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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유동성 점검]우아한형제들, 5000억 축적기반 '견고한 현금창출력'[딜리버리]⑥4년만에 유동비율 90→160%…영업현금 6500억 '12배 급증'

박동우 기자공개 2024-08-08 07:44:55

[편집자주]

'티메프(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 전반의 재무건전성을 살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가 잇달아 경영난에 처한 근간에는 자금 여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THE CFO는 종합 온라인몰, 딜리버리, 패션, 여행, 중고거래 분야에 속한 주요 이커머스 기업 20개사의 유동성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6:0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달의민족' 플랫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5000억원 넘는 여유자금을 축적했다. 든든한 유동성 기반을 형성하는데 큰 힘이 된 건 '현금창출력'이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4년새 50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12배 넘게 급증했다.

외식점포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수수료 부과 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꾸고, 프로모션을 종료하는 등의 '수익성 향상'이 동력으로 작용했다. 4년 만에 유동비율을 90%에서 160%까지 끌어올리며 열매를 맺었다.

◇중개수수료 정률제 도입, 프로모션 종료 '수익성 향상 동력'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유동비율은 163.2%로 2022년 말 145.4% 대비 17.8%포인트 올랐다. 유동자산이 1조1058억원에서 1조3704억원으로 23.9%(2646억원) 불어났다. 유동부채는 8398억원으로 2022년 말 7604억원과 견줘 10.4%(794억원)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살피면 2020년을 기점으로 3년째 상승을 거듭해 왔다. 2020년 말에는 유동자산 4906억원, 유동부채 5967억원으로 82.2%를 시현했으나 2022년 말 100%선을 넘겼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단기 채무를 갚을 능력을 살피는데 유용한 지표로 100%를 웃돌면 대응할 여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유동자산 1조3704억원 가운데 여유자금은 5359억원(39.1%)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 5309억원과 기타금융자산(정기예금) 50억원을 반영한 금액이다. 2019년 말 2623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2배 넘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단기성차입금은 109억원에서 190억원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자연스레 상환 만기가 1년 안에 도래하는 차입잔액 대비 유동성 규모는 24.1배에서 28.2배로 확대됐다.


안정적 수준의 자금을 축적하는데 외식 배달을 중개하는 본업의 견고한 현금창출력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2019년 512억원에 그쳤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6487억원을 시현하며 유입액이 12배 넘게 급증했다. 특히 3년째 이어지던 순손실을 해소하고 2022년(2758억원)과 지난해(5062억원) 잇달아 순이익을 올린 대목도 돋보인다.

악화된 수익성을 타개하는 조치가 이익 실현으로 이어졌다. 배달의민족 앱에 입점한 점주가 납부하는 중개 수수료와 고객 부담분(배달비)을 보조하던 '배민1 프로모션'을 2022년에 종료했다. 여세를 몰아 수수료 부과 방식을 기존 정액제에서 메뉴 가격의 6.8% 금액을 걷는 정률제로 개편했다. 올 들어서는 요율을 9.8%로 3%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순익 증대, '운전자본 변동' 현금유출 영향 상쇄

수수료 제도를 개편하는 등의 수익성 향상 노력으로 순이익이 대폭 불어난 덕분에 운전자본 변동에 따른 현금 유출 영향을 상쇄하는데 일조했다. 우아한형제들의 영업활동 관련 자산·부채 변동 추이를 살피면 2019년 이래 2021년까지 현금 유입(+)을 기록했으나 2022년부터 유출(-)로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영업활동 자산·부채 변동으로 610억원의 현금 감소를 계상했다. 미수금이 늘면서 730억원 규모 현금 유출을 인식했다. 미수금은 외식매장 점주와 광고주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데 따른 대금을 못 받으면서 발생하는 유동자산이다. 2022년 말 2575억원이던 미수금 액은 작년 말 3306억원으로 28.4%(731억원) 불어났다.



매입채무 감소로 213억원의 현금 유출을 인식하기도 했다. 매입채무는 소비자 결제액이 배달의민족 플랫폼이 유입됐지만 외식점주에게 정산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유동부채다. 매입채무가 줄어든 건 플랫폼에 입점한 점포에 대한 결제액 정산주기 변화와 맞물렸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전자지급 결제대행(PG) 회사로부터 자금을 회수한 뒤 정산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2019년 주간 단위에서 4영업일로 개편했고, 2022년부터는 3영업일로 단축했다"며 "대금 정산의 신속성을 도모해 소상공인들의 점포 운영 부담을 완화하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미래 유동성 제어 기조를 '본업을 통한 현금 창출 강화'와 '금융기관 신용한도 설정'이라는 두 방향으로 설정했다. 올 3월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통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신용한도를 확보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리 방법"이라고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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