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지금]그룹 의중 반영된 정형진 대표 선임…해외 사업 의지 재확인⑤차량 판매 호조에도 실적 부진 지속…호주법인 안착 첫 과제
김경찬 기자공개 2024-08-07 12:39:57
[편집자주]
현대캐피탈이 현대자동차그룹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그룹과의 일체성을 강화했고 전속금융사로서의 위상도 높아졌다. 현대캐피탈은 그룹사 차량 판매 지원에 집중하며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배구조 재편 이후 달라진 현대캐피탈의 경영 상황 전반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5: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정형진 대표(사진)를 영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전해진다. 이번 대표 교체에 글로벌 사업에 대한 그룹의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다.정형진 대표는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판매 호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전속금융사(캡티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정형진 대표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그룹서 대표 인사 직접 발표, 글로벌 중점 인사 기조 유지
현대캐피탈은 올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글로벌 금융 전문가인 정형진 대표가 지난 6월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목진원 전 대표는 올해 연임에 성공했지만 2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번 대표 인사는 현대캐피탈이 아닌 현대차그룹에서 발표한 이례적인 인사다. 지난 2021년 현대캐피탈에서 전임 대표 인사를 발표한 것과 달리 정형진 대표의 선임은 현대차그룹이 직접 발표했다. 그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져 정형진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현대캐피탈은 정형진 대표의 글로벌 투자·금융 전문성과 네트워크 등을 높이 평가했다. 글로벌 역량이 글로벌 신규 사업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정형진 대표는 글로벌 금융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에서만 약 25년간 재직하며 해외 주요 기업들의 투자와 금융 자문을 수행했다.
현대캐피탈은 캐피탈 업권에 대한 전문성보다 글로벌 역량에 우선점을 둔 대표 인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를 판매하는 데 현대캐피탈의 캡티브 금융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직할경영 체제로 전환한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이라는 일관된 인사 기조를 유지하며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법인 실적 반등 과제, 파트너십 강화 기대
정형진 대표는 부진한 글로벌 실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판매 실적에 따라 글로벌 실적이 좌우돼 차량 판매 향상을 위한 금융서비스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그룹사의 현지 마케팅을 지원하며 현지 시장 내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주요 해외법인의 순이익은 6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2% 감소했다. 세전이익은 25.3% 감소한 9232억원을 시현했다. 글로벌 실적 하락은 미국법인의 이익 부진에 기인했다. 미국시장의 경우 현대차그룹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하는 지역으로 미국법인 '현대캐피탈 아메리카(HCA)'는 글로벌 영업수익의 65%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HCA의 순이익은 2022년부터 떨어지면서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순이익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가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지난해 순이익은 39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6.9% 감소했다. 글로벌 금리인상 등 녹록지 않은 시장상황에 영업수익 확대에도 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실적 반등을 위해 정형진 대표를 영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거점지역 위주로 진출해 현대차, 기아와 글로벌 완성차 연계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형진 대표가 캡티브 금융 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현대차그룹과 현대캐피탈 간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모으고 있다. 다만 정형진 대표의 캐피탈 관련 경력이 전무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어떻게 녹여낼지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영업 개시를 앞둔 호주법인 '현대캐피탈 호주(HCAU)'의 시장 안착이 첫 글로벌 사업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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