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한강 효과' 리디 투자사 컴퍼니케이 주가도 웃는다루미르·토모큐브, 4분기 기업공개 앞둬…2000억 펀드레이징 도전
이채원 기자공개 2024-10-21 09:24:0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5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최근 컴퍼니케이 주가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만해도 4000원대를 형성하던 컴퍼니케이 주가가 이달 들어 6000원대로 상승했는데요. 주가가 60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7월 15일 이후 약 3개월 만입니다.
지난 11일 컴퍼니케이는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659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상한가입니다. 10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들려오면서 국내 출판·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죠. 국내 전자책 1위 플랫폼 리디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따른 리디의 기업가치 재조명은 컴퍼니케이 주가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컴퍼니케이는 리디에 초기 투자를 단행한 대표 VC로 꼽힙니다. 리디와 같은 주요 포트폴리오사의 성장은 컴퍼니케이 기업가치 성장과 직결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상승세는 연일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14일 컴퍼니케이 주가는 전거래일인 11일과 같은 보합권에 머물렀고 15일 8.8% 떨어지면서 6010원에 마감했습니다. 연초 9000원까지 올랐던 컴퍼니케이 주가는 하반기 추가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을까요.
◇Industry & Event
스타트업에 호재가 생기면 벤처캐피탈(VC)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생깁니다. 다수 VC는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해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삼습니다. 보유 포트폴리오사의 사업성이 시장에 부각되고 스타트업이 기업가치를 올릴수록 VC가 회수할 수 있는 금액도 불어나죠.
컴퍼니케이 역시 보유 포트폴리오사에 호재가 있을 때 주가가 오르곤 했습니다. 연초에는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음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요. 컴퍼니케이는 업스테이지에 1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1월 4일 컴퍼니케이 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17.37% 오른 8310원에 마감했습니다. 이날은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LLM(거대 언어 모델) 'SOLAR(솔라)'가 세계 개방형 AI의 성능을 겨루는 허깅페이스의 성능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렸죠.
2월 29일에는 컴퍼니케이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하루에만 29.89% 올라 943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업스테이지 등 AI 개발사를 만나 메타 기술방향을 설명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업스테이지를 투자한 상장 VC들의 주가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같은 날 업스테이지 투자 VC 중 한 곳인 스톤브릿지벤처스도 29.86% 급등한 5740원에 장을 닫았습니다.
이후 컴퍼니케이 주가는 힘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4000원대 까지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8월 초에는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돼 국내 증시가 급락한 이슈가 있었습니다. 이는 회수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낳았죠.
이달 들어 컴퍼니케이 주가는 6000원대를 회복했습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포트폴리오사인 리디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리디는 최근 나흘간(11~14일) 한강 작가의 전자책 판매량이 1000배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Market View
컴퍼니케이와 관련한 증권사 리포트는 아쉽게도 2021년에 나온 것이 마지막입니다. 당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펀드레이징을 단행한 컴퍼니케이가 관리보수 등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해 수년간 이익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운용자산(AUM) 확대 및 자본 확충에 따른 펀드 출자 비중 확대, 포트폴리오 내 우량 종목 상장에 따라 지분법 이익이 늘어나고 고유계정 투자 부문도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증권사에서 VC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흔하지 않습니다. 지난 3월 미래에셋벤처투자에 대한 보고서를 내며 벤처캐피탈 업계 연구를 한 증권사 연구원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VC 상장사의 주가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엑시트해 성과를 냈을 때다”라며 “투자 기업에 호재가 있을 때도 VC 상장사의 주가가 오르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컴퍼니케이는 4분기 다수 포트폴리오사 회수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컴퍼니케이 스타트업 윈윈펀드’, ‘컴퍼니케이 챌린지펀드’,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애그로씨드투자조합’ 만기가 다가오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회수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컴퍼니케이는 이들 펀드로 카버코리아, 리디, 직방, 와이브레인, 샌드박스네트워크 이그니스,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멕아이씨에스, 파두, 안트로젠, 고바이오랩 등 유망 기업을 다수 발굴해 냈죠.
향후 대규모 펀드레이징을 통해 운용자산 확대에 나선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컴퍼니케이는 내년까지 2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지난달 KDB산업은행의 AI 관련 초기기업 육성을 위한 ‘AI 코리아 펀드’ 소형 분야 위탁운용사(GP)에 최종 선정되면서 펀드레이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최 연구원은 테마성에 그칠 수 있는 투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VC가 투자한 기업의 가치, 호재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로 커졌는지, 거기서 나올 수 있는 수익이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에 나서야할 것”이라며 “단순 테마성에 그치는 소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컴퍼니케이는 주가와 관련해 어떤 전망을 하고 있을까요. 조선희 컴퍼니케이파트너스 관리본부 부사장에게 향후 주가 기대요인을 물었습니다. 관리총괄을 맡고 있는 조 부사장은 2013년부터 약 10년 동안 컴퍼니케이에 몸담았습니다. 2019년 5월 컴퍼니케이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데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죠.
조 부사장은 “4분기는 수확의 계절이 될 것 같다”며 “특히 하반기 IPO에 나서는 루미르와 토모큐브 회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구관측 전파센서(SAR) 위성 개발 전문기업 루미르는 지난 10~11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해 130.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루미르는 초소형 영상레이더 위성 ‘루미르X’로 0.3m의 초고해상도 지구관측 영상 및 정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SAR은 주야간 및 전천후 지구관측이 가능하고 지표 형상 및 고도, 변위, 매질 정보 탐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토모큐브는 이달 수요예측에 나섭니다. 토모큐브는 2015년 설립된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을 활용한 이미징 장비 및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기업입니다. 지난해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A, A등급을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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