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한컴, 신기술 투자 결실…클라우드·웹 매출 확대SW 매출 역대 최고치, SDK·AI 사업 본격화
이종현 기자공개 2024-11-13 08:35:0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2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글과컴퓨터의 신사업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으로는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는데 이중 클라우드·웹 매출이 25%를 차지한다. 김연수 대표 체제 이후 진행된 테크 기반의 체질 개선이 빛을 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구축형 소프트웨어(SW) 사업에 의존하던 한컴이 이제는 클라우드, 인공지능(AI)을 바라보고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컴은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21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늘었다. 2022년 한컴MDS(현 MDS테크) 매각 후 쪼그라들었던 매출 규모를 복구하는 동시에 영업이익은 더 키우는 데 성공했다.
한컴의 사업은 크게 SW와 제조, 마케팅 서비스 등으로 구분된다. SW는 한컴을 주축으로 씽크프리, 한컴이노스트림 등 계열사가 일조하고 있다. 소방·안전 제품 기업 한컴라이프케어, 마케팅 기업 유디엠홀딩스 등이 제조와 마케팅 서비스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룹의 핵심축을 이루는 한컴의 성장세다. 한컴은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116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로, 전년 동기 대비 26.9% 늘었다. 영업이익은 419억원으로 43.1% 증가했다. 그동안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지닌 반면 성장치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온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한컴의 변화는 김연수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상철 회장 체제에서의 한컴은 인수합병(M&A)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했다. 적극적인 M&A를 추진한다는 점은 김연수 대표도 같다. 차이가 있다면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면서 시너지를 고려한 확장 전략을 펼친다는 점이다. 김연수 대표의 1호 M&A 대상이 된 전자문서 리포팅 툴 기업 한컴이노스트림(구 클립소프트)이 대표적이다.
김연수 대표는 취임 이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사업에 특히 힘을 실었다. 올해 실적은 그 결실이다. 한컴에 따르면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웹기안기, 웹한글 등 매출이 누적 매출액의 25%를 차지했다. 이는 그간 한컴의 약점으로 꼽힌 '한컴오피스'의 의존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컴의 체질 개선이 성과를 보이면서 인공지능(AI), SDK 사업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한컴은 지난해 AI 통합 브랜드 '브레인'을 발표한 이래 기존 제품군과 어울려 사용할 수 있는 갖가지 제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부산시, 경기도청, 한국전력 등 20여곳 이상 지자체, 공공기관과 기술검증(PoC)을 거치는 중이다. 내년부터는 AI 사업의 결실도 기대된다.
SDK 사업도 시동을 걸고 있다. SDK는 SW 개발을 위해 필요한 도구를 묶어서 제공하는 것이다. 제품을 직접 조립해 만들 수 있도록 구성품을 제공하는 DIY 키트와 유사하다. 그간 한컴은 한컴오피스와 같이 완성된 SW를 시장에 공급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컴이 완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 기술을 각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의 B2B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 SDK 사업의 골자다. 이미 보유한 기술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는 만큼 시장의 기대도 크다.
실적 부진으로 우려를 샀던 한컴라이프케어도 개선에 성공했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영업이익이다. 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억원 대비 270% 증가했다. 공기호흡기, 피복 사업에서 예년과 같은 수준의 매출이 발생한 데 더해 신규 사업인 국방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결과다.
한컴이 AI·SDK를 위시한 신규사업을 추진하듯 한컴라이프케어도 전기차·배터리 화재 진압이라는 신규 시장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재사용 가능한 친환경 탄소섬유 '질식소화포’와 접어서 지하 주차장에 보관하거나 소방차에 실어 옮길 수 있는 '이동식 전기차 침수조', 전기차 화재를 감지해 전자동으로 소화포와 침수조를 적용하는 '무인 자동화 시스템' 등 제품을 개발해 시장 공급을 논의 중이다.
한컴은 올해 이후로도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전 포인트는 해외 시장 진출 성과다. 한컴은 최근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나 SDK 등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일본 IT 전시회에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싱가포르 핀테크 행사서 SDK 기술을 소개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한컴만의 SDK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과 공공 분야에서 한컴의 위상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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