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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체율 점검]두 마리 토끼 노렸지만…KB카드, 연체율 2% 넘어④대출 갈아타기 및 카드론 비중 늘어…"금융약자 보호 차원"

김보겸 기자공개 2024-08-07 12:41:20

[편집자주]

카드사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연체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했지만 금리 상승과 자산가치 하락 여파가 나타나면서다. 카드사들이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하면서 건전성 개선 노력에 나섰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지 못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의 연체율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2일 16: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이 위험 수준인 2%를 넘겼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게 해주는 대환론을 확대 운영한 결과다. 전체 카드자산의 25%에 달하는 고위험 상품인 카드론 비중도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KB국민카드 측은 공공성을 추구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금융약자에 대한 상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환을 늘렸으며, 단순히 연체율 지표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상각에 나서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금리인하가 전망되면서 고금리 상황이 연착되면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

◇연체율 2% 넘었다…카드론 전체 자산의 25% 차지

자산규모 2위 KB국민카드는 2년 전부터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2022년 1분기 1.18%던 1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은 2023년 1분기 1.80%로 뛰었다가 올 1분기 2.14%를 기록했다. 통상 카드업계에서는 연체율이 2%를 넘으면 위험 신호로 인식한다.

이는 올 1분기 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 평균 1.83%보다도 높은 수치다. 자산규모 3위인 삼성카드가 1.16% 연체율을 기록하며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과도 비교된다.

(출처: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

건전성 지표도 악화 일변도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1.35%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1.21%) 대비 높아졌다. 금융회사는 건전성에 따라 자산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나눈다. 이 중 하위 3개 자산의 합이 고정이하여신으로 취급된다. 통상 3개월 넘게 원리금이 연체된 여신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한다. 1개월 이상 연체채권 규모도 1년 전 3120억원에서 3428억원으로 증가했다.

게다가 부실로 이어지기 쉬운 카드론 규모도 늘리면서 연체율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은 평균 금리가 14%에 달하는 고금리 대출상품이다. KB국민카드의 올 1분기 카드론 규모는 6조6976억원으로 전체 카드자산의 5%에 달한다.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3%에서 2023년 24%로 소폭이지만 늘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자동차할부금융은 2조7731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11억원) 대비 줄었다. 고위험 고수익 자산을 늘려온 결과 연체율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공공성 두 마리 토끼가 목표

KB국민카드는 금융약자 보호 차원에서 연체율이 늘어났다는 입장이다. 보다 낮은 이자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론이 늘면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빌린 돈을 갚으려는 의지가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들에게 신용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대환을 제외한 1개월 이상 채권 연체율은 1.31%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대환론은 당장 1000만원을 갚진 못 하지만 다달이 100만원이라도 갚을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는 고객들에게 기회를 드리는 차원"이라며 "대환대출 증가는 채권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채무자에게 변제 기회를 제공하고자 대환론 등 자체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채무조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취약 차주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대환론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무리하게 지표상 연체율을 낮추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실채권에 대해 상각 처리를 하면 연체율이 낮아보일 수 있지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는 조치인 만큼 그렇게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1분기 대손충당금은 1조129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103억원) 대비 약 200억원가량늘었다. 충당금은 부실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쌓아 두는 비용으로, 회계상 비용으로 잡히기 때문에 이익에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만 하반기 금리인하가 전망되는 만큼 실제 대손발생이 예상보다 적게 나타나 반환이 된다면 회사의 이익으로 반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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