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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투자 포트폴리오]투자금 회수 아닌 '동반자', 펀드 출자로 영역 확대③'비건·AI·푸드테크' 투자해 시너지 효과, 스타트업 '상시 모집'

홍다원 기자공개 2024-08-19 10:33:25

[편집자주]

60주년을 앞둔 농심이 라면과 스낵을 넘어선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 방향성과 가능성을 찾기 위해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로 사업을 키워 온 만큼 유망한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식품은 물론 플랫폼과 AI 등 이종 산업에도 투자해 오고 있다. 농심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그 성과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은 외부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모든 활동을 'N.Start out'으로 정의한다.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은 물론 벤처캐피탈(VC)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운용하는 스타트업 초기 펀드에 50억원을 출자해 투자 규모와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간 엑시트 사례는 한 번밖에 없다. 투자금 회수보다는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과 미래 고객의 취향 파악을 통한 신사업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총 11개 기업 투자, 엑시트 1회·추가 투자 1회

농심은 2018년부터 N.Start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11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평균 투자금액은 1억원으로 최대 금액은 5억원이다. 올해 1분기 말 타법인출자현황 기준 총 투자 금액은 19억9400만원이다. 2019년도 2개, 2020년도 3개, 2021년도 6개의 기업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성을 확인한 기업에 단순 투자하는 형식인 만큼 투자금을 회수한 기업은 1곳이다. 2019년 6월 농심은 AI 기반으로 상권을 분석하는 스타트업 오픈업에 1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2022년 7월 대출 중개·비교 플랫폼 기업 핀다가 오픈업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농심 보유 지분도 자연스럽게 매각됐다.

투자 시점보다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상승해 추가 투자를 진행한 기업도 있다. 농심은 2019년 맞춤형 간식 큐레이션 서비스 스낵포에 1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15억원이던 스낵포 매출액은 2020년 43억원, 2021년 91억원, 2022년 153억원까지 늘었다. 카카오, 토스, 현대중공업 등 여러 기업들과 B2B 계약을 통해 매출이 급증했다.


농심은 2022년 말 스낵포에 5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현재 6억원 규모로 지분율 5%를 보유하고 있다. 스낵포가 AI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있는 점을 높게 샀다. 소비자의 식습관과 트렌드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 제품을 주로 다루는 스낵포에게도 농심으로부터 투자받았다는 사실이 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한 밑바탕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너지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채식 소비문화를 확산하는 비욘드넥스트에 2021년 2억원을 투자했다. 비욘드넥스트는 비건 앱 채식한끼에서 채식 식당, 레시피, 채식 정보 등을 소개하고 있다. 농심과 비건 커뮤니티 활성화 등 채식문화 구축에 집중했다. 농심이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과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협업이 돋보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푸드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들로부터 잠재적 고객의 소비 데이터와 미래 시장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무카페인 원료를 이용해 커피 대체 음료를 개발하는 달차컴퍼니, 발효식초를 발포제 형태로 개발한 초블레스 등에 투자했다.

◇600억 규모 펀드 50억 출자, VC와 함께 심사

202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투자금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스타트업에 지원해 왔다면 VC가 운용하는 펀드에 출자자로 나선 것이다. 당초 스톤브릿지벤처스와 IMM인베스트먼트에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투자 전략 등을 수정해 5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농심은 2023년 10월 스톤브릿지벤처스의 펀드 'IBK-스톤브릿지라이징제2호투자조합'에 50억원을 출자했다. 600억원 규모로 결성된 해당 조합에는 농심을 포함해 기업은행, 한국모태펀드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이 펀드는 창업 초기 기업을 겨냥해 조성됐다. 특히 데이터·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디지털 전환 관련 영역을 눈여겨 보고 있다.

펀드 출자와 함께 농심은 스타트업이 언제나 협업을 제안하고 투자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인 '오픈 이노베이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를 결정하면 농심이 직접 투자하거나 출자한 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펀드로 투자할 경우 농심과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함께 심사해 협업 및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농심 관계자는 "스타트업 투자를 내부적으로만 검토했었다면 보다 폭넓은 탐색과 심도 있는 평가를 위해 전문 투자 펀드에 출자했다"며 "푸드테크 영역 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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