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07:4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투자자와 주주에게 목소리를 내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다. 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이나 주주총회 등 공식적인 IR 자리다. CFO는 기업 성장성과 재무 성과를 시장에 어필하는 '세일즈맨' 역할을 수행한다.김남선 네이버 CFO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도 소통한다. 2주 전에는 이커머스 업계 화두인 '티메프 사태'를 분석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CFO는 이번 사태가 '지극히 평범한 흔히 관찰 가능한 경영 실패 사례'라고 견해를 밝혔다. CFO가 공식적인 자리 밖에서 목소리를 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김 CFO는 이번 사안이 빚어진 구조적 문제를 언급했다. 아마존, 쿠팡, 코스트코 사례를 들어 소매유통 업계에서 지켜야 할 자금 관리 원칙도 설명했다. '낙전 이익'을 중장기적인 소비자 가치 증진에 재투자한 곳들이다.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인 경영 행위를 부추긴 자본 시장의 잘못도 꼬집었다.
그가 목소리를 낸 이유는 분명했다. '티메프 사태'를 특정인의 도덕적 잘못,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제도 부재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정부 당국에서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이커머스 기업 정산 기한 도입, 판매대금 별도 관리 등 각종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김 CFO는 규제를 겹겹이 쌓는 게 해결책은 아니라고 봤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고문도 SNS에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대화법부터 그가 체득한 리더십, 자신이 가진 꿈 등을 공유하고 있다. 평소 직원들에게 했던 얘기들이 글감이라고 한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SNS를 시작했다.
지난달 권 고문을 만나 CFO 자리가 갖는 무게감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CFO는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하는 자리라고 했다. CFO가 제 목소리를 내면 최고경영자(CEO)가 심사숙고해 의사결정을 하고 잘못된 길로 접어들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권 고문이 CFO일 때도 목소리를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소화했다.
김 CFO와 권 고문은 소통의 문을 열어 여러 사람과 생각해볼 거리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에게서 CFO가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 현업에서 얻은 값진 경험 등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목소리가 사회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의 SNS가 오래도록 운영되길 바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R Briefing]김창구 클로봇 대표 "로봇 SW 전문기업 포지셔닝"
- GS에너지, 비싼 몸값으로 흥행…'그룹 신인도' 덕봤다
- [i-point]김동식 케이웨더 대표, 보통주 매입 "책임경영"
- [한미 오너가 분쟁]신동국·임주현 선임 주총 열린다…형제측 '감액배당' 상정
- [i-point]하이퍼코퍼레이션,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 선정
- [LG CNS IPO]'드디어' 상장 닻 올린다…내달 예심 청구
- 상폐 개선기간 '파멥신', '타이어뱅크' 인사 경영서 빠진다
- [thebell interview]정진바이오사이언스, 국내 첫 '시크리톰' 활용 IBD 타깃
- [thebell note]제약바이오의 주춧돌 'CRO'
- [SG헬스케어 IPO-in depth]스팩 상장 추진, 제품 '세대교체' 통한 매출 확장 전략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포스코퓨처엠, 의무 설치 위원회만 운영
- [2024 이사회 평가]포스코퓨처엠, 정보 공개 충실…개선안은 안 담겨
- [캐시카우 점검]LS그룹, 하반기 운전자본 축소 흐름 이어지나
- 파고를 즐기는 방법
- [캐시카우 점검]CJ그룹, CGV 현금 창출력 살아났다
- [캐시카우 점검]이마트, 신세계와 현금 창출력 격차 늘려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갈등의 근원 현금창출력…고려아연이 '캐시카우' 역할
- [캐시카우 점검]GS그룹, 에너지·정유 기여도 여전
- [캐시카우 점검]한화그룹, 1년 만에 바뀐 금융·방산 현금 창출력
- [2024 이사회 평가]현대차, 가이던스 충족하고 주가도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