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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기업' 미트박스글로벌, 투심악화 IPO '연기' 공모주 전반 침체 여파, 3분기 실적 토대 내년 1월 재도전

이우찬 기자공개 2024-11-12 11:09:45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해온 흑자기업 미트박스글로벌이 투심 악화 탓에 기업공개(IPO)를 내년 초로 미루게 됐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했다.

김문웅 미트박스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전무)는 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진행 결과 참여율 자체가 낮았다"며 "밸류에이션 문제라기보다 공모주 시장이 너무 침체돼 있고 지금 상장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2014년 설립된 축산물 유통 B2B 온라인 플랫폼이다. 설립 후 매년 성장하며 몸집을 키웠다. 2023년 기준 매출은 670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이었다. 올 상반기는 매출 524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은 4200억원으로 취급 품목수는 8만3000여개다. 2022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 뒤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흑자기업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곳으로 평가받았으나 싸늘하게 식은 투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회사는 지난 7일까지 수요예측을 마무리했으나 예상보다 저조한 기관 참여 속에 상장을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몇몇 대형 증권사들은 청약에서 공모가 상단의 가격을 제시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으나 이를 제외한 대다수 기관들의 경우 연말까지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로 상장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들어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 철회가 속출하는 등 투자 환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 동방메디컬도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둬 상장 철회했다. 지난 달에는 올해 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가 상장 카드를 거둬들였다. 에스켐, 엠오티 등은 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상장에 성공한 기업의 경우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주가에 울상을 짓고 있다.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클로봇은 역대 단일 종목 IPO 중 최다인 2414개의 국내외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하며 주목받은 곳이다. 희망공모가 상단(1만900원)을 돌파한 1만3000원에 공모가가 확정되며 지난달 28일 상장했으나 상장일 23% 하락했다. 공모 시가총액 3100억원은 지난 10일 기준 1000억원이 감소한 상태다.

미트박스글로벌은 내년 1월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이달 말쯤 나오는 3분기 실적을 토대로 12월 수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어 기관, 언론 대상 IR을 진행한 뒤 연초 IPO에 재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예비심사 승인일은 지난 9월12일로 심사 효력 유지 기간은 6개월이다. 내년 3월까지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유지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를 보면 더본코리아를 제외하면 상장 후 주가흐름이 좋은 곳이 거의 없고 공모주 자체 시장이 위축됐다"며 "미트박스글로벌이 알짜 실적을 내는 기업이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 상장을 미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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