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어 줌인]오픈마켓 위기 속 'D2C 플랫폼' 급부상'남은 못 믿겠다' 자사몰 관심 갖는 이커머스 업계 분위기 반영
이종현 기자공개 2024-10-10 07:52:54
[편집자주]
티몬·위메프의 몰락으로 혼란을 겪는 이커머스 업계에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디지털 플랫폼 전문 기업 플래티어가 그 주인공이다. 플래티어는 제조·패션·식품·화장품 등 각 분야별 맞춤형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오픈마켓에 대한 불신이 자사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플래티어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벨이 플래티어를 둘러싼 시장 동향과 미래 전략에 대해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14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커머스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오픈마켓 시장이 커지면서 오픈마켓 관련 채널을 통한 제품 판매를 늘려온 업체들이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비슷한 일을 언제든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제조 기업과 이커머스 기업 양측 모두 고심에 빠졌다.자연스럽게 오픈마켓 플랫폼에 집중됐던 투자 방식은 기업들의 소비자 직거래(D2C), '자사몰'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남은 못 믿겠다' 정서가 반영된 셈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 플래티어는 자체 판매채널 확보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요즘 시장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19년 업력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
플래티어는 국민대 정보관리학과를 졸업해 현대정보기술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상훈 대표가 2005년 설립한 기업이다. 전자상거래 활동을 위한 쇼핑몰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등 플랫폼을 맞춤형으로 제작해 주는 것을 핵심 사업으로 삼는다. 2020년 소프트웨어(SW) 기업 모우소프트와 합병하면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고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에 특화돼 있는 기업으로 관련된 기술 전반을 보유했다.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는 고객관계관리(CRM)나 SW 개발과 운영을 통합하는 데브옵스(DevOps) 등 제품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제품 고도화를 위한 인공지능(AI) 도입도 추진하는 중이다.
롯데쇼핑의 '롯데온'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등의 플랫폼이 플래티어의 작업물이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 한국타이어, CJ올리브영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플래티어와 협력하고 있다. 단순한 웹사이트·앱 프론트엔드 개발이 아니라, 기업 커머스 활동 전반을 책임질 플랫폼의 구축이다 보니 플래티어와 같은 전문 기업이 두각을 드러내게 된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면서 사업도 성장에 탄력이 붙었다. 플래티어는 2019년 매출액 237억원에서 2020년 393억원으로 66.1%의 매출 증가를 이뤘다. 여세를 몰아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플래티어는 2022년는 설립 이래 최대 매출인 49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성장세는 주춤했다. 지난해 플래티어의 매출액은 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는 등 부침이 있는 편이다. 팬데믹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돌입한 영향이다.

◇'티메프 사태' 반사이익, D2C 관심 급증
대외 환경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플래티어는 티몬·위메프 사태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기준 국내 6·7위에 해당하는 티몬과 위메프가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서 오픈마켓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판매자들의 대안 찾기가 본격화한 덕분이다.
그동안 온라인을 통해 물품을 판매하는 기업 상당수는 자체 플랫폼에 대한 투자 대신 오픈마켓 플랫폼을 선택해 왔다. 오픈마켓 플랫폼의 판매자(셀러)로 입점하는 것이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보다 비용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대기업이나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면 판매를 오픈마켓 플랫폼에 맡겨왔다.
하지만 최근 D2C를 위한 '자사몰'을 운영코자 하는 기업들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느린 판매금 정산과 판매 수수료가 높은 오픈마켓에 대한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D2C 플랫폼 '삼성닷컴'이 대표적이다. 애플과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 중 상당수는 D2C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대부분의 국내 D2C 플랫폼 기업은 템플릿을 통해 쉽고 빠르게 웹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특화돼 있다. 수백만원으로도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반면 플래티어는 정형화되지 않은 맞춤형 플랫폼 제작에 강점을 지닌다. 단일 계약 규모는 적게 잡아도 20억원 상당이다. 현대자동차의 인증중고차 플랫폼 구축 사업은 약 122억원에 달했다. 이와 같은 대기업 레퍼런스는 플래티어의 가장 큰 강점이다.
D2C 플랫폼 수요 증가와 별개로, 플랫폼 기업들의 차별화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티몬·위메프를 시작으로 여러 플랫폼이 무너지면서 이커머스 점유율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이용자 확보를 위한 차별화가 요구되면서 주춤했던 플랫폼 고도화 사업도 재개될 전망이다.
이상훈 플래티어 대표는 "티몬·위메프 사태도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커머스 위기론이 나오곤 하는데, 오픈마켓 위기론이 아닐까 싶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경험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침투했기 때문에 이커머스 시장 자체가 축소되기는 힘들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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