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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어 줌인]시스템 통합 나아가 SW 라이선스 신사업 확대대기업 위주 벗어나 중견·중소기업 네트워크 구축

이종현 기자공개 2024-10-11 08:30:43

[편집자주]

티몬·위메프의 몰락으로 혼란을 겪는 이커머스 업계에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전문 기업 플래티어가 그 주인공이다. 플래티어는 제조·패션·식품·화장품 등 각 분야별 맞춤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오픈마켓에 대한 불신이 자사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플래티어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벨이 플래티어를 둘러싼 시장 동향과 미래 전략에 대해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래티어는 코로나19 수요 증가로 실적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단기적인 수요 증가인 데다 노동집약성이 높은 시스템통합(SI)성 사업을 위주로 수행하다 보니 매출 증가에 한계가 찾아왔다. 인력이 부족해 추가 사업 수주를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플래티어는 SI 사업 대신 자체 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신규사업에 눈을 돌렸다. 제품 개발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판매가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걸림돌이지만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덕에 투자 여력은 충분했다. 올해부터 결실을 맺으며 플래티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SI 사업으로 쌓은 노하우 집약한 '엑스투비'

플래티어가 신규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코스닥 상장 이후부터다. 상장 이듬해 연구개발을 위해 66억원을 투입한 이래 매출 대비 10% 수준의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플래티어가 보유한 특허 7건 중 5건이 2022년 이후 등록됐다. 기업 정체성을 SI 기업에서 탈피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는 인력이다. 플래티어의 2021년 상장 직후 직원수는 197명이었다. 이후 꾸준히 인력을 늘려오면서 지난 8월 기준에는 285명으로 크게 늘었다. 또 구성원 중 제품 개발·지원을 담당하는 이들은 전체의 10% 미만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30% 이상으로 확대됐다.

플래티어 SW 사업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자사몰 구축을 위한 솔루션 '엑스투비'와 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솔루션 '그루비'다. 지난해까지 엑스투비·그루비의 매출 합은 약 35억원으로, 플래티어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8% 남짓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엑스투비·그루비의 매출합은 약 45억원으로 뛰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로 급상승했다.

엑스투비는 플래티어가 그간 수행해 온 SI 사업의 결정체다. 플래티어는 커머스 기업이 상품을 등록·판매하는 과정에 요구되는 정보기술(IT) 기술 전반을 제공하며 기술을 축적했다. 매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벽돌을 쌓아 올리는 것은 비효율적이기에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한 전문 도구를 개발했고 그 결과물이 엑스투비다. 각각의 기능이 모듈 형태로 개발돼, 필요에 따라 API로 연결하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가 특징이다.

전문 도구를 활용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플래티어가 오래전부터 해온 방식이다. 업무 능률을 높이는 데는 일조했지만 새로운 수익 모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었다. 플래티어는 엑스투비를 제공하는 SW 사업자 역할만 하고, 실제 구축은 고객사나 제3자 기업이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플래티어는 지난해 10월 엑스투비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개발에 필요한 기술문서를 담은 '테크허브'를 개설하는 등 SW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플래티어가 엑스투비를 통해 겨냥하는 것은 중견·중소기업 시장이다. 플래티어의 SI 사업은 수십, 수백억원 이상을 투입해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이 주요 타깃이었다면 엑스투비는 수억원대 사업까지도 범위를 넓혔다.


◇데이터 기반 경영 돕는 '그루비'

초기 이커머스는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기 제품을 상단에 노출시키거나, 고객마다의 취향을 분석해 상품 추천을 달리하거나, 자주 방문하는 고객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등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고객관계관리(CRM), 고객데이터플랫폼(CDP) 등으로 분류되는 여러 마케팅 솔루션이 이용되고 있다.

플래티어의 그루비도 이런 유형의 제품이다. 개인화 마케팅과 상품 추천, 온·오프사이트 마케팅, 데이터 분석·모니터링, 데이터 수집 등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만 제공된다.

그루비와 유사한 유형의 마케팅 솔루션은 어도비 등 글로벌 기업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도입하기에는 가격대가 지나치게 높은 데다 국내 커머스 환경에 최적화돼 있지 않아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 플래티어의 분석이다. 최근에는 '챗GPT'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제품 경쟁력을 키우는 중이다.

이와 함께 2020년 합병한 모우소프트의 데브옵스(DevOps) 사업도 강화하는 중이다. '지라(Jira)', '컨플루언스' 등 데브옵스를 위한 해외 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해 보다 쉬운 개발·운영 환경을 구축하도록 돕고 있다.

이상훈 플래티어 대표는 "엑스투비·그루비의 매출이 많이 올랐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SI 사업과 SW 사업의 매출이 1대 1 비중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면서 "제품 경량화나 클라우드 버전 출시 등 매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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