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보틱스 리빌딩 전략]'외형 10% 성장' 로보티즈, 종합로봇기업 '성큼'액츄에이터 기반 성장세, 협동로봇·자율주행 '관건'
이우찬 기자공개 2024-11-29 08:48:42
[편집자주]
국내 로보틱스 업계가 실적 부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8개 로봇 상장사의 실적은 2021년 1조원을 넘기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성장세는 이듬해를 끝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지 조차 장담하기 힘든 국면이다. 반등의 서막일까. 트럼프의 재집권은 로봇산업에 훈풍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국내기업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벨이 로보틱스 업황 진단을 통해 각사의 리빌딩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티즈는 상장 로봇기업 18곳 가운데 외형이 증가한 8개 기업 중 한곳이다. 뉴로메카와 티로보틱스의 성장세 만큼은 아니지만 매출성장률 10%를 상회하며 독보적인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연평균 15%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외형 성장세를 유지했다.시장에선 로보티즈가 종합로봇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근 협동로봇 산업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는데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지 관건으로 꼽힌다. 대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자율주행로봇 사업 역시 내년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지 지켜봐야 한다.
◇2020년 이후 매출 우상향 지속, 액츄에이터 해외 매출 '견인'
로보티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2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22억원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외형을 14% 키웠고 손실을 절반이상 줄였다. 올해 2분기에는 분기 기준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부터 살펴보면 매년 외형 감소 없이 성장하고 있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액츄에이터 사업 덕분이다. 설립 4년 만인 2003년 액츄에이터를 개발해 사업을 본격화했다. 액츄에이터는 감속기, 모터, 센서, 제어기 등이 일체화된 제품이다. 로봇이 다양한 동작을 하는데 필요한 장치로 사람 관절과 같다. 전체 매출에서 액츄에이터 비중은 99%에 달하고 있다.
액츄에이터 매출 대부분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 통하는 기술인 셈이다. 3분기까지 매출의 70%가량이 해외에서 나왔다. 또 해외 매출 가운데 최대 로봇시장인 북미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일본·유럽에서도 매출은 고른 편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 초기 모델 로봇팔에 액츄에이터를 납품한 이력도 있다. 다만 지금은 테슬라의 부품 내재화 정책 영향으로 공급하지 않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열올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에서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협동로봇에는 보통 6개의 액츄에이터(6축)가 들어가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은 40~50개가 필요하다.
◇카카오 등 협업, 자율주행로봇 사업 '변곡점'
로보티즈는 향후 협동로봇과 자율주행로봇 사업에 힘주면서 액츄에이터 전문기업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협동로봇 시장에서 우선 자사 자율주행로봇에 연동해 사업 확장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로보티즈 자율주행로봇은 리조트를 비롯해 아파트 단지, 골프장, 호텔 등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협동로봇 가격 경쟁력 확보에 사업 성패가 달려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액츄에이터 제조 역량은 로보티즈 자신감의 기반이다. 액츄에이터는 로봇제품의 원가 비중 50%가량을 차지한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2000만~3000만원대의 협동로봇 제품 단가를 크게 낮춰 중국의 저가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가 경쟁력 이외에 기술 차별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의 협동로봇은 집게 형태의 그립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서 나아가 인간 수준의 미세한 손동작을 구현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기존 협동로봇이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있도록 산업용로봇보다 크기와 중량만 크게 축소시켰을 뿐 기능 면에서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로보티즈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김상배 교수팀과 손잡고 이른바 피지컬 AI를 고도화한 로봇 기술 개발에 나섰다. 피지컬 AI는 인간의 신체적 반응까지 염두한 기술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물건을 잡는데 실패한 로봇이 처음부터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물체를 꼬집거나 굴리는 등의 반응을 하는 것이다.
로보티즈는 MIT와 함께 개발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출시 예정인 협동로봇(오픈매니퓰레이터-Y)에 추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종합로봇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또 하나의 축으로 자율주행로봇 사업이 있다. 실내용 '집개미'와 실외용 '일개미' 로봇사업의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고 2대 주주인 LG전자와 제품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액츄에이터 기업에서 벗어나 종합로보틱스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내년을 그 변곡점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25년 자율주행로봇 사업의 경우 매출 비중이 20%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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