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W 2024]바이낸스 둥지 튼 두바이, 글로벌 '크립토 격전지' 부상두바이 곳곳에 자리한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육성 정책+수요 '시너지'
두바이(UAE)=노윤주 기자공개 2024-10-30 07:37:4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에 착륙한 후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광고는 가상자산이다. 입국 심사대, 짐 찾는 곳 등 공항 각 공간에서 바이낸스, 오케이엑스(OKX) 등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앞다퉈 자사 서비스를 광고하고 있다. 누가 더 크고 눈에 띄는 광고판을 차지했는지 경쟁하는 듯 보인다.두바이는 글로벌 가상자산 격전지다. UAE 수도인 아부다비와 더불어 '친 가상자산' 정책을 펼치면서 내로라하는 가상자산 기업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글로벌 최대규모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두바이에 둥지를 틀었다. 두바이 지사를 거점삼아 '실체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피력하고 시장 신뢰도를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바이낸스, 두바이서 400명 고용…헤드쿼터급 지사 만들어
바이낸스는 30일부터 양일간 두바이 시내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 2024(BBW 2024)'를 개최한다. 바이낸스가 한 해 동안 공들여서 준비하는 연례 행사다.
이에 앞선 29일 바이낸스는 언론사 대상 '오피스 투어'를 진행했다. 2020년 법인 설립 후 사무실을 외부에 전격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보안상 이유로 드러나는 걸 피해 왔었다.
이날 투어에는 바이낸스 내 2인자로 꼽히는 비샬 사첸드란(Vishal Sacheendran) 지역시장 총괄, 바데르 알 칼루티(Bader Al Kalooti)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총괄 등이 함께 자리했다.
30명 가량 참석한 작은 행사에 2인자와 MENA 총괄 등이 참석한 이유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바이낸스는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본사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파리와 두바이 두 거점 오피스가 본사 역할을 한다는 점만 알려져 있다.
이에 일각서는 실체 없는 조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바이낸스는 이번 오피스 투어를 통해 '실체'를 보여주고 시장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특히 각 현지 지사들이 각국 규제를 준수하며 조직을 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법인 '바이낸스 FZE'는 작년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당국(VARA)으로부터 최소 운영 라이선스를 부여받았고 올해 4월 정식 사업자 인가를 획득했다. 사업자 인가를 획득하면서 일반 고객들에게 마진거래, 스테이킹 등 단순 매매뿐 아니라 다양한 거래 방식을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스테파니 에밀리(Stephanie Emile) 비이낸스 FZE 총괄은 "두바이 법인은 400명 넘는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사무실로 출근하는 건 아니"라며 "바이낸스는 원격 근무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재택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 가상자산 점찍은 UAE…외국인 노동자 송금 수요 맞물려 성장
바이낸스 두바이 지사가 위치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 구역에는 여러 가상자산 기업의 지사가 위치해 있다. 라이벌로 꼽히는 오케이엑스, 크립토 닷컴, 바이비트 등 거래소도 두바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리플 등 가상자산 발행사도 두바이에 거점을 뒀다.
가상자산 업계서는 UAE 지역 가상자산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미래 동력으로 삼으려는 UAE의 정책과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UAE 토후국들은 해외 인력을 계속해서 필요로 하고 있다. 외교부 조사에 따르면 UAE 인구는 944만명에 불과하다. 면적이 한반도의 3분의 1 수준으로 작긴 하지만 전체 인구가 서울과 비슷할 정도로 인구 밀도가 높지 않다. 심지어 이 중 순수 UAE 국민은 100만명뿐이다.
이에 UAE는 국가 운영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개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각 토후국별로 상세 내용은 다르지만 인력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모두 같다.
두바이의 경우 허가를 통해 프리랜서에게도 취업 비자를 내주고 있다. 학사 이상 학위가 필요하지만 개발자 등 수요가 많은 직군이라면 비자 취득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송금 문제가 발생한다. 노동자가 자국 은행 계좌로 입금을 송금하기 위해서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고향에 생활비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라면 수수료, 시간을 아껴야 한다. 해결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게 가상자산이다. 몇 분 안에 전송을 완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화폐로 환전은 수취인이 현지에서 진행하면 된다.
가상자산 기업 관계자는 "송금이 정말 번거로운 문제 중 하나"라며 "특히 건설 현장에 투입된 외국인 노동자들은 해외로 자금을 보내기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동시에 두바이, 아부다비 등이 각자 산업을 키우기 위해 나서면서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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