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제룡전기, 오너 중심 이사회 한계…압도적 경영성과는 '강점'오너 일가가 이사진 절반, 전력시장 호조로 실적 성장세
윤준영 기자공개 2024-11-20 07:48:4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08:5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압기 제조회사 제룡전기가 이사진 대부분을 오너 일가로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위원회나 이사진 구성 면면을 살펴볼 때 아직까지는 기본적인 시스템 마련이 미흡한 모양새다.경영성과는 탁월한 편이다. 전력 인프라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며 매출과 영업이익 등 전반적인 실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수출규모가 늘어나며 내년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사진 대부분 오너 일가…전형적 중소기업 지배구조
제룡전기는 1986년에 설립된 변압기 제조회사로 2011년 인적분할을 통해 중전기 사업부문과 금속 및 합성수지 사업부문으로 나눠졌다. 제룡전기는 현재 중전기 사업부문에서 변압기 매출 비중이 10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제룡전기 최대주주는 박종태 대표로 지분 17.93%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는 박인원 회장이 박 대표의 부친이다. 박 회장은 제룡전기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997년 이전부터 아들인 박 대표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며 한 때 고문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주요 주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12일 더벨 THE CFO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제룡전기는 이사회 평가항목 가운데 견제기능과 구성 부문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견제기능은 총 9개 항목에서 등기이사 대비 미등기이사의 보수 책정을 제외한 항목에서 모두 1점을 받아 평균 1.2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인 탓에 견제기능 부문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시가총액이 2조원에 못 미치는 만큼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설치 의무가 없다. 이외에 내부거래위원회 등 견제기능에 필수적인 소위원회도 아직은 두고 있지 않다.
제룡전기는 오너 일가가 사실상 이사진을 장악하고 있어 구성 부문에서 두번째로 낮은 점수를 받게 됐다. 제룡전기 이사회는 대표이사인 박종태와 아들인 박인준 사내이사가 이사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 지배구조의 전형적인 단면으로 꼽힌다.
구성 부문은 총 9가지 항목으로 이사회 의장이 오너 일가인지 여부, 이사진 중 사외이사가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제룡전기는 총 9가지 항목에서 평균 1.4점을 받았다. 이사진들의 성별이나 연령 등 다양성을 판단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모든 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압도적 경영성과…투자수익률·경영성과·재무건전성 모두 만점
제룡전기는 경영성과 평가항목에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만점 5점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THE CFO는 회사의 경영성과를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측정한다. 제룡전기는 경영성과를 측정하는 요소인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최근 전력시장 호조세를 맞아 제룡전기의 변압기 매출 실적이 급격한 오름세를 보인 덕분으로 파악된다. 특히 2023년에는 미국 전력수요 증가 및 전력망 노후화로 변압기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제룡전기는 지난해 매출 1839억원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두 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702억원으로 전년 160억원에서 무려 4.39배 늘어났다.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부채비율이나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도 모두 5점 만점을 받았다. 부채비율은 27.14%로 비금융업 기준 평균치를 크게 밑돌며 우수한 수치를 나타냈다. 순차입금/EBITDA와 이자보상배율도 각각 -0.7%, 8410.11배로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제룡전기는 내년에도 변압기 수요 증가로 실적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데이터센터 확장세에 힘입어 변압기 글로벌 수출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오플로우, 인슐렛 제기 'EU 판매금지' 소송 결론 도출
- [제약바이오 현장 in]제놀루션 "침체기 끝났다, 주력 3개 사업 2025년 변곡점"
- 인라이트벤처스, '위성 솔루션' 텔레픽스에 30억 '베팅'
- [매니저 프로파일/JB벤처스]유상훈 대표, 충청권 '로컬금융' 개척자 우뚝
- 새판 짜는 알파원인베, '운용정지' 펀드 정상화 '총력'
- 연 4% 금리 SC제일은행, '하이 통장' 첫선
- [i-point]바이오솔루션, 중국 하이난서 '카티라이프' 단독 강연
- [삼성·SK 메모리 레이스]하이닉스 대세론 '재확인', 300단대 낸드 조기 양산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안랩클라우드메이트, 공공시장 공략 전략 '네이버 동맹'
- 삼성전자, 10nm 미만 D램에 '핀펫' 도입
윤준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효성화학 특수가스 협상 결렬, SK스페셜티 가격에 영향 미치나
- [PMI 포럼 2024]"불확실성 높은 빅컷 시대, LP-GP간 활발한 소통 필수"
- [PMI 포럼 2024]"불확실성 지배하는 트럼프 시대, 국내 산업계 긴장해야"
- '스토킹호스 선정 무산' 신세계개발, 에덴밸리CC 공개매각 추진
- [2024 이사회 평가]와이씨, 오너 일가가 이사회 장악…견제기능 등 시스템 미비
- 바이오사업 파는 CJ제일제당, 국내 FI 인수 쉽지 않은 까닭은
- 한국 대주단의 '악셀사태' 성장통
- [2024 이사회 평가]제룡전기, 오너 중심 이사회 한계…압도적 경영성과는 '강점'
- '리밸런싱 일환' SK C&C, 클루커스 소수지분 매각 추진
- [2024 이사회 평가]티씨케이, 이사회 구성·견제기능 미흡…참석률 100%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