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글로벌 신약 되다]경쟁약물 타그리소 아성 넘을 렉라자 성공포인트 세가지리브리반트 병용으로 시너지, 非 화학요법 및 아시아인 데이터 등 차별화
차지현 기자공개 2024-08-23 08:36:26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폐암 시장은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가 장악하고 있다. 1·2세대 표적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한 3세대 표적치료제를 가장 먼저 내놓으면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준 치료제로 자리 잡았다.유한양행의 렉라자가 글로벌 연 매출 8조원에 육박하는 타그리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렉라자의 기술수출 파트너사인 존슨앤드존슨(J&J)은 연 매출 목표치를 6조원대 수준으로 잡을 정도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존 약물의 굳건한 독주 체제를 깰 렉라자 성공 포인트는 세 가지로 추려진다.
◇1·2세대 내성 잡은 타그리소 '8조 매출', 독주 깰 경쟁약물 급부상
부동의 암 사망률 1위 폐암. 전 세계적으로 매년 180만명이 폐암으로 사망한다. 이 중 비소세포폐암이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한다. 비소세포폐암의 상당수는 EGFR이라는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가 EGFR 변이 환자다.
해당 부위를 정확하게 찾아 암세포만 죽이는 표적항암제의 탄생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1세대 이레사 및 타쎄바, 2세대 지오트립과 비짐프로 등이 EGFR 표적치료제로 개발됐다. 하지만 모든 표적항암제가 그렇듯 이들 치료제 역시 내성 문제가 있었다.
타그리소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1·2세대 EGFR 표적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뒤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를 개발했다. 이에 더해 3년 이상의 전체생존기간(OS), 뇌 전이 환자군에서 우수한 효과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작년 기준 타그리소 글로벌 연 매출은 58억달러(약 7조7000억원). 글로벌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시장 규모 70억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EGFR 표적항암 시장은 타그리소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그리소 아성 넘을 병용전략…추가 옵션 및 아시안 데이터도 강점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같은 3세대 표적항암제다. 강력한 선행 경쟁 약물이 존재하는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렉라자가 타그리소의 굳건한 독주 체제를 깰 유일한 3세대 EGFR 표적항암제라고 보고 있다.
렉라자에 날개를 달아준 건 얀센의 리브리반트다. 렉라자는 이미 국내서 시판 중이지만 해외에서 허가를 받은 곳은 없었다. 리브리반트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단독요법으로 사용 중이었지만 드문 EGFR 변이를 표적하기 때문에 대다수 환자에게 쓰일 수 없다는 약점이 있었다.
두 약물을 병용하는 마리포사 연구가 시작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렉라자로 EGFR 흔한 변이를 잡고 EGFR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엑손20 변이와 MET을 동시에 잡는 리브리반트를 더해 효과를 끌어올리는 아아디어였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3.7개월로 타그리소 16.6개월보다 길었다. 반응지속기간(DOR)도 25.8개월로 비교군보다 9개월 더 길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화학요법이 필요 없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AZ는 타그리소에 항암화학요법을 더한 병용요법에 대해 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이 역시 치료 효과 면에서 개선된 데이터를 보여줬다. 그러나 비 화학요법인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후속 치료에 백금 화학요법 선택지를 남겨뒀다는 점에서 이점이 크다는 평가다.

아시아인 데이터도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타그리소는 아시아인에 대한 유효성 입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임상 3상 데이터 하위분석 결과 아시아인에서 OS 개선 효과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국내 보험급여 적용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EGFR 변이는 서양인보다 아시아인에게 더 자주 발현하기 때문에 EGFR 표적치료제에서 아시아 하위 분석 데이터는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다. 렉라자는 충분한 아시아인 데이터를 확보한 데 따라 타그리소의 아쉬운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임상 3상 아시아인 하위 분석에서 렉라자 투여군의 PFS 중앙값을 20.6개월로 달성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한 표적치료제 간 병용약물로 화학요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위세아이텍, 대한소방공제회 사업 수주…데이터 기반 행정 고도화
- [i-point]감성코퍼레이션, 75억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
- [thebell note]글로벌세아그룹의 민간외교
- [thebell interview]"왓타임, 중고시계 1등 플레이어 목표…일본 공략"
- [VC 투자기업]리코, 585억 시리즈C 투자 유치…업박스 고도화
- 오거스트벤처, 영화투자 강자 급부상 '비결은'
- [김화진칼럼]보험 사기
- [리걸테크 스타트업 점검]엘박스, 투자 혹한기 깨고 시리즈C 성료 임박
- [달바글로벌 road to IPO]구주매출 고사한 FI…'오버행 우려' 기우일까
- [모태 2025 1차 정시출자]13곳 몰린 재도약, 나우IB·교보증권 탈락 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