인은 모두 'EA 다이스(EA DICE)' 출신이다. 1992년 설립된 EA 다이스는 세계적인 총싸움(FPS) 게임 <배틀필드>를 개발한 스웨덴 게임사다. 기존에는 다이스였지만 2006년 미국의 게임사 '일렉트로닉 아츠(EA)'에 피인수되면서 EA 다이스가 됐다.

문로버게임즈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쥴리엔 웨라(Julien Wera) 대표는 <배틀필드>를 비롯해 <미러스 엣지>, <크루세이더 킹즈>, <시티즈:스카이라인> 같은 유명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문로버게임즈 창업 전에는 EA다이스뿐 아니라 유비소프트, 패러독스인터랙티브에 몸담았다.

문로버게임즈가 만들고 있는 작품은 <프로젝트 올더스>라는 이름의 총싸움 게임이다. 모바일이 아닌 PC·콘솔용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 간의 협동 개념을 추가해 여타 총싸움 게임과 차별화했다. 다만 아직 시드라운드 투자 단계인 만큼 게임이 완성되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 단계에 따라 점진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게임이 완성되면 글로벌 퍼블리싱(배급) 계획도 갖고 있다. 경영권을 인수해 자회사로 품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만약 <프로젝트 올더스>가 <배틀필드>처럼 세계적으로 흥행한다면 엔씨소프트 약점인 게임 장르 다양성과 글로벌 영향력을 모두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달에도 M&A 소식 들릴듯

앞으로도 M&A 소식은 계속해서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공동대표는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장르적 전문성과 개발력을 갖춘 기업을 적극 물색 중"이라며 "내달 중으로 국내 개발 스튜디오에 대한 지분 및 판권 투자, 동남아 진출을 위한 공동사업, 플랫폼 '퍼플'의 성장동력 확보 계획 등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라고 했다.

엔씨소프트 그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M&A 매물을 물색해 왔다. 지난해 M&A 전문가로 알려진 박 공동대표까지 합류하며 속도를 높였다. 문제는 마땅한 M&A 매물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엔씨소프트뿐 아니라 국내·외 대형 게임사 대다수 탄탄한 개발력을 갖춘 '알짜' 게임사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알짜 게임사 몸값이 계속해서 높아져 마음에 드는 게임사를 찾더라도 인수가격을 둘러싼 줄다리기에서 어려움을 겪는 양상"이라면서 "당장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엔씨소프트가 시드라운드 단계 게임사에 투자했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사 매물이 없다는 이야기"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유동성 자체는 넉넉한 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각종 투자자산을 유동화하면 3조원 넘는 현금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각종 자산을 담보로 잡으면 차입금까지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현금창출력이 예전만 못해진 상황인 데다가 M&A가 무조건적인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 만큼 대규모 현금 투자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박 공동대표는 "문로버게임즈는 슈팅 장르 게임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잠재력 높은 회사"라고 평가했다. 문로버게임즈의 쥴리엔 웨라 대표는 "이번 투자는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엔씨소프트의 온라인 게임 개발 및 운영 노하우와 우리의 경험, 비전을 결합해 새로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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