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예측 가능성' 떨어지는 이노션, 보완 방법은구체적인 정책 부재, 배당절차·중간배당 통해 약점 일부 개선
김위수 기자공개 2024-08-14 07:31:05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의 광고 계열사 이노션은 2015년 상장한 이후 꾸준히 배당정책을 강화해 왔다. 10여년간 단 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배당성향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2015년 당시 25.7%였던 배당성향(연결)은 2022년 60.9%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46.2%로 가라앉았다. 여기에 중간배당 시행, 무상증자 등으로 주주환원 정책의 범위를 넓혀왔다.주주친화성을 높이고 있지만 주주환원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2~3년 주기로 배당 목표를 포함한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는 주요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다.
◇2026년 EPS 3350원 목표, 배당금도 늘어날까
이노션은 2026년까지 주당순이익(EPS) 3350원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지난해 이노션의 EPS는 2544원이었는데, 이를 매년 10%씩 늘려 2026년 EPS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무상증자를 통해 늘어난 4000만주의 발행주식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EPS는 기업의 당기순이익을 발행 주식의 총수로 나눈 값이다. 1주당 창출한 이익이 얼마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EPS를 높이기 위해서는 발행주식수를 줄이거나 실적을 개선시켜야 한다. 이노션이 무상증자로 발행주식수를 2000만주에서 4000만주로 늘린 시점이 불과 지난해 말이다. 실적을 증대를 위해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2026년까지 CDM(크리에이티브·콘텐츠, 디지털·데이터, 메타·모빌리티)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해 실적 상승을 이끌겠다는 것이 이노션의 계획이다.
EPS의 상향은 일반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주주들 입장에서는 배당금 수령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순이익이 늘어나면 배당여력이 커진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당기순이익 중 어느정도를 배당금으로 집행할 계획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시장 및 주주들에게 제공하는 편이다. 이를테면 광고업계 경쟁사인 제일기획은 '연결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60%내에서 (배당금을)결정하겠다'는 기준을 두고 있다.
이노션은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를 고려하는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정책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배당성향 수준과 글로벌 동일업종의 배당성향 수준 등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노션의 최근 3개년 배당성향 평균은 53.9%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50% 안팎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은 만큼 장담하기는 어렵다. 당기순이익 목표를 달성해 2026년 3350원의 EPS를 기록한다고 해도 배당금 규모가 EPS에 비례해 확대될 것으로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그간 이노션의 절대적인 배당금 규모는 최소 직전해 이상이었다. 이같은 추세를 고려했을 때 EPS 상향에 따라 배당금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는 있다.
◇'약점' 보완 나선 이노션
이처럼 구체적인 실적 목표가 제시됐음에도 주주환원정책이 없다보니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있다. 예측 가능성은 주주환원의 주요한 지표 중 하나다. 배당정책을 미리 통지했는지 여부는 기업들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하나로 이를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진다.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주주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아예 배당금을 확정한 이후 배당받을 주주가 결정될 수 있도록 절차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이노션은 배당절차 개선 요구에 부응, 지난 2월 결산배당 금액을 알리고 4월 1일을 배당기준일로 잡은 바 있다.
최근 확정된 중간배당 계획의 경우 지난 6월 30일을 기준일로 잡아두기는 했다. 단 중간배당의 경우 매년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뒀다. 2021년부터 4년째 실시하는 중간배당은 매년 6월 30일을 배당기준일로 실적과 관계없이 총배당금 90억원 규모로 집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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