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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CEO 연임 신호등]'정통 카드맨' 신한카드 문동권, 연임 승부수는 '비카드'①순이익·MS 모두 1위 수성...자동차금융·플랫폼 신사업으로 활로 모색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28 12:36:36

[편집자주]

연말 임기 만료를 맞는 카드사 수장들이 연임 시험대에 섰다. 이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카드사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공통의 과제를 갖고 있다. 누군가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각 카드사 CEO의 성과와 한계를 통해 연임 가능성과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07: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사진)가 취임 2년 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 시험대에 오른다. 신한카드 역사상 최초의 '정통 카드맨'으로 구성원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은 만큼 경영 안정성과 연속성 측면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금리가 지속되며 카드업계 경영환경이 악화된 와중에도 순이익과 시장점유율(MS) 1위를 수성하며 "역시 카드맨"이라는 신뢰를 키웠다.

'카드맨'이 올해 택한 전략은 비카드 부문을 강화다. 전통적인 카드자산뿐 아니라 자동차금융과 플랫폼 기반의 신사업을 확대해야 카드업황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전략이다.

2000년대 초반 옛 LG카드로 입사해 20년 넘게 업계에 몸담고 있는 문 대표는 카드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과 재무·전략·기획·영업 등 폭넓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들과 수십년간 동고동락해 온 만큼 카드업계 상황뿐 아니라 신한카드 내부의 애로사항도 기민하게 포착하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올 상반기 순이익 3787억원…전년 대비 24% 증가

문 대표는 키를 잡은 지난해부터 양적 성장을 이뤘다. 임기 첫 해인 2023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096억원을 기록했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순수한 영업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률도 직전 3.0%에서 3.8%로 개선됐다.

2년차를 맞은 올해에도 수익성 지표 개선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3049억원) 대비 24% 오른 3787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에서 신한카드 뒤를 바짝 쫓는 삼성카드(3616억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시장 점유율도 여전히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 신한카드 시장 점유율은 20%로 현대카드(19%)와 삼성카드(18%)를 앞서고 있다.

올 들어선 수익성 평가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이 반등에 성공했다. 2021년 1.8%였던 ROA는 문 대표 취임 전 1.5%까지 떨어졌다. 취임 첫 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 상반기 들어선 1.8% 수준으로 회복했다.

◇비카드 사업 확장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이처럼 신한카드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문 대표가 추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있다. 신한카드는 전통적인 카드자산뿐 아니라 자동차금융과 플랫폼 사업 등 비카드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리스 부문에서의 이익 성장이 두드러진다. 문 대표 취임 전인 2022년에는 10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취임 첫 해인 지난해에는 285억원으로 이익 전환했다. 올 6월에는 322억원으로 13% 증가했다.

올 초부터 추진해 온 플랫폼 기반의 신사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신한SOL페이와 신한마이카, 올댓 등 신한카드 플랫폼의 올 상반기 통합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1211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문 사장 취임 전보다 1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디지털 결제금액도 20% 증가한 2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용자 수 증가가 취급액 실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데이터 상품의 수익화도 계속 추진 중이다. 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신한카드는 최근 데이터 비즈니스 플랫폼 ‘데이터바다(DataBada)’를 오픈해 다양한 데이터 상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연임 가능성에 힘 싣는 조직 장악력

신한카드 안팎에선 문 대표의 연임을 점치고 있다. 최초의 카드사 출신 CEO라는 점 이외에도 실적으로 경영 성과를 증명한 만큼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문 대표의 비전을 완성시키기 위해 재신임에 나설 것이란 기대다. 비카드자산 중 자동차금융 취급 규모는 이미 카드업계 1위이지만 플랫폼 사업의 수익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지지가 그에겐 강점이다. 그간 금융지주계 카드사 대표로 온 이들이 은행에 몸담아 온 이들이 대부분이라 낙하산 불만이 거셌기 때문이다. 단순히 임원 단계에서 카드사에 발을 걸친 것만으로는 카드맨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이 업계에서 20년 넘게 카드사에서 전략과 기획, 재무와 영업을 두루 거친 문 대표를 향한 강력한 지지는 그의 연임 기반이 되고 있다.

수십 년을 조직원들과 호흡해온 만큼 소통에도 능하다는 평가다. 조직 내 스킨십에 특화된 그의 리더십은 특히 노사 협상에서 두드러졌다는 후문이다.

1968년생인 문 대표는 부산 성도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96년 옛 LG할부금융에 입사했다. 이후 LG할부금융이 옛 LG카드와 합병하면서 카드사에 몸담았다. 옛 LG카드가 신한금융그룹으로 편입된 뒤에는 신한카드 경영관리팀장과 전략기획팀 부장을 맡는 등 전략·기획 일선에서 활약했다.

이후 2017년에는 영남BU 본부장으로 발탁돼 일선 현장에서의 영업도 경험했다. 2018년부터는 본사로 돌아와 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신한카드 경영기획그룹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며 '저금리·저성장·저수익' 3중고 속에서 신한카드의 안정적인 재무성과를 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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