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재집권]삼성·SK, 중국 팹 운영 비상…공정 전환 차질 우려VEU 원점 재논의 가능성, 프리미엄 제품 생산 전략 꼬이나
노태민 기자공개 2024-11-08 07:09:00
[편집자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 이념은 이전과 같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반친환경 기조 등을 예고해서다. 현지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반도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은 더 크다. 더벨은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제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내 메모리 기업의 중국 팹 운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를 위해 관련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적용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를 취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SK 메모리 사업 경쟁력 하락 불가피
VEU는 사전에 승인한 기업에만 지정된 품목의 수출 및 반입을 허용하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 제도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을 VEU로 지정하면서 첨단 장비를 중국 공장에 설치하는 게 허용됐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두 회사의 중국 팹 VEU 지정을 해제하면 향후 테크 마이그레이션은 사실상 막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메모리 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지난 2014년부터 중국 시안 지역에 팹을 운영 중이다. 시안 팹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생산기지로 12인치 기준 월 20만장 규모 생산량을 갖추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낸드 생산량의 37%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VEU 지정 이후 시안 팹을 V8 양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VEU 해제 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중국 팹 선단 공정 전환이 늦어지면,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의 생산 전략을 버려야하기 때문이다.
최근 레거시 메모리 제품군의 경우 창신메모리(CXMT), 양쯔메모리(YMTC) 등 기업의 시장 침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레거시 메모리 사업에서의 어려움울 토로하며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트렌드포스 등 시장조사업체들은 CXMT의 내년 하반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이 10%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AI 반도체 규제, HBM으로 불똥 튈 수도
반도체 수출 금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20년 5월 자국 기술을 활용한 해외 기업이 중국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할 시 미국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사실상 화웨이로의 수출을 금지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인공지능(AI) 가속기 수출 통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버전 AI 가속기를 만드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때부터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온 만큼, 이러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가속기 수출 통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 중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BM은 AI 가속기 등에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다. 특히 중국향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HBM을 공급 중인 삼성전자는 작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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