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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공모가 하회' 샌즈랩, 반등 '언제쯤'임원 지분 매각 이어 자사주 처분까지, 52주 최저가 근접

이종현 기자공개 2024-08-06 08:50:2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07: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기업 샌즈랩의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난 3·4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약 등으로 기대감을 키우며 1만6690원까지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후 하향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30일 기준으로는 최고점 대비 절반 이하인 7180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52주 최저가인 6570원에 근접했습니다. 공모가 1만500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입니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7월 22일 MS 윈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대란이 발생하면서 장중 9230원까지 반등했지만 종가는 8040원으로 3% 상승하는데 그쳤고 다음 날 6.7% 하락하며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기관과 외국인은 주식을 매도하는 중입니다. 지난 4·5월에는 개인과 기관, 외국인이 각각 32만주, 2만주, 39만주를 순매수했습니다. 하지만 6·7월에는 개인만 32만주를 매수하고 기관과 외국인이 5만주, 29만주를 순매도하는 것으로 선회했습니다.

보호예수 기간 종료에 따른 임직원의 주식 매도, 추가 상장, 자사주 매각 등이 하향 국면을 불러온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차익실현에 나선 것은 모회사인 케이사인의 임원들인데요. 최현철 케이사인 대표와 어성율·구자동·김동철 케이사인 이사는 1년의 거래제한 종료 후 주식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또 지난 4월 15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주식을 취득한 샌즈랩 임원 3명도 추가상장 직후 주식을 매도했습니다.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격은 4000원으로, 3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습니다.

샌즈랩은 4월 29일에는 운영자금 확보와 유통물량을 늘려야 한다는 이유로 76만7116주의 자사주를 1만2730원에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샌즈랩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과 관련 "유통주식수가 적어서 소문에 주가가 흔들리는 일이 많아 거래 활성화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샌즈랩은 케이사인과 김기홍 샌즈랩 대표 등 약 60%의 지분이 보호예수로 2028년까지 거래가 제한돼 있습니다.

샌즈랩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Industry & Event

샌즈랩은 연세대학교 컴퓨터산업공학과 1학년생이던 김기홍 대표가 2003년 학내 벤처로 창업한 것이 첫 출발입니다. 법인이 된 것은 그 이듬해인 2004년입니다. 2022년 상장 절차를 개시하면서 사명을 세인트시큐리티에서 샌즈랩으로 변경했고 이듬해 2023년 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핵심 비즈니스는 그동안 수집한 악성코드 정보의 판매입니다. 김 대표는 샌즈랩 창업 초창기부터 줄곧 데이터를 수집해왔는데요. 당장 쓸모가 없어 보이는 데이터라 할지라도 언젠가 활용될 것이라는 판단에 수백억건의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이 중 악성코드에 대한 데이터만 수십억건입니다. 축적된 데이터는 신규 악성코드의 특징값을 추출해 어떤 기법을 사용했는지, 공격자는 누구인지 등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 수주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사이버보안 AI 데이터셋 최신화·고도화 사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해당 사업은 샌즈랩과 로그프레소가 최신 악성코드와 위협 프로파일링 등 2개 종류의 데이터의 수집·가공 구축 환경을 마련하는 것으로, 사업 예산 45억원 중 샌즈랩의 비중은 90%입니다.

샌즈랩은 단순 데이터셋 판매에 그치지 않고 이를 보다 다듬어 CTI 솔루션으로 고도화했습니다. 샌즈랩이 보유한 데이터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안티바이러스, 방화벽 등 각종 보안제품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샌즈랩은 지난해 매출액 117억원, 영업손실 8억원, 당기순이익 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률이 급감했는데요. 지난 1분기에도 17억원과 14억원의 영업손실·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손실이 각각 116.7%, 87.9% 커졌습니다.

최근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샌즈랩은 상장 당시 2023년 추정 실적을 매출액 136억원, 영업이익·당기순이익 27억원으로 제시했습니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셈인데요. 올해 목표 실적은 매출액 202억원, 영업이익·당기순이익 60억원으로 허들이 더 높습니다.


◇Market View

상장 이후 샌즈랩을 다룬 증권사 보고서는 총 5건입니다. 이 중 3건은 주관을 맡았던 키움증권에서 나왔는데요. 올해는 6월 20일 발행된 키움증권의 보고서가 유일합니다.

키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사이버보안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윈도 보안 및 클라우드에 적용되는 것으로, 향후 샌즈랩의 솔루션과 MS의 클라우드 인프라 연동에 따른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적에 대해서는 "보안업체 및 국가기관 중심의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어 매출 대부분이 4분기에 집중되는 계절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올해 추정 실적으로는 매출액 148억원, 영업이익 2억원을 전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샌즈랩의 키맨은 창업주인 김기홍 대표입니다. 1983년생인 그는 2003년 연세대학교 컴퓨터산업공학과 재학 중 샌즈랩(당시 세인트시큐리티)을 창업했습니다. 보안 기업인 에어큐브에서 근무했던 것을 제외하면 평생을 샌즈랩에 매진했습니다.

김 대표는 창업주이지만 샌즈랩의 최대주주는 아닙니다. 그는 2017년 보안기업인 케이사인에게 지분 상당수를 매각했습니다. 지난 1분기 기준 케이사인이 지분 42.49%를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김 대표는 15.9%로 2대주주에 올라 있습니다.


이사회에도 케이사인의 인물이 포함돼 있습니다. 연구소장인 박성은 이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창주 이사 등이 케이사인 출신입니다. 2021년 샌즈랩에 합류했는데 이창주 이사의 경우 케이사인에서 IR 담당자로 재직 중입니다.

더벨은 이날 김 대표에게 주가와 최근 사업 동향, 실적 등을 문의하기 위해 연락을 취해 연결됐습니다. 김 대표는 1분기 실적과 관련 "샌즈랩은 공공기관 매출 비율이 높다 보니 대부분 사업이 5~6월에 시작해 11~12월에 마무리되는 구조상 실적이 하반기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사업에 대한 구상도 밝혔는데요. 그는 "최근 CTI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MS, LG유플러스, KISA 등과 융합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API, 피드(Feed) 기반 상품뿐만 아니라 사이버보안 도메인 인공지능(AI) 기술에 필요한 데이터셋 판매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상장 당시 제시했던 매출 목표 달성 계획도 전했습니다. 김 대표는 "국내외 여러 이슈들이 사이버보안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규 기술 개발과 매출처 확보에 노력할 것"이라며 "가장 좋은 주가 부양 계획은 가이던스대로 사업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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