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신약 새 판 짜는 제이인츠바이오]경쟁력 '맨파워', 잠재적 조력자 유한양행까지 '차별성'②과학자문위원회 핵심 전문가 포진…유한양행, 데이터 분석 전문가 채용하며 긍정적 검토
정새임 기자공개 2024-11-07 08:37:34
[편집자주]
설립 3년된 신생 바이오 벤처 제이인츠바이오는 국내 대형 제약사 유한양행에 4000억원대 기술이전(L/O) 성과를 내며 유명세를 떨쳤다.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난 유한양행 '렉라자'의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가 제이인츠바이오에서 재현되리라는 기대감이 불거지면서다. 제이인츠바이오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산·학·연·정 각계별 최고 전문가를 모아 차세대 폐암 신약 라이브러리 구축이라는 국내 첫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더벨이 제이인츠바이오의 새로운 도전을 담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 문장 그 자체로만 보면 새로울 게 전혀 없다. 이미 수많은 제약사들이 AI와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신약 개발을 시도 중이다.그럼에도 제이인츠바이오의 도전은 이전과 분명히 다르다. 차이는 '사람'에서 드러난다. 제이인츠바이오의 과학전문가 집단이 보여주는 맨파워는 제이인츠바이오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경쟁력이기도 하다.
◇전열 가다듬은 과학자문위원회, 기존 연구 한계 뛰어넘는다
제이인츠바이오가 폐암 판도를 바꾸기 위한 라이브러리 구축에 나서면서 과학자문위원회(Scientific Advisory Board) 전열도 가다듬어졌다.
창업 초기부터 함께 했던 조병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종양내과 교수를 주축으로 유기합성화학에 이광호 한국화학연구원(KRICT) 신약정보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등이 가세했다.
AI 기반 약물 개발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최성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핵심단백질자원센터장이 자문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완제의약품과 특허 분야에서는 최덕순 박사와 류종우 변리사가 각각 자문 역할을 한다.
이들은 AI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폐암 라이브러리 구축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기존 AI 기반 신약 개발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맨파워를 자신한다.
전통적인 신약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AI의 필요성은 누구나 동의하는 부분이다. 빅데이터로 발굴하면 타깃발굴부터 비임상까지 걸리는 10년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문제는 차별성이다. 이미 행해지고 있는 수많은 AI 신약개발 시도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최성균 센터장은 "사람이 다르다"고 답한다. 샘플 수집부터 생체 데이터 분석에 인사이트를 지닌 각계 전문가가 모두 모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례는 이전에 없었던 일이라는 의미다.
AI 기반 신약개발은 △환자의 조직 또는 혈액 샘플 수집 △바이오인포매틱스 △바이오마커 발굴 △바이오마커 검증 △신약물질 개발 △임상 적용이라는 6단계를 거쳐 하나의 사이클이 완성된다.
하지만 기업들은 환자 검체 수집부터 장벽에 부딪힌다. 각 병원에 보관된 생체 데이터는 민감정보로 병원 외부로의 이동이 매우 까다롭다. 병원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전립선암 연구에 전립선 비대증 검체가 포함되는 등 엉터리 샘플이 허다했다.
이후 단계에서도 분석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의 한계, 바이오마커 검증 전문가 부족 등의 허들이 존재한다. AI 기반 신약개발이 좋은 결과물을 내기 어려운 이유로도 꼽힌다.
◇조병철-최성균-유우경-이광호 팀이 만든 차별점…잠재적 조력자 유한양행
제이인츠바이오의 JIN-NOVA는 최고의 연구진을 모으는데 온 역량을 다했다. 제일 허들이 높은 폐암 샘플은 조병철 교수를 통해 해소했다.
그가 이끄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다안 암 연구실은 15년 전 폐암 신약개발을 목표로 설립됐다. 국내 바이오기업부터 글로벌 빅파마까지 수많은 신약 임상시험을 주도했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히 중개연구와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연구실로 꼽히는 신약 연구의 메카다. 다양한 환자 샘플을 확보하기 최적의 곳이다.
채취한 검체를 DGIST의 슈퍼컴퓨터로 분석한 후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로 바이오마커 발굴 및 검증, 예측을 하는 역할은 유우경 DGIST 뇌과학과 부교수가 맡았다. 단백질 분석과 AI 전문가인 그는 이미 최성균 센터장과 기존 약물을 폐암 항암제로 리포지셔닝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는 등 합을 맞춘 바 있다.
합성연구 대가로 알려진 KRICT의 이광호 박사는 항생제부터 항암제까지 합성 화합물을 개발해온 인물이다. 그가 개발한 신약후보물질들이 다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기술이전 됐다. 조 교수와도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발굴한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은 조안나 제이인츠바이오 대표와 글로벌 임상 전문가 이튼 시아 부사장이 맡는다. 이튼 부사장은 싱가포르 국립대 종양내과 전문의로 에자이, 애보트 메디컬, bms, 베링거인겔하임, 메나리니 등 굵직한 빅파마에서 28년 이상 임상을 책임졌던 베테랑이다.
과거 조안나 대표가 이튼 부사장과 함께 일했던 인연을 토대로 제이인츠바이오 R&D 총괄 부사장직을 맡게 됐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이튼 부사장은 4일 열린 4개 기관 공동연구 협약식에 참석해 제이인츠바이오의 대표 파이프라인 JIN-A02의 임상 업데이트 현황을 발표하기도 했다.
향후 연구협력을 함께 할 든든한 잠재적 조력자도 여럿 존재한다. 제이인츠바이오 2대주주인 유한양행이 대표적이다. 조욱제 사장이 4일 협약식에도 직접 참석해 공동연구의 내용과 의미를 파악했다. 향후 유한양행도 협력에 함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근 유한양행 자체적으로도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영입했다고도 전해진다.
조욱제 사장은 이날 더벨과의 만남에서 "매우 뜻깊은 공동연구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추후 논의를 해야겠지만 유한양행도 충분히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가AI위원회 위원인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AI 반도체 컴퓨팅 융합 연구 선구자로 바이오와의 융합에도 높은 관심을 표했다.
김 교수는 "그간 반도체 분야 위주로 AI를 활용했으나 바이오와도 유사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며 "어떤 데이터를 구축하고 어떤 컴퓨터를 쓸지, 개발 시간과 비용 등에 대한 자문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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