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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플래티어, 자체 솔루션 사업 '돌파구'시스템통합 외형 축소, AI 마테크 솔루션 수익 견인 기대감

이종현 기자공개 2024-08-20 10:05:12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 플래티어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정보기술(IT) 투자가 위축된 결과다. 최근에는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도 축소되리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악조건 속 플래티어는 '그루비', '엑스투비' 등 자체 솔루션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플래티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수치다.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2022년 상반기 234억원 대비로는 35.8% 줄었고, 상장 첫해인 2021년보다도 저조한 수준이다.


플래티어는 기업의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구현되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롯데나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 등 대기업의 국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구축했다.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고객관계관리(CRM)과 같은 마테크(마케팅+테크) 솔루션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적 감소는 핵심 수익원인 시스템통합(SI) 사업의 부진 때문이다. 시스템의 구축과 컨설팅, 운영·관리를 제공하는 SI 사업은 플래티어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한다. 실적 호황을 누렸던 2021, 2022년에는 SI 사업으로만 382억원, 457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SI 사업 매출은 279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4.7% 줄었다.

지속하는 적자도 고민거리다. 플래티어는 지난해 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당기순손실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플래티어의 실적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 것은 2022년 하반기부터다. 사업 수주부터 이익 발생까지의 텀이 긴 특성상 수주잔고를 통해 미래 발생할 매출을 가늠할 수 있다. 플래티어의 수주잔고는 매 1분기에 수주잔고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2021년 315억원에서 2022년 236억원, 2023년 117억원, 2024년 57억원으로 줄었다.

김진성 플래티어 상무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 기업들의 IT 투자가 지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제안요청서(RFP)가 나와서 경쟁을 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이후 경영자의 판단으로 사업이 중단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 사업을 위주로 하는 플래티어의 특성상 진행되던 사업의 무산은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2022년 플래티어는 롯데정보통신을 통해 92억원 규모의 롯데하이마트 쇼핑몰 리뉴얼 사업을 수주했지만 진행 중 발주사의 요청에 따라 중도에 프로젝트를 종료하기도 했다. 사업 진행 5개월여만의 중단인 만큼 합의 끝에 26억원의 금액을 받았지만 사업을 정상적으로 마쳤거나, 다른 사업을 수주했을 때의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아쉬운 일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SI 사업과 달리 솔루션 사업은 순조롭게 성장 중이다. 올해 상반기 플래티어의 라이선스 매출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마테크 솔루션 그루비와 이커머스 솔루션 엑스투비 등 자체 소프트웨어(SW) 매출은 20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플래티어는 상장 직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 SW 매출 확대에 주력해 왔다. SI 사업의 경우 매출 규모는 크지만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특성상 이익률이 저조하다. '지라'와 같은 해외 기업의 제품을 구축·판매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수익성이 높지 않다. 반면 자체 SW의 경우 개발비용을 제외한 별도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이익률이 높다.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기에 매출도 지속해서 발생한다.

솔루션 사업에 대한 플래티어의 투자는 올해부터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통해 공공 시장 진출 준비를 마쳤다. 한국관광공사 수주로 2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후 공영홈쇼핑과 우체국 쇼핑몰 등에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고서상 수치로도 확인된다. 플래티어의 수주잔고는 지난 1분기 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 감소는 17%에 그쳤다. 2분기부터 신규 사업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 데 더해 솔루션 사업의 매출이 본격화한 덕분이다.

플래티어를 둘러싼 대외여건은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다. 플래티어의 주요 고객군인 대기업이 경비 절감과 인원 감축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만큼 SI 사업의 매출은 단기간 내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솔루션 사업의 경우 성장 중이지만 매출 비중이 낮아 SI 사업의 축소를 상쇄하진 못한다.

티메프 사태로 인한 이커머스 시장 축소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I 사업의 경우 대기업 고객군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큰 영향이 없지만 그루비와 같은 SW의 경우 이커머스 기업들이 주요 고객층이다. 실제 플래티어의 고객사 중에서도 플랫폼 운영을 중단한 곳이 있다.

그러나 티메프 사태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난립하던 오픈마켓 기업들이 정리되는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판매 채널 확보를 위해 자사몰을 구축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 중·대형 자사몰 시장에서는 플래티어도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상무는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티메프 사태는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기술력이다. 그루비와 엑스투비에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을 키우고 이익을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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