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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뉴 글로벌 동맹]현대차-GM, 달랐던 헤리티지가 '연결고리''픽업트럭·대형' 중심 GM, '중·소형 SUV·고급' 효자인 현대차

허인혜 기자공개 2024-10-29 08:20:43

[편집자주]

'동맹'은 협력이나 조력과는 또 다른 관계다. 서로의 목적과 이익이 담보돼야 성립한다. 특히 기업간의 동맹에서는 어느쪽도 열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 다시 말해 동맹 관계인 기업의 위치는 곧 '나'의 자리다.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기업들의 동맹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다. 정의선 시대 4년차를 맞은 현대차그룹은 GM과 토요타, 스코다, 구글 웨이모 등에 이르기까지 동맹의 대상을 넓혔다. 장르는 완성차와 친환경, 에너지, 미래차까지 확장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동맹 현황과 의미, 진행 중인 사업과 전망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116년간 기업을 운영해오며 변곡점마다 동맹 대상을 찾았다. 르노-닛산과 토요타, 상하이자동차까지 협력 리스트에 포함됐지만 현대차그룹은 그렇지 못했다. GM 등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의 이합집산을 무대 뒤에서 보며 대응책을 고민하던 기업이다.

때문에 현대차그룹과 GM의 포괄적 업무협약은 그만큼 현대차그룹이 GM에 필요한 파트너가 됐다는 의미다. 세월을 거치는 동안 판매량에서 오히려 GM을 뛰어넘은 현대차그룹의 위치도 전과 같지 않다. GM도 현대차그룹에 득을 내놓아야 한다.

서로를 선택하게 한 배경으로는 '상호보완성'이 꼽힌다. 협력의 첫 번째 과제로 낙점한 신차 및 엔진 공동 개발과 생산에도 서로의 상호보완성이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픽업트럭·대형' 헤리티지의 GM

GM 미국 본사는 홈페이지에 GM의 헤리티지를 브랜드별로 소개하고 있다. 헤리티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장치로 올드카의 사진을 걸어뒀다. 초기 완성차 모델인 마차 형태부터 지금은 사라진 브랜드인 폰티악까지의 역사를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다.

이중 눈에 띄는 모델들이 픽업트럭이다. GM그룹의 효자 브랜드인 쉐보레와 GMC 모두 픽업트럭을 대표 이미지이자 헤리티지로 소개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은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컬레이드 등을 내걸었다. 브랜드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GM그룹의 주력 모델은 픽업트럭이다.

올해 3분기 GM의 매출액은 487억6000만 달러로 전망치를 뛰어 넘었다. 매출 호조는 GMC와 쉐보레의 픽업트럭 등이 이끌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실버라도 전기트럭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GM은 트럭의 계절성과 생산성 등을 실적 전망에 주요 근거로 활용한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실적을 내다보며 "트럭 생산 시기와 계절성 등을 고려한다"고 부연했다.
GM그룹 쉐보레의 3세대 신형 픽업트럭 '콜로라도'. 사진=한국GM
◇'중·소형 SUV·고급' 주력한 현대차

현대차그룹의 근간은 GM과는 다르다. 매출액을 떠받치고 있는 차종은 중·소형 SUV와 제네시스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의 차종별 판매 비율을 보면 SUV급이 56.3% 등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조9370억원 상승했는데 이중 믹스개선 효과가 1조466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까지의 성과를 봐도 중·소형 SUV와 제네시스가 중심축이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매출액 중 SUV의 비중은 72.7%를 기록했다. 내수와 미국, 유럽권역과 기타지역 중 어디에서도 SUV가 가장 잘 팔렸다.

기아 역시 SUV 판매율이 자랑거리다. 2분기를 기준으로 레저용 차량(RV)의 비중은 약 4%p 올라 전체 대비 비중이 약 70%에 육박한다. 선진 시장에서는 RV 중심으로 믹스개선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1분기 71.7%였던 비중은 78%까지 올랐다.

제네시스는 마진율부터 '미드틴'이 언급된다. 일반 승용차의 마진율은 제작사와 세그먼트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2%에서 5% 안팎으로 전망되지만 제네시스는 10~15%까지도 점쳐진다는 의미다. 제네시스의 판매율은 3분기를 기준으로 5.60%다.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특징을 고려하면 낮지 않은 비율이고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상호보완성에 대한 언급은 협약을 맺은 현대차-GM은 물론 투자업계에서도 나온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상호 보완적인 강점과 능력 있는 조직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현대차는 한국, 미국, 유럽 시장에서 중소형 세단, SUV에 강점이 있고, GM은 미국, 중국, 남미 시장에서 중대형 SUV, 픽업트럭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 공장 더 필요했던 현대차, 팔아야했던 GM

양사의 상호보완은 차종에만 그치지 않는다. 협업의 물꼬를 트게 된 계기도 양쪽의 니즈가 맞았던 인도 공장 인수 덕분이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에서 GM과의 업무협약을 두고 "GM 인도 공장을 인수하면서 협업 부문을 계속 봐왔고, 양쪽의 사업적 요구도 맞아 구체화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GM의 인도 푸네 공장(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했다. 첸나이 공장의 연산 능력이 82만4000대로 푸네 공장은 연산 20만대를 목표로 내년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인도 시장 상장(IPO)을 준비하는 등 인도에서의 사업 규모를 확대할 필요성이 컸던 상황으로 적기에 생산설비를 늘리게 됐다.

반대로 GM은 2017년 이미 인도 시장에서 철수해 남겨진 공장이 골칫거리였다. 매각가는 상호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업계에서는 수천억원대로 추정한다. GM에게는 불필요한 공장을 처분하고 현금이 남았고, 현대차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13만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인수해 20만대로 키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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