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전기차·외부 생산차' 배척하는 트럼프, 숨죽인 현대차관세 확대·IRA 변화 전망 속 미 선제 투자, HEV 확대는 '긍정적'
허인혜 기자공개 2024-11-08 07:19:45
[편집자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 이념은 이전과 같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반친환경 기조 등을 예고해서다. 현지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반도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은 더 크다. 더벨은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면서 미국 시장을 주요 매출처로 삼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양측 진영은 자동차 관련 정책에서 크게 관세와 전기차(EV) 정책에서 입장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전기차 배척 등 국내 완성차 기업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만한 입장을 견지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수정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해뒀고 하이브리드(HEV) 차량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미국 기업과의 공조를 확대했고, 중국이 배척된 시장에서 일부 매출 확대의 기회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편 관세' 현대차그룹, 월 최대 6000억원 부담 증가
가장 큰 걱정거리는 트럼프 2기에서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강력한 자국 보호무역주의 정책이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60%의 관세를 매기고 다른 수입품에는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는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은 모든 수입 차량에 관세를 매길 것으로 이야기한 가운데 부과하는 폭도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외 생산 차량에 대해서는 최대 100% 관세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트럼프의 "멕시코산 자동차에 1000%까지도 관세를 물릴 수 있다"는 발언도 외산 자동차 전반에게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지난해 최대 미국 판매 기록을 썼던 현대차그룹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165만2800대를 판매했다. 시장 연간 점유율로는 4위까지 올랐다. 미국 스텔란티스를 제친 순위다.
문제는 판매 대수 중 국내 생산 비중이다. IM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대수 중 국내 생산 비중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각각 62%, 52%에 달한다. 또 미국 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고부가가치 차량은 대부분의 생산을 국내에 맡기고 있다.
보편 관세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월 2000억~4000억원, 1000억~2000억원의 부담이 발생한다고 조희승 IM증권 연구원은 밝혔다. 생산자가 관세를 전부 부담한다는 가정 아래서다.
◇IRA, 폐기 가능성 낮지만…"전기차 수혜 정책은 축소될 것"
공화당과 트럼프는 민주당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해 왔다. 대표적인 대상이 전기차 정책이다.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에 지나친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정도 우려되는 항목 중 하나다.
트럼프 2기에서 IRA가 폐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현재 미 상원 다수당이 민주당인 상황에서 대대적인 폐지나 수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IRA에 따른 신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등이 발의한 법안들을 보면 전기차 산업에는 긍정적이지 않은 방향의 법안 수정이 시도될 여지가 있다.
코트라가 발간한 '2024 美 대선 향방에 따른 자동차 산업 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트럼프의 측근 공화당 인사들이 전기차, 재생에너지, 에너지 절약 분야에서의 세금 공제에 대한 폐지 또는 수정 법안을 발의해 왔다.
◇미국 선제적 투자 감행한 현대차, HEV 확대도 대응책
다만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생산라인을 포함해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둔 상태다. 미 조지아주에 건설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 등이다.
또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등에 대응해 HEV 차량 등으로 판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개발 등에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HMGMA는 연산 30만대 규모로 이중 3분의 1 정도를 HEV 차량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일본 완성차 기업의 수혜가 전망되는 가운데 양 국가의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과 협업을 약속한 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최근 제너럴모터스와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었고 토요타와도 수소 협업 등도 기대된다.
또 탈중국 자동차 부품 공급망의 일부를 국내 기업이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계열사와 벤더사를 중심으로 부품의 수출 증대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글로벌 파이낸스 2024]"농협만의 길 걸으며 차별화된 성장 동력 발굴"
- [다시 뛰는 통신소부장 기업들]'광중계기 원조' 삼지전자, LG유플러스와 30년 인연
- 크라우드웍스, 삼성·현대차 출신 사외이사 영입
- 클로잇-우리에프아이에스, 금융 클라우드 전환 협력
- 반려동물펀드 GP 선정 임박…2곳 중 누가 웃을까
- 코나벤처파트너스, '수출·신기술 펀드' 결성 또 연장
- 아주IB의 선구안, 이볼브이뮨에 210억 선제적 투자
- [폐암 신약 새 판 짜는 제이인츠바이오]조안나 대표 "신약개발도 비용 효율화, 빠른 자생력 필요"
- [바이오텍 CFO 스토리]셀비온, 조영제에서 치료제로…'피봇' 이룬 박재민 부사장
- [글로벌 파이낸스 2024]"글로벌 금융사와 경쟁보다 중요한 건 정책금융 역할"
허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누가 되든' 훈풍 SMR, '트럼프가 더 긍정적인 건…'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 가능성은
-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전기차·외부 생산차' 배척하는 트럼프, 숨죽인 현대차
- [현대차그룹 뉴 글로벌 동맹]수소 동맹의 공통 키워드, 생태계 구축
-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 한온시스템 통합단장 맡아야할 이유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현대엘리 유증, 숫자와 규범으로 따져본 '차이'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유증 법정다툼 예단 어렵지만…" 법조계가 주목한 포인트는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투자 전문가들 "예상 밖 결정…백기사 동요 가능성"
- [컨콜 Q&A 리뷰]"필리조선소 4분기 딜클로징 전망…美 MRO 수주 집중"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개혁하겠다'는 영풍, '원래 잘했다'는 고려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