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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바꾸는 엔씨소프트]수익성 억누르던 '개발비 부담' 덜어낸다인건비 감축 가능성 확대, 외부자금 조달 길도 열려

황선중 기자공개 2024-10-25 16:39:17

[편집자주]

엔씨소프트 '체질개선'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모든 게임 개발 조직을 본사에 두고 있는 오랜 구조부터 개편하는 모습이다. 신작 게임을 개발하는 일부 조직을 물적분할하며 새로운 변화의 길을 개척하려는 모습이다. 더벨은 엔씨소프트 체질개선 전략의 배경과 기대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신작 개발팀 물적분할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 중 하나는 게임 개발비 리스크 완화다.

통상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상당한 재무적 리스크가 발생한다. 게임을 완성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매출 없이 개발자 인건비(개발비)만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설령 게임을 우여곡절 끝에 완성해도 흥행에 실패하면 개발비 회수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나아가 막대한 적자와 부채까지 남긴다.

여러 게임을 본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는 엔씨소프트 역시 개발비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그동안은 <리니지M> 같은 기존 게임들이 폭발적인 성과를 기록한 덕분에 개발비 부담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존 게임들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개발비 부담이 회사의 수익성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엔씨소프트 매출에서 전체 인건비(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가 차지하는 비중 변화는 상징적이다.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인건비 비중은 21.8%(5044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무려 51.9%(3986억원)까지 커졌다. 3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감소한 반면 고정비 성격이 강한 인건비는 좀처럼 줄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엔씨소프트는 현재 신작 개발에 대해 긴장도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혹여나 내년 선보이는 신작이 실패라도 하면 수익성이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다시 신작을 개발하기 위해 최소 수백억원대 개발비를 재차 투입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렇다고 미래 성장동력인 신작을 개발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신작 개발 자회사, 모회사 '개발비 부담' 완화하나

이때 신작 개발팀에 대한 물적분할을 단행하면 엔씨소프트가 느끼는 개발비 부담은 한층 가벼워질 수 있다. 일단 신작 개발팀이 자회사로 분리되면 그때부터는 엔씨소프트와는 별개인 독립적인 법인으로 운영된다. 적어도 엔씨소프트 별도 재무제표에서는 막대한 신작 개발비가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신작 개발비를 지원하는 구조도 달라진다. 그동안은 엔씨소프트가 신작에 개발비를 직접 투입하는 형태였다. 신작이 실패하면 개발비 회수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엔씨소프트가 주주로서 자회사에 투자하거나 혹은 빌려주는 형태가 된다. 신작이 실패해도 개발비 회수 권리가 사라지진 않는 만큼 나중에라도 손실을 면할 수 있다.

물론 자회사가 폐업할 경우에는 손실 자체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자회사 폐업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경우 엔씨소프트 전체 인건비는 감소할 공산이 크다. 인건비는 늘리기는 쉬워도 줄이기 어려운 대표적인 고정비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높은 고정비 구조를 탈피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신작이 흥행 가능성을 보인다면 자회사가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상장을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길도 열린다. 외부 자금이 유입되면 굳이 엔씨소프트가 개발비를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최대주주인 엔씨소프트가 배당을 받는 형태로 필요에 따라 자회사에 쌓인 현금을 가져올 수도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자체적으로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새로운 투자자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면 최대주주인 김택진 대표 지배력(12%)이 과도하게 낮아질 우려가 있어서다. 하지만 물적분할로 설립하는 자회사의 경우 엔씨소프트가 100% 지분을 보유하는 만큼 지분 희석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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