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비상하는 한미반도체, 무차입 기조에 현금도 '두둑'상반기 말 현금 1110억 보유, 자산의 15%…부채비율 26.7% 불과
박기수 기자공개 2024-08-23 07:57:27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10: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실적 반등세와 더불어 재무적인 체력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관련 장비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에 올라탄 한미반도체는 금융권 차입금이 '0원'인 무차입 기업이다. 현금성자산도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자본적지출(CAPEX) 소요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다고 평가받는다.16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008억원, 84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매출 756억원 대비 2.65배, 영업이익 133억원 대비 6.3배 늘어났다.
한미반도체의 올해 실적 반등 요인은 반도체 시장 시황 개선세에 AI 반도체의 수요도 늘어나면서다. HBM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미반도체의 '듀얼 TC 본더'와 'HBM 6사이드 인스펙션' 등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거래처인 SK하이닉스도 HBM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한미반도체에는 희소식이다.
한미반도체는 작년부터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MICRON)에 HBM 제조용 장비(△DUAL TC BONDER 1.0 Dragon △DUAL TC BONDER 1.0 Griffin △DUAL TC BONDER TIGER) 등에 대한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올해 6월 공급계약이 시작된 SK하이닉스향 HBM 제조용 장비의 경우 계약금액이 약 1500억원으로 규모가 이전 200억~800억원대에 비해 커지기도 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달 초에 2024~2026년 매출 가이던스를 공시하기도 했다. 올해 매출 6500억원을 달성하고 2025년 1조2000억원, 2026년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2021년(3732억원), 2022년(3276억원), 작년(1590억원) 매출을 고려하면 스스로 예견하는 성장 폭이 상당하다.
그만큼 CAPEX 지출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반도체가 그간 기록해왔던 CAPEX 최대 금액은 200억원대 선이었다. 다만 고객사 수요와 시장 성장에 따라 시설투자를 단행할 여지가 있다. 실제 올해의 경우 반기 만에 통상의 연간 CAPEX 지출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CAPEX는 231억원으로 작년 연간 CAPEX 276억원의 84% 수준이다.
성장을 앞둔 상황에서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한미반도체의 강점이다. 한미반도체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은 26.7%에 불과하다.
더불어 제조업체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금융권 차입금도 없다. 영업에서 버는 현금흐름으로 충분하니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체 조달의 필요성이 없던 곳이었다. 이러다보니 이자비용은 소규모 리스부채에서 발생하는 1억원 미만으로 잡힌다. 작년의 경우 한미반도체의 연결 이자비용은 약 8000만원 수준이었다.
차입금이 없어 영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필요한 투자를 하면 자연스레 현금이 쌓이는 구조가 확립돼 있다. 반도체 시황 악화가 찾아왔던 작년에는 연간 20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가 났지만 2022년에는 FCF가 705억원이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액(7208억원)의 약 15.4%인 1110억원을 현금성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통상 제조업체들의 현금 보유 비율이 자산의 10%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유휴 현금이 충분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작년 말에는 현금 비중이 자산의 24.8%까지 올라갔었다.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 HPSP의 주가 상승세도 반갑다. HPSP의 시가총액은 14일 종가 기준 약 2조3500억원이다. 한미반도체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단순 계산하면 약 143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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