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신영증권 IPO '달라진 위상', 수수료 경쟁력 '두각'연간 최대 주관수수료 경신 '임박'…리그테이블 톱10 안착, 중소형사 '아성' 구축
권순철 기자공개 2024-10-23 13:08:3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1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증권의 기업공개(IPO) 비즈니스가 올해 달라진 위상을 입증했다. 상장 주관을 맡은 회사 모두 공모 흥행이 기대되는 가운데 수수료 경쟁력도 끌어올려 곳간을 비축했다. 여기에 에어레인까지 선방한다면 연간 최대 주관수수료를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지난 몇 년 동안 알짜 중소형 IPO 트랙레코드를 쌓아오면서 발행사들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영향력 있는 플레이어로 거듭난 결과다. 이를 잘 보여주듯 최근에는 '조단위' 대어로 평가받는 대한조선 상장 주관사단으로도 발탁되며 매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수료 경쟁력 '두각'…연간 최대 주관수수료 경신 '임박'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레인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기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6000~1만8500원으로 기관과의 일대일 미팅에서 감지된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에어레인의 상장 주관사는 신영증권이 맡았다.
에어레인이 공모가를 상단에 확정하는 경우 신영증권은 연간 최대 주관수수료 수입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신영스팩10호를 포함해 엠83, 제닉스, 한켐을 상장시키면서 수취한 수수료는 약 43억원이다. 여기에 에어레인의 확정 공모가가 1만8500원일 시 수수료 수입은 10억2897만원으로 예상된다.
이전까지 이 하우스가 가장 많은 수수료를 거둔 시기는 2022년으로 당시 57억원을 거머쥐었다. 에어레인이 흥행해도 총수입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신영증권은 연초 삐아의 스팩 합병 상장을 마무리한 바 있다. 여기서 거둔 인수 및 상장수수료, 합병자문수수료 약 4억원을 더하면 2년 전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수수료 톱10도 무난하게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현재까지 단 3곳의 기업만을 상장시켰음에도 신영증권은 8위를 마크하고 있다. 스팩 3개를 포함해 7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한 하나증권(9위)보다 높으며 에어레인의 공모 흥행에 따라 대신증권(6위), 신한투자증권(7위)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신영증권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연간 3~4개의 기업만을 상장시키는 증권사임을 고려하면 IPO 건당 보장받는 액수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다르게 말하면 자기자본 1조원대의 중소형사임에도 IPO 주관 업무에 있어서는 대형사급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협상 테이블 '경쟁력' 본격 발휘…연내 2~3곳 예심청구 계획
신영증권은 수임하는 IPO 건당 4%의 수수료율을 유지하며 최소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사들은 인력 문제로 매년 상장시킬 수 있는 기업들의 수가 극히 한정돼 있다"면서 "여기서 수익을 내려면 수수료율을 4%선에서는 맞춰야 수지타산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부터 건당 4% 수수료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9년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캐리의 상장 주관을 맡았을 당시 기본수수료율은 3%였다. 2018년 인수 금액이 최근과 비슷한 200억원이 넘는 나우IB, 우진아이엔에스의 상장을 주관할 때도 3% 가량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양상은 시간을 앞으로 돌릴수록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근래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보장받는 것은 그만큼 이슈어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2019년 이전에는 200억원이 넘는 지분을 인수해도 수수료가 1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건당 1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공모 흥행도 연거푸 이끌어내면서 성과수수료를 받는 빈도도 늘어났다.
신영증권의 영향력 증대는 여러 이벤트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조단위 밸류에이션이 거론되는 대한조선의 상장 주관사단에도 포함되면서 다시금 달라진 위상을 입증했다. 신영증권이 빅딜 주관을 맡았던 시기는 2016년 두산밥캣의 공동 주관이 마지막이다.
올해 IPO 농사를 거의 마무리한 신영증권은 내년 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난 18일에는 반도체 소재 기업인 엘케이켐의 코스닥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외에도 2~3곳의 기업을 연말까지 추가로 청구해 내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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