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퍼레이션을 움직이는 사람들]홍순민 부사장, 글로벌 물류 전문가...해외 개척 '공헌'④범현대가와 시너지 낼 수 있는 B2B 신사업 유력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29 10:43:49
[편집자주]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종합상사에게 수출 역군은 옛말이 된 지 오래인 데다 '상사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차세대 먹거리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초부터 대규모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의 변화를 예고하며 기초 체력을 탄탄히 쌓아왔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승부수는 조직력이다. 올해 정몽혁 회장을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7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에서 분리를 단행하며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창사 이래 가장 큰 변화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다. 범현대가의 그늘을 벗어나 해외 권역을 다시 나누고, 회의 등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축하는 등 독자경영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홍순민 현대코퍼레이션 부사장은 계열분리 초기에 해외 사업부의 기틀을 구축한 인물이다. 그는 현대그룹 전체를 컨트롤하고 전략을 짜던 종합기획실 출신이다. 특히 세계 각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해외 시장의 전략·기획 역량을 쌓아 임원까지 올라선 인물이다.
◇'글로벌 물류' 전문가…해외 개척 공헌
홍 부사장은 현대그룹의 전략·기획 콘트롤타워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정통 기획통'이다. 그는 1964년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현대건설 입사로 사회 첫발을 내딛은 후 1998년부터 현대그룹 종합기획실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의 미래 전략을 구축하는 등 탄탄한 입지를 자랑했다.
홍 부사장은 2000년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이 발생하며 자리를 옮기게 됐다. 당시 홍 부사장은 종합기획실이 해체되며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로 재배치됐다.
홍 부사장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대그룹의 국제물류 사업을 발굴했다. 2009년 중국 최대 종합물류기업인 코스코 로지스틱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성과를 이뤘다. 합작사명은 '현대 코스코 로지스틱스'다. 자본금 50억원 가운데 51%는 현대택배, 29%는 코스코 로지스틱스가 각각 출자하며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도 각각 10% 출자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홍 부사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 코스코 로지스틱스의 이사·대표이사로 활동했다. 합작사는 부산신항 배후물류단지를 기반으로 내륙과 해상운송, 항만물류와 3PL사업, 창고업등 종합물류사업을 단행했다. 특히 월 100만건 이상의 신규 택배 물량을 담당하며 한국·중국·일본의 3국간 국제물류를 활성화시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했다.
홍 부사장은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이 2016년 계열분리를 단행하며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해외법인지사 물류담당 상무로 입사하는 도전이었다. 젊은 시절 맡아온 전략·기획 실무에 대한 열망이 컸다는 후문이다. 그는 2010년부터 정 회장과 해외 유통망을 공유하며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사장은 해외 권역을 재수립하는 데 기여했다. 블록화·지역화를 목표로 전 세계를 미주와 동남아시아, 유럽, 독립국가연합, 중동·북아프리카, 일본 등 6개 권역으로 나눴다. 아울러 권역 내에서 해외 법인·지사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 'NEST 제도'를 시행했다. 이에 홍 부사장은 지난해 지원부문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첫 영업부 발령…계획 아닌 행동파로 '변신'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사업 목표를 달성하자.' 30년 넘도록 전략·기획 업무만 맡은 홍 부사장이 올 1월 영업부문장으로 이동하며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영업부를 처음 경험하는 만큼 영업 목표 달성에 대한 열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홍 부사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장악력이 영업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정 회장의 판단이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홍 부사장을 영업부로 옮겨 해외 시장의 발을 넓히며, 선진국 중심의 보호무역기조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홍 부사장은 아직 업무 숙지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주력 사업인 철강과 승용부품, 상용에너지, 기계인프라, 석유화학 등 다방면의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며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우 전쟁과 이-팔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상사업의 주요 리스크인 외환·신용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에도 참석한다. 최근 현대코퍼레이션이 사업을 친환경 에너지, 폐자원 리사이클링, 로보틱스 등으로 확대한 만큼 범위가 넓어진 사업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홍 부사장은 이날 "불확실성이 큰 대외 환경일수록 트레이딩 영업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신사업을 검토 중이며,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중 범현대가와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업종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LG그룹 인사 풍향계]LG엔솔, 임원 승진 역대 최소…김동명 대표, '유임 성공'
- [Red & Blue]재무지표로 '위기설' 반박한 롯데케미칼, 저점 매수 기회될까
- [SK그룹 인사 풍향계]최창원 체제 첫 정기인사, '위기 속 혁신' 이뤄낼까
- [더벨 경영전략 포럼 2024]"관세보복 첫 표적은 삼성 진출한 베트남 유력…리스크 재점검 필요"
- [SK 이사회 2.0 진화]'정기 이사회' 12월로 앞당긴다…첫 키워드는 '속도'
- LX그룹 4세 경영 본격화....구형모 사장 승진
- '해외통' 대표 맞은 코오롱인더, 글로벌 고객사 확보 '총력'
- LX인터, 윤춘성 대표 연임…인사 키워드 '풍부한 경험'
- [2024 이사회 평가]TCC스틸, '평균 3점' 못 넘는 이사회 경영
- [2024 이사회 평가]제일기획, 내부 피드백 활발…다양성 부족 '아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