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한국앤컴퍼니]지배구조 리스크 해소…힘 받는 미래비전⑤경영권 분쟁 완승…일부 여진 리더십·역량으로 돌파 시사
고설봉 기자공개 2024-09-24 07:24:5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조희원 씨 등 형제들을 특수관계인에서 해제했다. 확실하게 조 회장의 독자 경영체제가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된다.다만 지배구조 관련해선 일부 리스크가 남았다. 조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반대해온 형제들이 다양한 연합을 통해 조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조 회장이 잔존하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어떻게 해소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조 회장은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영에 전념하며 다양한 미래비전을 제시하면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리더십과 역량을 스스로 입증해 견고한 경영체제를 구축해 한층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분쟁서 완승 거둔 조현범 회장
조 회장과 형제들간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결됐다. 조 회장은 2022년 형제들과 벌였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이어 지난해 8월 대법원이 조 회장에게 주식을 넘긴 조양래 명예회장의 건강에도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경영권을 한층 공고하게 다졌다.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한 조 회장은 여전히 공식석상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여러 메시지를 통해 투자자와 내부 임직원, 외부의 거래처 등에 한국앤컴퍼니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사태 수습의 길을 모색 중이다.
조 회장이 가장 먼저 꺼내든 메시지는 대규모 투자였다. 특히 글로벌 자동차 타이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공장 증설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간접적으로 제시했다. 본업 경쟁력을 높여 지속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래 비전의 중심축은 한국타이어앤테크롤로지였다. 7589억원을 투자해 2027년까지 유럽 헝가리 공장에 트럭·버스용 타이어(TBR) 생산 라인을 증설할 계획을 밝혔다. 또 미국 테네시 공장도 2026년까지 약 2조1500억원을 투자해 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 생산을 늘릴 구상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세계 5위 타이어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다른 한 축은 종합자동차부품사로의 도약이다. 한온시스템 인수를 핵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호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앞서 조 회장은 2014년 한온시스템 일부 지분 인수 당시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타이어 및 자동차용 열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밝혔다. 독자 경영체제를 굳건히 다지마자 사업 다각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일련의 경영복폭 확대 과정에서 조 회장에 대한 안팎에서의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효과도 본 것으로 평가된다. 형제들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이미지 훼손 등 리스크를 겪었지만 확고한 미래비전을 가지고 한국앤컴퍼니를 지속성장시킬 경영자란 이미지 부각으로 리스크를 상쇄해나가는 모습이다.
◇잔존하는 지배구조 리스크…정면돌파 핵심은 경영능력
올 6월말 기준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 4.41%를 가지고 있다. 또 효성그룹과 계열사 임직원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0.82%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우호지분은 총 47.24%로 추산된다.
반면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조희원 씨 등 형제들이 보유한 지분은29.54% 가량이다. 조 전 고문은 지분 18.93%를 가지고 있다. 조 씨의 보유 지분율은 10.61%다.
조 회장의 지분이 과반에 못 미치고 형제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리스크는 잔존한다. 조 회장과 그 우호지분과 형제들의 지분 합계는 76.78%다. 한국앤컴퍼니가 추산한 2023년 12월말 소액주주 지분율은 18.01%다. 이외 지분 약 5.21%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의 다양한 사례에서 비춰볼 때 일반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쪽이 지분 과반을 점하지 못할 경우 지속적으로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는 일이 종종 있다. 주로 주주총회 등에서 반대세력이 우군을 결집해 분쟁을 일으키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등을 선임해 이사회에 진입하려는 시도가 빈번하다.
이런 분쟁에 대응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쪽은 단일 최대주주란 이점과 현 경영진이란 프리미엄을 통해 응수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는 금호석유화학그룹이다. 단일 최대주주이면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매년 주주총회 마다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일으키는 경영권 분쟁으로 지배구조 리스크를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국민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 지지를 이끌어내며 매년 승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경영권을 행사하며 그룹을 이끈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기관들이 박 회장의 손을 들어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동안 박 회장이 경영자로서 보인 역량과 리더십에 대한 신뢰다. 박 회장은 안팎의 위기상황에도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을 매년 최고조로 유지하고 있다.
반면 경영권 분쟁을 시도하는 박 전 상무 측에서 제시하는 명분과 미래비전, 경영철학 등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을 흔드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현 경영진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며 주주들의 이익을 구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겪는 지배구조 리스크의 경우 금호석유화학그룹의 사례와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의 경영권 분쟁은 선대의 지분 증여 및 경영권 이양 등에 대한 형제들의 반발이었다. 선대 회장에서 후계로 승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의 잡음이다.
그러나 향후 벌어질 경영권 분쟁의 양상은 경영권을 이어받은 후계자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와 이를 기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편에 선 형제들이 다양한 대안 제시를 명분으로 경영권을 흔드는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 주주들에 있어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은 조 회장이 현재 제시한 미래비전의 성과와 그룹의 중장기 경영실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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