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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 보드]SKB 매각이익 주주환원 요청한 김우진 태광산업 이사산자부 출신, 삼성 준법감시위원 재직…트러스톤 추천으로 이사회 합류

원충희 기자공개 2024-11-20 08:21:40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8일 08: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은 보유하고 있던 SK브로드밴드 지분 16.75%를 7776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는 과거 케이블TV 방송 자회사 티브로드를 SK브로드밴드와 합병시켜 얻은 지분이다. 내년 5월쯤에 들어오는 대규모 자금을 두고 어떻게 쓸지에 대해 태광산업 이사회에서 논의가 있었다.

사외이사인 김우진 서울대 교수는 매각이익 중 일부는 주주환원 정책에 활용하자고 요청했다. 그는 행동주의 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추천을 받아 태광산업 이사회에 합류한 멤버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그는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 등 거버넌스와 주주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사다.

◇올 3월 태광산업 이사회 입성, 주주권익 목소리

태광산업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을 결의했다. 금액은 7776억원 규모로 양도시점은 내년 5월 14일이다. 이 지분은 2020년 4월 태광산업이 소유한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와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통해 확보했다.합병 후 4년 만에 처분을 결정한 셈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매각이익의 활용방안도 거론됐다. 사외이사이자 ESG 위원회의 위원인 김우진 서울대 교수의 요청으로 양도금액의 일부를 주주환원 정책에 쓰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같은 논의는 김 교수가 주주인 트러스트자산운용의 추천을 통해 들어온 인사이기에 가능했다.

ESG 중심 투자운용을 추구하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지난 2월 태광산업 지분 5.8%의 보유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바꾸고 주주행동에 나섰다. 이사 후보 추천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상정했는데 태광산업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김 교수와 안효성 회계법인 세종 상무가 사외이사로, 정안식 영업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교수는 행정고시 40기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사무관을 지낸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조교수 △고려대 경영대학 조교수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방문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기업 재무와 거버넌스다.

기획재정부 기금운용평가단,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 자문위원 등을 거친 뒤 2018년 10월부터 국민연금 수탁위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2020년부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해상충 문제를 고려해 수탁위원 자리를 내려놨다가 2021년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으로 다시 재직했다.

◇삼성 준감위원 활동, '이재용 4세 승계 포기 발언' 유도

김 교수는 1998년 외환위기 시절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는 시기에 공직생활을 보냈다. 그 후 2001년 미국으로 국비유학을 떠나면서 거버넌스 등 자본시장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국내 재계에서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기업의 목표라는 인식이 없다는 점을 여러 번 지적했다. 국내에선 계속 성장하고 재투자하는 게 기업의 목표라는인식이 강하다는 뜻이다.

그의 발언 중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준법감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 포기'를 이끌어 낸 것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는 점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2년 연간 보고서에서 그는 "재벌 그룹의 승계 이슈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나 감시의 정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이재용 회장의 발언에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고 호평했다.

그는 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삼성이 예전과 달리 변한 점을 두고 "예전에는 로비를 해서라도 본인들 입맛에 맞게 게임의 룰을 바꾸려 했는데 지금은 그런 제약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룰을 지키면서 일하는 방식으로 사고를 바꿔나가는 것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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