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향은 태어나서 자란 곳이자 마음속 깊이 간직한 정든 곳이다. 시간이 훌쩍 흐른 뒤에 찾아가도 마음이 편하다. 과거와 추억이 오롯이 담긴 공간이라 그렇다.기업에게도 처음 본사 건물을 지었던 곳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 장소가 사업의 기반을 닦아나가는 토대이기 때문에 수많은 고민을 거친다. 사옥을 새로 짓거나 이전할 때마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도 한다.
카지노와 호텔 사업을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그룹의 고향은 장충동이다. 1986년 본사 사옥과 면세점을 신축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와 쇼핑하고 숙박시설을 찾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장충동에서 시작한 파라다이스그룹은 어느덧 인천, 부산, 제주도까지 영역을 넓혀 관광사업을 키워나갔다. 외형을 확장해 올해 대기업 집단에도 입성했지만 그룹의 숙원 사업은 다시 장충동으로 돌아갔다.
본사가 있었던 그 부지에 초호화 호텔을 짓는다. 적은 객실 수로 VVIP들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다. 2016년 호텔 건축 허가를 받았고 2022년엔 본사를 옮겼다. 장충동 일대 건물을 사들이면서 계획을 세워나갔다.
왜 다른 곳도 아닌 장충동일까에 대한 질문은 어쩌면 파라다이스가 가장 잘 아는 곳이면서 추억이 담긴 곳이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중심지인데다 남산 자락을 즐길 수 있어 이미 여러 특급호텔이 들어서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족발 골목과 태극당도 장충동이다.
파라다이스도 고향 장충동에 지금까지 쌓아온 관광산업 노하우를 담아 멋스러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호텔 건립을 앞두고 장충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파라다이스 아트 랩 페스티벌, 장충' 페스티벌을 열어 장충동을 지나가는 누구라도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진짜 본사로 운영했었던 건물을 전시관으로 구성했다. 사실 방문 전엔 긴가민가했지만 직접 가서 보니 장충동이라는 공간의 매력이 느껴졌다.
건물 외벽에 장충동 역사가 담긴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가 보였고 큐알코드를 찍으면 AR(증강현실) 기술로 장충동 골목 곳곳에 귀여운 캐릭터가 튀어나왔다. 전시관 뒤로 호텔이 들어설 예정인 부지도 보였다.
왜 장충동인지, 들어가는 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만 의문을 가졌었는데 그 장소를 직접 보니 우리는 원래 여기 있었다고 말하는 듯 했다. 둥지를 틀었던 장충동에서 다시 신사업을 그리고 있는 파라다이스의 특급호텔이 지어질 그 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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