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0]1조 쌓인 ㈜LG, M&A 타깃은 AI?①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AI에 투자 집중, 실탄도 '두둑'
김위수 기자공개 2024-08-21 09:18:43
[편집자주]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는 10년 이후 LG그룹을 먹여살릴 신사업이 될 수 있을까.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뒤 성공가도를 달린 이차전지와 전장 사업은 전자·통신·화학에 이어 주력 사업 포트폴리오로 안착했다. 다만 구 회장 취임 이전부터 추진되던 사업으로 구 회장의 성과로 평가하긴 힘들다. 구 회장 체제 들어와 전념하기 시작한 ABC의 성공에 대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자·통신·화학에서 이차전지·전장으로 다시 ABC로 핵심사업 3.0 시대를 준비하는 LG그룹의 전략과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시장에서는 LG그룹의 투자 행보에 주목했다. 투자 관련 경력을 갖춘 외부 인재를 영입한 데 이어 '투자'라는 단어가 포함된 부서가 지주사에 조직됐다.그간 인수합병(M&A) 및 투자 시장에서 재계 순위 4위라는 명성에 비해 존재감이 없었던 LG그룹이었던 만큼 변화 가능성에 기대감이 높아졌다. 특히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LG의 투자 활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2018년 이후 ㈜LG는 유입되는 현금을 쌓으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구 회장이 집중적인 육성을 공언한 인공지능(AI)과 바이오(Bio)·클린테크(Clean tech), 이른바 'ABC'에 투입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LG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투자를 위한 다양한 옵션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투자 줄이고 현금 보유량 확대
기대와 달리 구 회장 취임 이후 ㈜LG의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투자금이 축소된 점이 눈에 띄었다. 구 회장 취임 전 6년(2012~2017년) 평균 ㈜LG 별도 기준 투자금은 연평균 2410억원으로 나타났다.
현금흐름표상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 중 금융기관 예치금·단기대여금·보증금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투자활동과 관계가 큰 종속기업·관계기업·유형자산·투자부동산·무형자산·기타금융자산에 투입된 금액을 따졌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부터 6년간(2018~2023년)의 연평균 투자금은 1812억원으로 계산됐다. 취임 전보다 투자에 쏟은 금액이 약 25% 줄어들었다.
눈에 띄는 점은 현금보유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입된 현금을 금융기관 예치금으로 배치하는 비중을 늘렸다. 구 회장 취임 당해인 2018년 ㈜LG 별도 기준 3823억원이었던 현금(현금성자산+금융기관예치금)은 이듬해 말 6507억원으로 늘린 뒤 2020년 이후로는 1조원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단위'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LG의 대규모 투자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소다. 언제든 투자를 진행할 수 있도록 실탄을 채워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과 재계에서는 ABC 중에서도 AI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LG그룹의 포트폴리오 및 미래 투자를 이끄는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 사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 출신이다. 특히 AI와 밀접한 정보기술(IT)·통신·테크놀로지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AI에 대한 구 회장의 관심 역시 지대하다고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 등 대기업들은 대부분 핏한 매물이 나올 경우 바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하지만 시장상황상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단기간 내 투자가 성사될 가능성은 낮다고 점쳐졌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마지막 대형 M&A는 2017년 실시한 하만 인수였다"고 말했다.
◇투자 방향성, ABC 중에서도 'A'
투자금은 줄었지만 투자 자체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LG의 최근 투자활동에서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입된 분야는 AI다. 2022년 이후 ㈜LG의 투자는 ABC에 집중됐는데 이중 AI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1000억원, 지분 2%)와 핀테크·플랫폼·헬스케어·모빌리티 등 다양한 사업을 아우르는 벤처 및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펀드에 자금이 향했다. 이후 2022년 넷제로를 위해 조성된 제너럴 애틀란틱(General Atlantic)의 펀드 투자를 시작으로 ABC 투자를 본격화했다.
주로 간접 투자에 집중됐다.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LG는 총 11개 펀드 및 투자조합에 3000억원여를 투입했다. 이중 ABC 관련에 집중되는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2700억원으로 계산된다.
특히 ㈜LG 측에서 AI 관련 간접 투자로 분류하는 비스타 펀드에 투입된 금액이 1600억원여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는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바스트 데이터(VAST Data)에 총 1318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LG가 AI 관련 투자에 쓴 금액은 약 3000억원으로 집계된다. 구 회장 취임 이후 ㈜LG가 투자에 쓴 금액인 5409억원(ZKW 투자 제외) 중 54.7%가 AI 분야에 흘러간 것으로 계산된다. 향후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가 일어난다면 AI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배경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Company Watch]'코스닥 새내기주' 탑런, 상장 후 첫 실적 공개 '합격점'
- "비거라지, 미국·한국 이어 유럽 법인 설립 계획"
- "링글, 올해 예상매출 200억…'AI 튜터' 고도화"
- '비대면 진료 플랫폼' 아이베브, 10억 프리A '시동'
- [2024 이사회 평가]더블유씨피, 이사진 참여도 눈길…구성은 ‘아쉽’
- 스코펀, 수시출자도 민간LP 관계사 '유력'
- [2024 이사회 평가]'손바뀜' 제이시스메디칼, 질적 변화 맞을까
- [2024 이사회 평가]바이오니아, 견제기능·독립성 '미흡'…오너 영향력↑
- [2024 이사회 평가]현대바이오, 경영성과 제외 모두 2점 미만 '부진'
- [2024 이사회 평가]포스코엠텍, 그룹 계열사 중 '최저점'…경영성과 선전
김위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송명준 사장, HD현대오일뱅크 재무건전성 확보 '과제'
- [SK 이사회 2.0 진화]힘 세지는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정교화 필요
- [SK 이사회 2.0 진화]'찬바람' 경영성과, 거버넌스 개선하면 나아질까
- [유동성 풍향계]현금 쌓은 예스코홀딩스, 투자행보 확대될까
- 코오롱 중국 지주사 '사장급' 조직 격상, 이유는
- '전략통' 노진서 LX홀딩스 사장, 하우시스도 맡는다
- [SK네트웍스 밸류업 점검]'0.5배' PBR, 우상향 열쇠는 AI?
- [SK네트웍스 밸류업 점검]자사주, 주주환원·전략자산 '두 마리 토끼'
- [SK네트웍스 밸류업 점검]'일관적' 배당정책 규모까지 키웠다
- [SK네트웍스 밸류업 점검]목표는 ROE 3.5+α%, 달성 방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