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드러내는 윤병운호 NH증권]리테일 '점프업' 시동, IB 연계 시너지 노린다②퇴직연금 법인 네트워크도 활용 예정
황원지 기자공개 2024-08-09 07:28:37
[편집자주]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대표이사)이 취임 130일에 접어들었다. 사업 전반에서 윤 사장만의 색깔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영채 사장과 오랜 호흡을 맞춰왔지만 경영 스타일은 확연히 달랐다. '소통' 키워드를 앞세워 내부화합, 범농협과의 관계 개선, 신사업 발굴 등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4개월 동안 WM, IB,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의 변화와 특징을 두루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7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리테일 도약을 위해 꺼내든 카드는 ‘시너지 영업’이다. 리테일사업총괄부문 뿐만 아니라 IB사업부, 홀세일사업부, OCIO사업부 등 타 사업부에서도 지원사격을 통해 리테일을 키우는 전략이다. 협업을 통해 일군 성과는 양 사업부가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WM의 핵심축인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나 성장세가 강력한 퇴직연금 분야에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의 경우 수익성이 좋은 비상장 딜 등을 IB를 통해 공급할 수 있고, 퇴직연금 분야에서도 OCIO나 홀세일 사업부의 기존 법인 네트워크를 살려 확장세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OCIO·IB·홀세일 사업부와 협업, 성과 더블카운팅 '동기부여'
윤 사장이 차기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건 리테일 부문이다. 현재 업계 톱티어 수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IB부문에 비해 WM부문은 향후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의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297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664억원), 삼성증권(454억원)과 비교해 낮았다. 금융상품 판매수수료는 영업점에서 판매한 펀드, 랩어카운트, 신탁, ELS 등 금융상품을 판매해 받은 수수료를 말한다.
리테일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선택한 방안은 시너지 영업이다. 리테일만으로 단숨에 외형을 키우는 데에 한계가 있는 만큼 타 사업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말라는 주문이다. IPO나 블록딜 등을 찾아 NH증권 IB 사업부에 방문한 고객을 패밀리오피스나 프리미어블루 등으로 연계해주는 식이다. 리테일총괄사업부문을 중심으로 하되 IB사업부, OCIO사업부, 홀세일사업부 등 타 사업부에서도 리테일 영업을 돕는 구조다.
NH증권 관계자는 “윤 사장이 직접 각 사업부에 주문을 내리면서 적극적으로 시너지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딜 소싱을 맡은 IB사업부 쪽에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성과를 양 사업부 모두 인정해주는 방침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알려졌다. NH증권 IB사업부를 찾은 고객을 패밀리오피스나 프리미어블루로 연계해주면 이를 리테일과 IB 양쪽의 성과로 더블카운팅하는 것이다. 현업에서는 해당 정책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회사 입장에서는 성과를 양쪽 모두 인정해주면 성과급을 더 지급해야 해 부담이 커진다. 윤 사장이 리테일을 강조한 만큼 외형 확대를 위한 통큰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퇴직연금, 패밀리오피스 ‘전방위 협업’ 효과
NH투자증권이 리테일 점프업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또다른 하나는 패밀리오피스다. 최근 리테일 시장은 고액자산가를 넘어 초고액자산가를 유치하는 경쟁이 치열하다. 넓게 퍼져있던 리테일망은 통폐합하는 동시에 수익성이 좋은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서비스는 고도화하는 전략에 따라 대형화를 추진중이다. NH투자증권도 리테일 확대를 위해 패밀리오피스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서도 시너지 영업이 효과를 내고 있다. 예탁자산 100억원 이상의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은 보통 기업 오너가 대부분이다. 비상장 기업이라면 엑시트 전략을 고민하거나, 은퇴를 앞둔 오너들은 가업승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 NH투자증권은 IB와의 연계를 통해 기업 운영에 있어 자금조달이나 IPO, M&A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리테일에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패밀리오피스나 프리미어블루 고객 중 전환사채(CB) 발행이나 프리 IPO 등 비상장 딜에 투자할 기회를 찾는 이들을 IB로 연계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너지 영업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패밀리오피스에 36개 가문이 새롭게 가입했다. 지난 2021년 10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년 10개월만의 성과다.
퇴직연금 시장도 시너지 영업이 힘을 내는 분야다. 퇴직연금은 운용규모가 매년 15% 가까이 증가하는 성장세가 가파른 시장이다. 발빠르게 움직인다면 리테일 외형을 키우는 핵심축이 될 수 있다.
NH증권은 리테일사업총괄부문 산하 퇴직연금컨설팅본부가 퇴직연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IB사업부, OCIO사업부, 홀세일 사업부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커버리지를 늘리고 있다. NH증권의 올 상반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7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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