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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기로에 선 삼성증권 IB]'WM 명가'로 기운 무게추, '균형 잡힌' 성장 가능할까④IB 영업 드라이브, 초대형 IB 하우스 중 4위권…IB 명가 타이틀 위한 과제 '산적'

윤진현 기자공개 2024-09-26 13:45:52

[편집자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초대형 증권사, 삼성증권이 잦은 IB 헤드 손바뀜으로 안팎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이른바 전통 IB의 경우 헤드가 장기 집권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삼성증권 역시 신원정 부사장의 경우 10여년간 직을 맡았었다. 하지만 이후 헤드직에 오른 인력들은 최소 6개월, 최대 2년여만에 교체됐다. 결국 삼성증권은 정통 삼성맨인 이충훈 부사장을 기용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만큼 삼성증권 IB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벨이 삼성증권 IB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0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비즈니스 무게추가 균형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동안 WM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최근 IB 부문에도 힘을 싣고 있다.

비즈니스 재편 효과는 가시화하고 있다. IB 부문의 시장 점유율이 불과 2년여 만에 3%p 올랐다.

하지만 초대형 IB 하우스들과 견주어 보면 여전히 미진하다. IB 부문 실적이 초대형 IB 증권사(5곳) 중 4위권에 머물러 있다.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인한 발행어음 실탄 부재, 대기업 커버리지 확장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 이번엔 'IB 명가'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 전격 재편…IB 부문 성장세 확연

그간 IB 업계에서 삼성증권은 전통적인 WM 명가로 여겨졌다. 2000년 초반 선제적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WM 중심의 사업 모델로 전환했다. 시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이 전략은 최근에도 삼성증권이 WM 부문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도 위탁매매 부문의 시장점유율은 전년 말(10%)보다 소폭 높은 11.8%로 집계됐다. WM 수수료 수입이 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한 결과기도 하다.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다만 최근 삼성증권은 IB에도 힘을 싣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 IB 부문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5% 미만으로 유지된 점유율이 2023년 7.3%, 2024년 상반기 8.3%로 상승했다. 특히 올 2분기 구조화금융, IPO(상장주관), 인수금융 등의 실적을 바탕으로 963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WM 부문에 편중해 보수적으로 운영하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전통 IB 확장에 뛰어들었다. 대표이사부터 IB 부문 일원 모두가 IB 영업에 힘을 싣는 구조가 구축되면서 분위기 변화를 체감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신규 선임된 IB 헤드, 이충훈 IB1부문장 역시 전통IB 부문의 성장에 힘을 싣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전통 IB 부문의 성장을 통해 양 날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IB 업계 관계자는 "2000년 초반에 들어 삼성증권의 브랜드파워를 고루 살려 WM 부문을 키워보잔 방향성이 공유됐다"며 "특히 브로커리지보다도 WM에 힘을 싣는 방향성을 고수했다면 최근엔 IPO를 비롯한 전통 IB에 힘을 싣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출처: 삼성증권
◇대기업 커버리지 한계+발행어음 사업 아직

초대형 IB들과 견주어 보면 여전히 성장이 필요하단 분석도 공존한다. 올 상반기 기준 초대형 IB 5곳 중 4위권의 IB 수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4221억원), NH투자증권(3029억원), KB증권(2137억원)에 이어 삼성증권(1482억원), 미래에셋증권(135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사로서 대기업 커버리지 확장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발행어음 실탄 부재 등의 한계도 분명하다. 특히 초대형 IB 중 삼성증권이 유일하게 발행어음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이 초대형 IB로 지정된 건 지난 2017년 11월이다.

삼성증권을 제외한 초대형 IB 하우스 4곳은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 업무를 인가 받은 초대형 IB는 만기 1년 이내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단 사용처는 △기업 대출 어음매입 △발행시장 지분 투자 △A급 이하 회사채 △프로젝트파이낸싱 설립목적 SPC 지분·대출채권 등으로 제한된다. 조달자금을 투입할 투자처가 절반은 IB 사업에 투입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는 셈이다.

2017년 초대형IB 인가 당시,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되면서 '대주주 리스크'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배당사고 사태로 2년간 신사업 진출이 불가능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당시 시장상황과 회사 여건을 고려해 인가 신청을 철회했다. 이후론 인가 재신청을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상황이 달라졌단 분석도 나온다. 향후 발행어음 진출 가능성도 열려있단 의미다.

IB 업계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없는 증권사에 발행어음은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자, 특히 IB 운용 자금 확보 수단"이라며 "정통 IB 성장세를 주창한 삼성증권이 한계를 극복해 WM과 균형을 이룰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출처: 반기보고서,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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