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KB발해인프라, 연금 자산 대거 유입 기대"김형윤 KB운용 부문장 "공모가 8400원, 여유로운 수준"
구혜린 기자공개 2024-11-13 08:09:49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이후 퇴직연금 펀드들이 (KB발해인프라를) 많이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꾸준한 수익률과 안정성 때문에 이미 유관 업계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해외에서도 상장 인프라펀드는 연금자산 쪽에서 가장 수요가 크다."김형윤 KB자산운용 대체투자부문 부문장(전무)(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KB발해인프라' 예상 수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는 순자산 약 8000억원 규모의 인프라펀드로 상장 트랙에 올라서 있다.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이달 말부터 일반 주식처럼 거래될 예정이다.
국내 인프라펀드 역사는 20여년에 달하지만 상장 사례는 '맥쿼리인프라' 단 한 건에 불과하다. 시장에는 △인프라펀드가 주식시장 에쿼티 거래 대상으로 과연 적합한지 △상장 후 지속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인지 등의 의구심이 여전하다. KB자산운용에서 인프라펀드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김형윤 부문장은 이같은 의문에 ‘연금’이라는 키워드를 적용하면 답은 명쾌해진다고 말했다.
◇"검증된 배당수익률 7.7%, 전형적인 연금상품"
KB자산운용이 인프라펀드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는 투자 시계를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다. KB발해인프라는 2006년 국민연금공단공무원연금공단, 사학연금공단 3대 연기금과 국민은행을 비롯한 국내 금융기관 등 17곳의 기관이 1조1900억원을 출자해 설정됐다. 지난 18년간 총 8건의 민자사업에 투자해 해당 출자금은 모두 소진됐으며 신규 투자는 정지된 상태다.
펀드를 기관투자자 대상 뮤추얼펀드로 남겨두지 않고 유동성을 부여해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IPO를 진행하면 공모자금이 모이는 것은 물론이고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 조달 면에서 편의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김 부문장은 "출자금 소진 이후 신규 투자는 프로젝트펀드로만 진행해왔다"며 "상장 후 차입 및 유상증자를 통해 KB발해인프라를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IPO를 통해 시장으로부터 조달받으려는 자금이 그리 많지는 않다. KB발해인프라는 일반적인 기업 상장과는 달리 단일 공모가(1주당 8400원)가 적용된다.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지만 이는 공모가를 산정하기 위한 수요예측이 아니어서 사전 물량 배정 차원으로만 진행된다. 공모예정액은 2000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1조964억원)의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상장 추진 목적에 투자 측면 외에 또다른 이유가 있다는 점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KB자산운용의 연금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목적이다. 김 부문장은 "(상장 시도에는) 장기투자를 하기에 적합한 중위험·중수익, 변동성이 적은 금융상품을 공모 상품으로 내야겠다는 회사의 투자철학이 반영됐다"며 "국내 대표 노후보장 상품으로 잘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연금펀드가 KB발해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편입한다면 상장 후 수요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김 부문장의 설명이다. 그가 KB발해인프라를 '전형적인 연금상품'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배당 때문이다. 상장 후 예상 배당수익률은 7.74%로 맥쿼리인프라(전년 기준 6.2%) 대비 높다. 배당은 상·하반기 연간 두 차례로 나눠 진행하며 연말 1주당 325원의 반기 배당 예정이다.
◇"꾸준한 주가 상승 예상, 첫 투자는 GTX-C"
상장 밸류에이션도 주주 친화적임을 강조했다. 올해 KB발해인프라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해 주주간 구주 거래를 시도했다. 이에 총 투자기관 수는 17곳에서 21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프리IPO 밸류는 주당 8200원으로 공모가와 약 2% 차이에 불과하다. 그는 "공모가에 상당히 여유가 있다"며 "가격 면에서 시장에 유리한 조건으로 공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맥쿼리인프라의 경우 상장 초 대비 현재 약 70% 주가가 상승했다. 김 부문장은 "1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배당 수익 변동성은 낮고 예측 가능성이 높다"며 "인프라 펀드에 대한 시장 요구수익률이 6% 중반 수준인데 배당금이 꾸준히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익률까지는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배당을 위해 상장 후 자산 편입은 신중히 진행할 예정이다. 첫 투자는 GTX-C 노선이다. 그는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건이 굵직한 것만 6건(GTX-C, 부산 승학터널, 사상 해운대 도로, 수도권제2순환선, 서부선경전철 등)인데 시기적으로 GTX-C 투자가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많으면 2000억원 수준으로 투자가 전망되고 예상 수익률은 9%"라고 말했다.
KB자산운용은 인프라 투자에 잔뼈가 굵다. KB발해인프라 펀드뿐만 아니라 프로젝트펀드로 공격적인 인프라 투자를 진행해왔다. 총 운용 규모는 민간사업자 중에서는 최상위권이다. 2012년 거가대교, 2015년 공항철도, 지난해 동부간선도로에 프로젝트 투자했으며 이 외에도 신안산선, 광명고속도로 등 최대 출자자다. 리스형 자산인 한반도BTL 펀드도 매 분기별로 상환을 진행 중이다.
유상증자는 상장 직후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문장은 "인프라 투자를 하려면 투자 규모에 걸맞는 컨소시엄 구성, 향후 배당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리츠와는 다르게 건설 기간에 따라 분할해 자금이 투입되고 수익도 분할해 받는 구조이므로 증자가 급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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