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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선임한 바이낸스, 규제당국 설득 '온힘' 미 SEC 압박에 이사회 구성 공개…국내 금융당국에도 인적쇄신 '어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04 13:16:4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3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설립 후 처음으로 이사회 관련 내용을 대외 공개했다. 눈에 띄는 점은 사외이사 선임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압박으로 전에 없던 사외이사진을 구성했다.

국내 업계는 이런 바이낸스의 행보가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금융당국을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스트리미)의 최대주주다. 경영권 손바뀜 후 고팍스는 당국에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1년 넘게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2017년 설립 이후 최초로 이사회 구성원을 공개했다. 바이낸스는 아직 본사 소재지가 어디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서는 바이낸스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설립한 법인 산하에 이사회를 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사내이사는 리차드텅(Richard Teng·CEO), 리라이왕(Lilai Wang), 헤이나천(Heina Chen), 록허(Rock He) 등 네 명이다. 리차드텅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세명의 사내이사는 바이낸스 C레벨로 선임되지 않았지만 코파운더격 초기 멤버들이다.

가브리엘아베드(Gabriel Abed), 신왕(Xin Wang), 아르노벤추라(Arnaud Ventura) 등 세 명의 사외이사진도 공개했다. 이사회 의장 자리도 사외이사인 아베드에게 줬다.


의장을 맡은 아베드는 중남미 국가 바베이도스 국적으로 주 UAE 바베이도스 대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가상자산 업계 최대 헤지펀드 중 하나인 '디지털에셋캐피털매니지먼트(DACM)'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하다. 바이낸스가 UAE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현지 사정에 능통하며 가상자산 이해도가 높은 인물을 의장에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낸스의 이사진 공개와 사외이사 선임은 미국 SEC의 요구사항이다. SEC는 지난해 바이낸스와 창펑자오(Changpeng Zhao) 설립자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양측은 법적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합의점을 도출하고 있다.

SEC는 최소 세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바이낸스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주주인 창펑자오의 의사결정을 견제할 도구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또 SEC가 자오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이사회에서도 빠지기로 결정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SEC와의 약속을 지킨 바이낸스의 변화가 주관부서인 금융정보분석원(FIU)까지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현재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최대주주다.

주주와 이사회 구성원이 바뀐 고팍스는 지난 2022년말 FIU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했으나 1년 넘게 수리 결과를 받지 못하고 있다. FIU와 금융감독원은 대주주 적격성을 판단하고 있다. 바이낸스 자금세탁혐의 관련 미국 정부의 조치를 참고해 심사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바이낸스와 SEC의 소송을 주시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외이사 선임이 큰 어필은 되지 못하더라도 설득 포인트로 잡아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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