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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에 한온시스템까지' 한앤코, 고민 깊어지나 '검은 월요일 직격탄' 주가 회복 탄력성 잃어…남양유업 법정 공방도 지속

남준우 기자공개 2024-08-09 08:04:1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0: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 협상 지연에 이어 '검은 월요일' 직격탄을 맞은 한온시스템 M&A가 난항을 겪고 있다. 비가격 조정 등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간의 입장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남양유업에 이어 또다른 '금쪽이'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남양유업의 오랜 법정 공방으로 지친 상태에서, 한온시스템까지 얹혀진다면 한앤코가 입는 타격이 작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다.

한온시스템의 주가는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4010원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에서 4년 2개월만에 사이드카(Sidecar,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는 등 '검은 월요일'이라고 불리던 지난 5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아직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5일 한온시스템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주당 3870원으로 전일(4360원) 대비 11.2% 급락했다. 지난 3일로 예정되어 있던 한국타이어와의 주식매매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데 이어 전세계적으로 급락한 시장의 여파가 이어졌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5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코로부터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의 구주 25%를 넘겨받고,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 지분 12.2%를 확보하는 등 최대주주에 올라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타이어 실사 과정에서 우발 채무가 발견되는 등 계약 체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 이에 약속한 8월 3일까지 계약을 마무리짓지 못했다.

문제는 주가 괴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 한앤코에 지급할 구주 대금은 주당 1만250원이다. 지난 5월 7일 52주 신고가(6800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현재 41%나 떨어진 상태다. 한국타이어가 지급해야 하는 가격보다 두 배 이상 괴리가 커진 셈이다.

내리막을 걷고 있는 실적도 변수다. 한온시스템은 다음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떨어진 757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둔화하면서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추후 협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미 한앤코는 계약을 통해 유상증자 금액을 결정한 상태라 변경이 쉽지 않다.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딜을 완수해야할 동기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적 대안은 비가격 조정이다. 가격 외 조건을 손 보는 방식이다. 매매가 대비 상대적으로 협의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주간계약에 포함된 모든 사항이 협의 대상이 되는 만큼 비가격 조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다양하다.

업계에서는 한앤코가 남양유업에 이어 '금쪽이' 포트폴리오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우 홍원식 전 회장 일가와 오랜 공방전에 힘을 쏟아부었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한앤코 주요 임원들이 남양유업 이사회에 진입하면서 사실상 홍 회장의 오너 경영 체제는 막을 내렸다. 다만 한앤코가 홍 전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과 더불어 201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 소송도 남아있다. 여기에 홍 회장 퇴직금 청구소송(444억원)을 제기하는 등 여전히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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