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에이닷' 수익화 본격, 구독형 '멀티 LLM' 나온다 AI 개인비서 대규모 개편, 퍼플렉시티 검색 기능까지 추가
노윤주 기자공개 2024-08-27 07:54:08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B2C 인공지능(AI) 개인 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전면 개편했다. 전면에 띄운 건 대화형(채팅) 서비스다. 가장 큰 변화는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추가다. 오픈AI의 챗GPT, 엔트로픽의 클로드 등을 원하는 버전과 목적에 따라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이는 에이닷 수익화와 직결된다. 지금까지 에이닷은 무료 서비스로 운영돼 왔다. SKT는 AI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강조해 온 만큼 구독형 멀티LLM 수익모델을 꺼내 들었다. 구독 모델은 국내외 AI 기업들 모두 주목하는 만큼 잘 키워간다면 PC 버전으로의 영역 확대도 노려볼 수 있다.
◇수익모델 고안, 챗GPT·클로드 에이닷에 모은다
SKT는 에이닷 업데이트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우선 흩어져 있던 캘린더, 할 일, 수면 등 기능을 '데일리' 하나로 통합했다.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 대화하듯 관리할 일정을 알려주면 AI가 자동으로 저장하게 개선했다. 미디어 콘텐츠, 증시 등 관심 있는 분야 정보를 받아볼 수도 있다.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LLM을 활용한 대화형 서비스다. 기존에는 날씨를 묻는 등 간단한 문답만 가능했었지만 앞으로는 원하는 LLM과 버전을 목적에 따라 선택하고 고도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지원하는 LLM 버전은 총 7종이다. 자체 LLM인 에이엑스(AX)를 비롯해 △퍼플렉시티 △챗GPT 3.5·4o △클로드 하이쿠·오퍼스·소넷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우선은 일 5000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무료 제공한다. 고도화된 버전일수록 질문당 차감되는 포인트가 늘어난다.
향후에는 유료 서비스로 전환한다. 이달 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T는 에이닷에 수익모델을 붙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LLM은 클로드와 챗GPT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 두 서비스를 모두 구독하려면 월 44달러(약 5만8000원)을 지출해야 한다.
한개 구독료로 여러 LLM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면 유료화 이후에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게 SKT의 판단이다. 아직 구체적인 요금이나 유료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SKT 괸계자는 "유료화는 고객 이용 패턴과 사용량을 분석해 적절한 시점에 안내할 예정"이라며 "고객이 해당 서비스에 충분한 가치를 느끼고 사용한다고 판단할 때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여러 AI 스타트업은 이처럼 여러 LLM을 묶어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를 하나둘 출시하고 있다. LLM 특성상 해외 구독 서비스를 사용해도 한국어 문답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상대가 늘어날 수 있다. 에이닷만의 가격 또는 서비스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SKT 측은 "단순히 LLM을 묶어서 사용하는 게 아니라 국내 환경에 최적화하여 제공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것"이라며 "에이닷의 다른 영역과도 연계해 보다 폭넓은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검색' 시작한 에이닷, 서비스 범위 확장 나선다
이번 개편을 시작으로 SKT는 AI 서비스 범위를 확장한다. 퍼플렉시티 도입이 도화선이다. 퍼플렉시티는 AI 기반 검색 서비스다. 대화형으로 질문을 남기면 빠른 속도로 여러 웹사이트에 흩어진 정보를 찾아내 검색, 요약해 준다. SKT는 지난 6월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33억원)를 투자하면서 본격적인 협업을 알렸다.
증권가와 IT 업계 모두 에이닷의 퍼플렉시티 탑재를 예의주시해 왔다. SKT가 포털의 역할까지 하려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LLM의 단점은 온라인 정보 수집인데 퍼플렉시티를 통해 정보 검색력까지 강화한다면 포털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포털 사업과 거리가 있다. 에이닷은 개인비서 컨셉에 초점을 맞춰 모바일 앱 버전만 지원한다. 또 향후 퍼플렉시티 검색을 위해서는 구독 결제를 해야 한다. 무료 사용이 가능한 검색엔진 기반으로 쇼핑, 콘텐츠, 광고 등 수익을 내는 포털 기업과는 수익 모델이 다르다.
하지만 근시일 내 SKT가 에이닷 지원 범위를 PC까지 늘릴 가능성이 있다. 또 SKT 고객에는 1년간 퍼플렉시티 유료 이용권을 무료 지급하기로 상호 합의하기도 했었다. 이때는 포털과 유저수 경쟁을 펼칠 수 있다.
SKT 관계자는 "에이닷 앱은 스마트폰에서 언제 어디든 사용할 수 있는 개인비서 특성을 살려 앱 형태로만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사용환경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PC 버전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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