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키움증권, 사모 영구채 트랙레코드 '착착'한화솔루션·롯데지주 등 그룹사 커버리지 '확대'…2022년 아시아나항공 이후 '2년만'
권순철 기자공개 2024-10-21 07:04:0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증권이 사모 신종자본증권 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본래부터 커버리지 부서에서 역점을 두고 진행하던 비즈니스였지만 한화솔루션, 롯데지주 등 대기업 그룹 계열사들의 사모 영구채까지 인수하면서 시장 내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특히 자기자본(PI) 운용 한도가 여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적지 않은 자본을 투입한 것은 그만큼 그룹사들과의 스킨십 확대에 총력을 다했음을 드러낸다. 이를 방증하듯 이 하우스는 최근 롯데, 한화 등 그룹사 회사채 발행 주관도 늘려가고 있다.
◇대기업 그룹사 사모 영구채 인수 '확대'…한화솔루션·롯데지주 주관 '성과'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이달 초 롯데지주의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도왔다. 연초 발행 당시에는 주관사로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총 발행액 1500억원 가운데 400억원을 자기자본(PI)으로 인수했다. 이외에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이 물량을 소화했다.
키움증권의 존재가 눈에 띄는 이유는 그동안 주요 비금융 대기업들의 사모 영구채 딜에서 이 하우스를 보기 어려웠다는 사실에 있다. 키움증권이 가장 최근에 성사시킨 대기업 그룹사 딜은 2022년 아시아나항공 사모 영구채로, 당시 전체 발행규모(1750억원) 가운데 5%인 80억원을 책임졌다.
다만 올해에는 참여 딜 수와 PI 활용도에서 대담한 면모들이 관측되고 있다. 이 하우스는 롯데지주 이전에 한화솔루션의 7000억원 사모 영구채 딜에서 케이더블유오엔제일차 SPC를 통해 800억원을 인수했다. 롯데지주 물량 인수 규모도 한국투자증권(500억원) 다음으로 많았는데 모두 PI를 쓴 결과다.
키움증권이 인수한 해당 물량들은 일정 기간 보유 계정에 남아있을 전망이다. 다만 연말까지 대기업 사모 영구채 딜에 자본을 추가적으로 투입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연간 운용 한도 총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적지 않은 비중의 돈을 써서 담았기 때문에 여유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여전사 사모 영구채 딜은 자주 하는 걸로 안다"면서 "그룹사 딜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요새 북을 활용해 들어오는 케이스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이 적지 않은 자본을 투입해 그룹사 사모 영구채를 인수하는 것은 그만큼 이들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 총력을 다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 하우스는 대기업 그룹사와의 접점 확대를 위해 사모 영구채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채(SB) 커버리지도 함께 늘리고 있다.
특히 올해 키움증권의 회사채 주관 규모가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뚫은 와중에 그 면면도 들여다 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 그룹만 보더라도 2021년까지 연간 주관 규모가 20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이 수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한화 그룹 회사채도 취급한 적이 거의 없지만 지난 5월 한화에너지 주관사로 낙점되는 성과를 냈다.
키움증권은 실제로 회사채 주관 인연을 바탕으로 IPO 등 딜까지 소싱하는 프로세스를 다수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그룹사 딜이 LS로 이 하우스는 2022년부터 LS 계열사 회사채 주관을 대폭 늘렸다. 이를 계기로 LS머트리얼즈, LS EV 코리아 등 계열사 상장 주관사로도 선임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물론 그룹사 사모 영구채 주관의 경우 회사와의 관계보다 보유 자본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척도다. 이와 함께 연간 자본 운용 한도를 감안하면 향후 그룹사 사모 영구채 인수 비중을 급격히 늘리긴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꾸준한 컨택이 유지되면서 그룹사들과의 신뢰 관계도 두터워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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