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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제노포커스, 경영권 매각 타진 주가 흐름 '안갯속'CB 상환용 자회사 지분 처분, 실탄 확보 목적 자금 유치 지속

이우찬 기자공개 2024-10-24 08:00:4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3: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코스닥 상장사 제노포커스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주가 부진 속에 전환사채(CB) 상환을 위해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며 급한 불을 껐는데요.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비롯해 경영권 매각 등의 실타래를 풀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제노포커스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14%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9% 빠진 점을 고려하면 지수보다 조금 더 떨어진 셈입니다. 지난 14일 종가(3175원)는 52주 최저가인 2800원에 근접한 가격입니다.

1년 전인 지난해 10월13일 종가는 3365원이었습니다. 52주 최고가인 5270원과 비교하면 지금 주가는 최고가 대비 40% 떨어졌습니다. 3년 전이었던 2021년 10월13일 종가는 6360원이었습니다.

주가 하락 탓에 기업 덩치도 작아졌습니다. 올 해 첫 거래일 시가총액은 약 930억원이었습니다. 상반기 시총은 1000억원을 밑도는 모습이었습니다. 한때 2000억원을 웃돌며 작지 않은 몸집을 자랑했는데요. 1000억원부터 회복하면서 반등을 노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하반기에는 시총 20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하림과 롯데가 제노포커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언론 기사가 나온 시점입니다. 제노포커스는 복수 기업이 인수를 검토할 만큼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평가되는 것은 분명해 보이네요.

◇Industry & Event

제노포커스는 2000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스핀오프 방식으로 설립돼 2015년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입니다. 효소·발효제품에 특화된 연구 기업인데요. 미생물 유래 단백질을 활용한 소재, 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제노포커스가 맞춤 효소와 생산 균주 등을 개발하고 자회사 지에프퍼멘텍은 합성 생물학을 이용한 발효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소재를 생산합니다. 식품과 화장품 원료로 납품되죠. 또 다른 자회사 바이옴로직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을 개발합니다.

최근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시는 자회사 지분 매각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지난 2일 지에프퍼멘텍 지분 일부를 192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시였습니다. 인수자는 노틱글로우홀딩스입니다. 지분 100%의 지에프퍼멘텍 기업가치는 460억원가량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지분 양도 후 제노포커스의 지에프퍼멘텍 보유 지분은 41.4%로 줍니다.

4회차 CB 풋옵션 청구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로 꺼낸 게 자회사 지분 매각이었습니다. CB 투자자는 지난달 137억원 물량에 관해 사채권 풋옵션을 행사했었는데요. 조기상환일이 10월6일이었습니다.

CB 상환을 위한 고육지책 성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6월 말 현금성자산은 17억원이었습니다. 차입금(243억원)에서 현금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225억원에 달했습니다.

지에프퍼멘텍은 의약품,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원료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해 연간 1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지분 일부 매각에는 풋옵션인 달려 있는데요. 3년 안에 IPO를 완료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틱글로우홀딩스는 지에프퍼멘텍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제노포커스에게 매도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제노포커스 자체의 경영권 매각의 경우 수면 아래 있는 이슈인데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제노포커스는 하림과 롯데가 인수를 추진한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국내 식품기업, 제약기업 등이 물밑에서 제노포커스와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arket View

지난 5월28일 아이브이리서치에서 제노포커스를 다룬 리포트가 나왔습니다. 올해 매출성장률을 50%로 예측한 점이 눈에 띕니다. 산업용 특수 효소와 바이오 헬스케어 소재 모두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산업용에서 쓰이는 'Catalase'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식각 공정에서 나오는 과산화수소를 정제하기 위해 사용되죠. 'Catalase'는 반도체 산업에 훈풍이 불면서 매출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리포트는 또 "모유 내 주요 면역증강물질인 GOS(Galacto-oligosaccharide)의 제조 효소 'Lactase'의 경우 2023년 유럽 D사와 7년 간 400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공급을 시작했다"며 "2024년부터 온기 반영돼 매출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고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주요 제품의 매출 증가 포인트가 있다는 분석인데요. 이너뷰티소재인 'CTP(Collagen Tripeptide)'는 국내 주요 건강기능식품 회사인 뉴트리에 납품이 시작돼 올해 매출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리포트는 "세라마이드 전구체로 사용되는 물질인 'Phytosphingosine (NPY)'는 2023년 고객사 회사 매각 이슈로 납품이 일부 중단됐다가 정상화됐다"며 "올해는 'Phytosphingosine' 매출만 100억원을 상회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s

제노포커스 키맨은 최대주주인 창업자 반재구 이사회의장이 먼저 꼽힙니다. 6월 말 기준 지분율 23.2%입니다. 1958년생의 반 의장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슈퍼박테리아제어 센터장, 산업단백질개발센터장을 지냈습니다. 반 의장은 제노포커스 CTO이자 종속기업 바이옴로직 대표이기도 합니다.

김의중 대표도 키맨입니다. 제노포커스 지분 9.5%를 쥐고 있는 2대 주주입니다. 자회사 지에프퍼멘텍 대표 출신으로 숭실대 의생명시스템학부 겸임교수 이력도 있습니다.

더벨은 지난 14일 제노포커스 IR 쪽에 연락해 반 의장과 김 대표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다만 IR 담당자는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전해왔습니다. CB 상환과 자회사 지분 매각을 비롯해 자금 추가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상황이라 언론 인터뷰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IR 관계자는 4회차 CB 잔액에 관해서는 "재무적투자자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며 "지난해보다 매출이 증가할 수 있도록 신규 매출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itamin K2'에 대한 기대감이 눈에 띕니다. 'Vitamin K2'는 올해 3월 국내 건기식 공전에 원료로 등재됐는데요. 국내서 건기식 원료로 공식 인정을 받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골다공증 예방과 개선에 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제노포커스가 세계에서 3번째로 화학합성이 아닌 자연 발효 정제 공법으로 양산에 성공했는데요. 미국, 유럽, 동남아 수출은 진행 중이었고 이번에 국내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매각에 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기는 합니다. IR 관계자는 "전략적투자자, 재무적투자자 유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자금 확보를 추진하는 것은 맞다"고 답했습니다. 지금까지도 복수 투자자 대상으로 실사와 협의를 이어오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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