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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드러내는 윤병운호 NH증권]'IB명가' 자존심, '패키지 딜'로 신수익원 찾다③슈퍼RM 육성의 결실…혁신 딜로 시장평판 개선, 수백억대 수수료 수익

손현지 기자공개 2024-08-13 13:10:11

[편집자주]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대표이사)이 취임 130일에 접어들었다. 사업 전반에서 윤 사장만의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영채 사장과 오랜 호흡을 맞춰왔지만 경영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다. '소통' 키워드를 앞세워 내부 화합, 범농협과의 관계 개선, 신사업 발굴 등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WM, IB,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의 변화와 특징을 두루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는 NH 기업금융(IB)의 최대 경쟁력으로 시니어 RM들의 '맨파워'를 꼽는다. 소위 내부적으로 '슈퍼 RM(Relation Manager)'으로 불리는, 기업금융 업무를 15년~20년간 해온 베테랑 인사들이다. 각 부서별로 2~3명 정도 배치돼 있는데 다른 RA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뿐 아니라 타 하우스에서 부러워하는 역량으로 꼽힌다.

그는 이러한 탄탄한 맨파워를 활용해 작년부턴 다소 혁신적인 시도를 감행하기 시작했다. 인수금융, 공개매수,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패키지 딜을 연달아 성사시키며 의미있는 IB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수수료 수익도 컸을 뿐 아니라 PE나 기업 등 시장 평판을 개선시킨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슈퍼RM이 주인공…'혁신' 패키지딜 성과로 집대성

NH증권 IB조직은 3년전부터 특별한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슈퍼 RM들이 매주 모여 진행하는 전략회의인데, 각자 보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난관과 허들을 어떻게 넘었는지에 대한 해법을 서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해당 시간에는 M&A(인수·합병), 컨설팅 등 다방면에서 혜안을 지닌 RM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후문이다. 슈퍼 RM들은 기업 재무관리총책임자(CFO) 등 핵심 의사 결정권자들과 십수년간 유대관계를 쌓아온 이들이다. 탄탄한 신뢰관계 뿐 아니라 해당 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기 때문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이러한 NH만의 특별한 체계를 구축해온 인물이 바로 윤 대표다. 역시 슈퍼 RM 출신으로서, 맨파워의 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활용해왔다. 올들어 IB 양대축인 IB2사업부(부동산금융) 등 사업전반을 관할하면서도 RM 육성에 꾸준히 매진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 보기 드문 '패키지 딜'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패키지 딜이란 한 기업의 자금조달 1부터 10까지 전 프로세스에 관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기존의 기업금융 비즈니스의 자문업무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형태다.

사실상 사업부간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는 RM들의 역량이 빛나는 비즈니스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작년 오스템임플란트와 루트로닉 딜이다. NH증권이 업계 최초로 시도한 혁신 딜로 꼽힌다. NH가 주선인으로 참여해 자금 자금마련 단계에서 부터 도움을 주고 인수금융으로 전환된 뒤에는 주관사, M&A 매수 자문까지 맡는 식이다.

윤 대표는 "패키지 딜로 수수료 수익도 컸고 시장의 평판도 개선된 계기가 됐다, 실제로 PE나 기업들로부터 관련해 문의도 많이 왔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커버리지 담당 임원들 모두 슈퍼 RM이다. 윤병운 대표와 LG증권 시절부터 호흡을 맞춰온 이성 상무(IB1사업부 대표)부터 김형진 상무(Industry1본부), 최민호 상무(Industry2본부)와 조현광 상무(Industry3본부) 모두 커버리지에서 오랜 업력을 지닌 인물들로 꼽힌다. 작년 NH증권을 회사채(SB)·여전채(FB) 주관순위 1위에 올리면서 IB명가 입지를 여실히 증명해냈다.


◇공개매수 시장, 의미있는 독식

윤 대표는 CEO 자리로 올라가서도 패키지 딜을 강조했다. 결국 선구적인 입지를 굳혔다. 최근 한화에너지가 진행하는 한화 공개매수와 한화의 자기주식 매입에서도 주선권을 따냈다. 규모는 각각 1800억원, 183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공개매수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화그룹의 선택을 받았다.

사실상 공개매수 시장에선 경쟁사가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말까지 진행된 11건의 공개매수 중 9건은 NH증권이 주선을 맡았다. 사실상 PEF 진행 공개매수는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이나 삼성증권 등 타 하우스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NH증권의 경쟁력이 굳건해 보인다. 슈퍼 RM들의 압도적인 자문역량으로 기반으로 다수 기업의 선택을 받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NH증권은 지주회사 전환 작업부터 분할 합병 등의 자문 마켓셰어만 90% 가량을 차지한다"며 "부동산PF 업황 악화로 IB부문이 위축된 가운데 새로운 수익원 시장을 개척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NH증권은 패키지 딜 플랫폼을 선제적으로 고도화해 경쟁력을 다지기도 했다. 작년 9월 업계 최초로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출시했는데, 해당 딜로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에 따른 시장을 선점했다. 이후 PEF 대상 마케팅을 강화해 루트로닉 패키지 딜까지 추가 수임하는 쾌거를 거뒀다.

공개매수 주관 수수료만 놓고 보면 그리 높진 않다. 하지만 비교적 낮은 업무 난이도로 인수금융 업무로의 확장과 다수의 기업 고객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사모펀드의 M&A 목적 공개매수를 맡는 경우 수천억 원의 인수금융이나 브릿지론 주관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리테일'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다. 소액 투자가들은 공개매수에 참여하려면 주식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고객과 계좌 확대 등 부수 이익도 큰 편이다. 최근 NH증권이 자산관리(WM) 비즈니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공개매수에서의 경쟁력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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