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삼성증권 'IB 헤드' 내부 충원…연봉 박탈감 사라지나글로벌 IB 출신, 그간 연달아 역임…이충훈 선임, 자체역량 자신감
양정우 기자공개 2024-08-07 07:01:0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전통 IB 비즈니스를 이끄는 IB1부문장으로 내부 인사인 이충훈 부사장을 선임했다. 한동안 글로벌 IB 출신인 외부 인사를 IB 헤드로 뽑았으나 자체 역량만으로도 국내 자본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IB업계에서는 이번 내부 충원 카드로 외부 출신과의 연봉 차이에 따른 내부 불만이 해소될 것으로 진단한다. 오랫동안 실무 일선 인력은 물론 내부 승진을 거친 임원의 보수는 전임 부문장이었던 이재현 부사장을 비롯한 글로벌 IB 출신과 비교해 격차가 작지 않았다.
◇'IB 헤드' 내부 충원 카드…글로벌 IB 출신, 두드러진 고액 연봉
최근 삼성증권은 기업금융(IB)1부문장에 이충훈 IB2부문장(부사장)을 임명했다. 그는 기업금융과 벤처지원 등 전통 IB 업무를 시작으로 금융 공학, 리스크 관리, 부동산 금융 등 IB 전 분야를 폭넓게 경험한 인사로 꼽히고 있다.
IB업계에서 주목하는 건 삼성증권이 내부에서 IB 헤드라는 중책을 맡길 인사를 선택한 대목이다. 이재현 부사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퇴사 의사를 표명한 뒤부터 후임 인사까지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된 것도 눈에 띈다. 그만큼 경영진에서 내부 충원 카드에 대한 확신이 컸던 셈이다.
한동안 삼성증권의 IB 헤드는 모두 글로벌 IB 하우스에서 승승장구했던 인사였다. UBS 출신인 임병일 부사장과 골드만삭스 계열 임원이었던 이재현 부사장이 차례로 등용됐다. 임 부사장은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고 그 빈자리를 메운 게 이 부사장이었다. 그는 대성산업가스 매각과 우아한형제들, 직방 등의 투자 주역으로 알려진 인사다.
유명인사인 이 부사장을 영입하는 건 그만큼 대가가 필요한 작업이었다. 삼성증권은 IB 파트 인력의 평균 연봉과 비교할 때 파격적 몸값을 제시하면서 스카우트를 강행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이 부사장의 보수총액은 장석훈 전 대표와 강정구 영업지점장에 이어 사내 3위로 집계됐다. 총 18억5400억원 가량을 수령했다.
다만 장 전 대표의 보수총액엔 퇴직소득으로 34억원 가량의 거금이 추가됐고 강 영업지점장의 경우 상여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급여는 7000만원에 불과했으나 PB영업전문직으로서 5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았다. 급여만 따질 경우 이들 임원진 중에서 수령 금액이 가장 컸던 건 이 부사장(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하우스에서 눈에 띄는 연봉이 지급되자 IB 파트는 물론 다른 부문에서도 외부 인사의 높은 몸값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자본시장에서 확실한 실력파에게 후한 보수를 지급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면 실무 일선에 배치된 인력을 중심으로 박탈감이 생길 수 있다.
◇IB 인력 이탈, 연봉 불만 무게…삼성증권 인재 풀, 업계 최강자
근래 들어 삼성증권이 IB 파트에서는 인력 이탈이 적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커버리지 인력의 이탈이 이어지자 증권가의 이목이 쏠렸고 신디케이션 팀의 경우 팀장급 인사와 몇몇 팀원이 이직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우스 안팎에서는 연봉에 대한 불만이 이직의 배경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진단해왔다. 삼성증권 IB 파트는 '삼성'이라는 간판 덕에 업계를 통틀어 가장 스펙이 출중한 인력이 몰리고 있다. 그간 기업공개와 회사채 주관 실적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선두권에 미치지 못했으나 적어도 인재 풀(pool) 측면에서는 업계 최강자로 꼽혔다.
하지만 보수 등 처우 측면에서는 최선두인 NH증권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고 기본 급여보다 인센티브의 비중이 확연하게 높은 보수 체계도 아니다. 올들어 증권업계에서 전통 IB 파트의 전 직원이 성과급 이연 대상으로 확정된 것도 불만이 고조됐던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글로벌 IB 출신인 외부 인사가 단기간에 내부 평균을 압도하는 연봉을 수령하자 볼멘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임 부사장과 이 부사장의 경우 사유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않은 채 퇴사했다. 이제 이충훈 부사장이 새로운 IB 헤드로 선임된 만큼 박탈감에 따른 조직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사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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